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_을 펴내며2017.10.29 00:35

또 다시 책 한 권을 펴냈다. 2016년 말에 [서울2천년사] 35권과 40권의 필진으로 참여한 후 2017년 6월에 단행본 [근현대 서울의 집]을 낸 뒤 다시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다른 책 하나를 더 펴낸 셈이니 분주하게 시간을 지내온 셈이다.

 

새로 나온 책 제목에 처음으로 지은이의 이름이 들어갔다. 대단하거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니지만 까닭 모르게 그렇게 하고 싶었다. 지난 여름 흥미롭게 읽었던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를 따라 하고 싶었거나 아니면 한 동안 같은 학교 동료였던 문화인류학자인 [송도영의 서울읽기]를 시샘했는지도 모르겠다.

 

새로 나온 책은 사실 우연의 산물이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준비하고 있던 책이 있었는데 책의 타이틀로 궁리해 둔 것은 [한국주택 유전자]였다. 그 책에 사용할 자료를 모으고 나름의 틀거리를 거의 마무리할 무렵 <경향신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름하여 '광복70주년 기획'을 준비중인데 4명의 필진이 매주 번갈아가며 지면을 꾸린다는 것이었다. 이 제안은 한양대학교 서현 교수를 거쳐 내게 이른 것이다. 서현 교수가 나를 추천했던 때문이다.

 

이 기획연재에 참여해 첫 회 원고를 마치자 두 가지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독자들 반응이 좋으니 원고를 조금 늘려 광고며 다른 기사가 전혀 없이 한 면 전체를 내 기고를 꾸몄으면 한다는 신문사측의 청이었고, 다른 하나는 연재를 마친 뒤 그 내용 그대로 한 권의 책으로 꾸려보자는 도서출판 [집]의 청이었다.

 

연재를 마친 다음 해인 2017년에는 [근현대 서울의 집] 출간으로 또 바빴다. 물론 그 와중에 출판사와의 약속을 지켜야 해서 연재 원고가 큰 줄기를 이룰 새 책에 들어갈 글을 다시 갈무리해 만들고, 늘리고 고쳤다. 모두 열세 번으로 나뉘었던 원고는 스무 개로 늘었고, 200자 원고지 30매 씩으로 채워졌던 주제별 원고가 80매 정도로 늘었다. 게다가 신문에는 달지 않았던 각주가 붙었고, 역시 신문 지면의 한계로 인해 인색할 수밖에 없었던 사진이며 도면을 보태고 나니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로 1,600장 정도에 이르렀다.

 

출판사에 건네진 솜씨 없는 원고는 편집자의 손길과 눈길을 피할 수 없어서 몇 번의 의견 교환과 과감한 삭제를 거쳐 첵으로 꾸며질 즈음에는 200자 원고지 1,500장이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내온 시간이 농축된 결과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