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와 기억'2016.01.23 13:12

경향신문은 창간 70주년을 맞아 삶의 양식이자 원형질을 이뤄온 문화의 흐름을 조망하는 ‘공감 70년’을 연재합니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한국의 미적 가치와 예술세계에 탐조등을 들이대는 ‘안목(眼目)’, 염무웅 문학평론가(영남대 명예교수)는 광복 이후 70년간 한국 문단과 문인들의 작품을 짚어보는 ‘문단과 문학, 시대정신의 그림자’를 집필합니다. 박철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 70년간 시민들이 살아낸 공간과 거처를 생활문화사로 엮은 ‘거취와 기억’, 이영미 대중예술평론가(성공회대 초빙교수)는 대중문화에 투영된 민심을 읽어내는 ‘돈과 사랑의 변주곡’ 집필을 맡습니다. <경향신문/2015.12.31>

 

박철수의 '거취와 기억'(01) / “수도 위신 세워라” 독재가 급조한 삶터 중산층의 욕망 담은 ‘도시의 섬’이 되다

2016.1.23 경향신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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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소설_꽃과 나무2015.12.15 15:12

"어렸을 때 이사 가는 집마다 나팔꽃 덩굴을 올렸듯이 덩굴식물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를 구해 심었다. 여름 장마가 지나도록 으아리의 덩굴에서는 하얀 꽃들이 청초한 별들처럼 피어났다. 비슷한 덩굴식물이라도 사위질빵의 꽃은 유백색이며 꽃잎이 좀 뭉툭하고 으아리의 꽃은 청백색에 갸름하여 귀태가 있다. 커다란 꽃송이를 자랑하며 봄에 피는 큰꽃으아리가 나무인데 으아리는 풀이라는 것도 특이하다.

 

덩굴식물은 하늘을 향해 자꾸 올라간다. 마치 그걸 타고 오르는 걸 가르쳐주려는 듯이 보인다. 모든 식물이 하늘을 향해 자라는 모습은 신비하지만 덩굴식물은 그 신비가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세상의 신비를 눈앞에 구현해 보이는 일이다. 덩굴식물이 감아 올라간 저 끝 어디에 이 신비의 세상은 실제의 꽃 이상의 꽃을 피우고 있다고 믿어본다."

 

from 윤후명, <모래의 시>, [현대문학 55주년 기념소설집_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서울, (주)현대문학, 2010.3(초판 2쇄), 86~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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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소설_나이2015.12.15 14:20

황석영의 장편 [해질 무렵]은 영산읍을 떠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동대문 밖 산동네를 잠시 거쳐 서울의 달골(월곡)에서 자란 소설 속 인물 박민우가 혹독한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과하며 건축가라는 이름으로 세속적 성공을 성취한 뒤인 60대에 이르러 해질 무렵이라고 언급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인생을 되새김하는 소설이다.

 

과거 자신이 마주했던 산동네에서의 청춘 시절이나 해질 무렵에 연이 닿은 소설 속 청년들이 대하는 세상이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등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얘기하는 작가는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지난 세대의 과거는 업보가 돼 젊은 세대의 현재를 이루었다.”. 길 한복판에 서서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라 우두커니 선 건축가 박민우와 삶의 장벽 앞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년, 여전히 생의 낭떠러지 앞에 서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젊은 여성 '우희'가 겹친 풍경이 곧 오늘이다. 소설 속 젊은 세대인 우희는 스물여덟의 나이로 연극이 좋아 그 일을 하지만 연극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일상과 삶을 이어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지친 몸을 이끌고 24시 편의점에서 밤샘 아르바이트를 이어간다. 그녀의 나이가 스물여덟이다.

 

그녀는 나에게 뭘 하느냐, 가족은 어디 사냐, 우리 아들과는 어떤 사이냐 따위를 묻지 않았다. 다만 몇 살이냐고 물었다. 스물여덟이라고 그랬더니 참 좋은 나이라고 했다. 철도 들었을 테고 세상살이의 어려움도 어느 정도 알 때인데다 아직 젊고 활력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from 황석영, [해질 무렵], 파주, ()문학동네, 2015.11(12),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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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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