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2010년 10월호에 발표되었던 권여선의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은 아주 짧은 제주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2년 반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정우’의 동생 ‘도우’로부터 그의 어머니가 ‘명이’가 제주도에 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는다. 정우의 죽음 이후 혼곤한 잠 속에서 자주 찾아드는 격심한 충격을 겪곤 하던 ‘명이’는 마치 초식동물과도 같은 도우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제주도를 찾고 그곳에서 밥을 함께 먹은 셋은 비자나무 숲으로 가기로 한다. 가는 길 차 안에서 잠깐 잠이 든 명이는 격심한 충격으로 깨어난다. 격심한 충격은 그녀가 2년 전부터 겪었던 환각인가, 아니면 죽음을 맞이한 명이의 실제 감각인가.
“이십대 중반의 청년에게 2년 반의 시간이란, 몸무게의 반이 줄어들거나 성격이 반대편으로 꺾이는 변화 정도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from 권여선,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 [비자나무 숲], 서울, (주)문학과지성사, 2013년 3월, 99~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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