소설_나이2016.12.04 21:39

어릴 때부터 남과 같은 것은 특별하게 싫어했고, 어떻게든 남과 다르게 살고 싶었던 여성 양혜정은 크고 작은 아르바이트를 거쳐 지금은 오로지 소설쓰기를 바라보면서 나름 시간을 낼 수 있으리라 여겨지는 대학 연구실의 시간근무제로 일한다. 지금 이땅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그의 일상은 특별하지도 남다르지도 않지만 자신이 마음먹은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대학연구실 시간제 근무 시작때부터 준비한 워크숍을 마무리하고 그녀 혜정은 자신의 유일한 존재 이유라 믿었던 소설만 아니라면 무엇이른지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위무하며 중학교 3학년이던 열여섯 살 때 만들어두었던 사서함에 아주 오래된 골드스타 전화기로 접속한다. 그리고 당시 자신이 꾸었던 자그만 소망이라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것 정도라는 말을 10년 전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다. 그리곤 언제 다시 접속할지 모를 사서함에 앞으로도 이어질 기나긴 여정에 대해 골드스타 전화기를 이용해 길데 담아둔다. 스물다섯인 그녀가 3년 전인 스물둘에 가졌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스물두 살, 그때는 정말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마다 그저 뻥, 하고 차에 치이기만을 바랐다. 종합병원 입원실에 고무줄 환자로 드러누워 보상금이나 진득하니 뜯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혹 일이 잘못되어 죽게 되더라도, 특별히 아쉬울 것도 안타까울 것도 없었다.”

 

김혜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서울, 연합뉴스(광화문글방), 2016.10(초판1),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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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거취와 기억'2016.11.22 11:33

[박철수의 ‘거취와 기억’](12) 부흥·희망·행복주택 ‘정반대 현실’ 웅변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code=210100&artid=20161121213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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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책_을 읽다가2016.10.28 15:27

2016년 10월 26일. 기억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이날, 학교 사무실 우편함에 책이 한 권 배달되었다. 가끔씩 출판사에서 교재용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보내오곤 하지만 겉봉을 뜯어 확인한 책은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었다. 민음사의 인문교양브랜드라고 설명된 서지사항대로 '반비'에서 보내주 것이었다.

 

마침 며칠 전에 sns를 통해 [건축 멜랑콜리아]라는 책의 출간 소식을 들은 터였고, 마침 새책을 낼 요량으로 여러 가지 자료들을 확인하던 차에 혹시라도 지금 쓰고 있는 새책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첫 장을 읽어보았다. 많은 공부와 자료를 확인하며 쓴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이내 책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갔다.

 

마침 세상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로 인해 망가지고 있었고, 국가란 무엇인가를 되뇌이게 할 정도로 붕괴되는 느낌이었다. 한 마디로 무어라 표현할 지 모르던 차, 책에서 아주 마땅한 문장을 찾아냈다.

 

"현대 국가의 본질이 '폭력 수단의 독점'에 있음을 간파한 것은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였다. 그러나 그 독점은 어디까지나 '정당한' 것이어야 했고, 그 정당성을 보증하는 것은 군과 경찰로 상징되는 합법적 폭력기구에 대한 공화주의적 통제였다. 정당성을 결핍한 폭력의 독점이 야만적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사실은 20세기 세계사가 적나라하게 증언한 바대로다."

 

이세영, [건축 멜랑콜리아], 서울, 반비, 2016.10(1판1쇄), 112쪽

 

그런데 지금은 21세기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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