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집_일기2011.06.11 22:39

이른 아침부터 P 교수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인터넷을 이용해 음식물, 일반 쓰레기통과 재활용품을 넣어 내보내는 용기를 각각 하나씩 구입하려 하는데 우리집은 어떠냐 해서 한 세트를 더 구입해 달라 부탁을 하였다. 친구와 더불어 사니 도움을 받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

지난 주 금요일 막내 아들 집으로 나들이하신 어머님께서 오늘 오전 중에 댁으로 돌아가신다고 해 학교 가는 길에 모셔다 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린 터라 마음이 급하신 어머님을 모셔다드리고 학교로 나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내로부터 전화가 와 어머님을 잘 모셔다 드렸느냐고 물은 뒤 그렇다고 하자 아침에 현장의 서현석 주임이 우리집으로 내려와 큰 아이 방의 바닥 난방 밸브를 조금 더 열어놓았고 그 전보다는 바닥이 조금 더 따뜻해졌다면서 오후 시간을 이용해 단독주택 생활에 필요한 살림살이 몇 가지를 구입하려 대형 할인매장에 다녀오겠다고 해 P 교수에게 쓰레기통과 재활용품 함을 부탁을 했고, 음식물 쓰레기는 각 집이 적당한 용량으로 알아서 구입해 쓰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괜한 헛수고를 하지 말 것을 부탁하였다.

전화 중에 별안간 설계비에 포함되었던 설계감리비 잔금 천 만 원도 입금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가는 길에 솔토건축으로 감리비를 모두 입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아내가 그러마 했고, P 교수에게도 연락을 넣어 오늘 중에 그 집도 감리비 천만 원을 입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그리 하기로 약조하였다.

이로써 설계비, 감리비, 건축공사비 등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한 셈이 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수지구청에 가서 취득세 자진신고를 한 뒤 그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납부하고 등록세를 납부한 뒤 등기를 하면 모든 절차가 종료되는 셈이다. 물론 아직도 그동안 몰랐던 소소한 행정절차들이 계속 생겨나고, 가족들의 단독주택 생활에 따른 체험적 불편 사항이 불쑥불쑥 등장하곤 하지만 적어도 아파트와는 다른 거주 조건과 생활의 향유라는 점에서 지혜롭게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판단되고, 또 그리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동안 계산을 하기는 하였지만 친구 덕분에 땅집을 지을 터를 구입해 설계를 의뢰하고, 공사를 해 온전한 내 집으로 만드는 데 든 비용이 제세공과금을 제외한다면 개략적으로 8억 8천만 원 정도가 들어간 셈이다. 일부 융자를 하고, 아직도 가지고 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이자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모든 비용을 지불한 오늘은 내 집을 오롯하게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기념해 가족들과 더불어 파티라도 해야겠다.

설   계   비  50,000,000원 (감리비 10,000,000원 포함)
토   지   비 418,782,300원 (원래 분양가 488,800,000원에서 7% 선납할인)
건축공사비 407,700,000원 (최초 도급계약서에 추가된 비용 17,700,000원 포함)
부 수 공 사    2,644,000원 (디지털 도어, 보안설비, 블라인드 비용 등)
제세공과금  25,650,666원 (융자를 위한 저당권 설정 비용, 토지소유권 이전, 허가과정의 면허세, 농특세 등)

그동안 투입된 비용은 거칠게 설계비(감리비 포함), 토지비, 건축공사비(최초 계약금+증액분 포함), 추가 발생 부수공사비, 제세공과금(소유권, 담보 및 인지대금 등 포함) 등으로 나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아직도 추가되어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다. 다름 아니라 건축물 취득에 따른 취득세와 소유권 설정비용 등이 추가될 것이며, 금액산정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들로서 각종 가전제품 신규 구입비용 등이 더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이사 비용 등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개인별 편차가 존재하는 항목이며, 그 크기를 표준화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집을 짓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가늠하는 요소로는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즉, 
가전제품 신규 구입이나 이사 비용 등의 항목은 굳이 집을 신축하기 때문에 들어가야 할 비용이라기보다는 집의 유형과는 상관없이 어느 곳에 살건 필요할 경우 투입되어야 할 비용이라는 점에서 전체의 금액을 확인하는 과정에는 포함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이라 판단하였다. 어찌 되었건 간에 서울 중계동의 아파트에서 용인 죽전의 살구나무집으로 부를 수 있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옮겨 사는데 들어간 비용이 거칠게 잡아 9억 원 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 경우, 대지비와 건축공사비 그리고 설계비를 포함한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최초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4+4=8 작전(토지비 4억원+건축비 4억원)'을 얼추 성공시킨 셈이 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각종 공과금과 부대 비용에 대해 특별히 비용으로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1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된 것이라도 한다면 마음 먹은 그대로 일이 진척된 것임은 분명하다.

퇴근길에 조남호 선생에게 전화를 넣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가 집에 도착해 저녁식사 후 전화 연결이 되었다. 우선 감리비 지불이 완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우리집의 가벼운 문제 세 가지와 하나의 의문사항을 언급하였다. 약간의 문제로 지적된 것은 드레스룸 북측 창호 일부의 결로 현상과 아직도 시원하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2층 큰 아이 방의 바닥 난방 문제, 그리고 서재 외벽의 가벼운 크랙 현상에 관한 것이었고, 궁금한 점이란 도시가스 요금 납부요청에 대한 의문이었다.

감리비 지불소식에 대해서는 청구도 하지 않았는데 주셨다면서 감사 인사를 전해 왔고, 결로 문제는 마침 필로브 창호의 기술자가 다녀가면서 환기 문제 등을 언급했으므로 좀 더 두고 본 뒤 보완 여부를 결정하고, 바닥 난방 문제는 수요일 현장소장 입회 하에 기술자가 다시 방문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살핀 뒤 해결하는 방향으로 하되 서재 외벽 크랙부분은 구조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바깥마당에 타설한 콘크리트판 아래의 흙이 혹독한 추위에 동결되면서 그 끄트머리를 들어올린 까닭에 외벽 치장벽돌에 크랙이 생긴 것으로 판단되므로 올해 겨울을 지나면서 심한 부분은 일부 조적을 다시 할 것인지를 검토하겠노라는 대답이었다.

도시가스 요금 문제는 조금 더 알아보아야 하지만 청구서 상에 사용기간으로 적혀 있는 4일 동안 사용한 가스요금이 253,980원 이라는 것은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인데, 준공청소와 베이크 아웃 등을 위해 100% 가동하였던 공사 기간 중에 사용한 가스요금 전체인지 아니면 두 집 모두 입주한 뒤 사용한 총량인지를 확인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비용 분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검토해야 할 일은 가스사용 비용을 시공자가 내는 것인지 아니면 건축주가 부담하는 것인지 등도 살펴야 할 것이며. 계량기 번호 등을 확인하면 일부 확인이 가능하니 그리 하도록 내게 청했으며 자신도 이상목 실장 등과 더불어 살펴보겠다는 답을 주었다.

자정이 가까울 무렵에는 윗집의 커튼을 구경하러 식구 모두가 잠옷 바람으로 위층에 올라 모든 비용을 다 지불했다는 뜻에서 스스로를 대견해 하는 파티를 열어 포도주 두 병을 축내며 이웃간의 정겨운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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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30 17:46

출근 준비를 하는 도중에 죽전 현장에서 왔다는 작업자가 에어컨을 현장으로 먼저 옮긴다면서 잠실 아파트로 들이닥쳤다. 바퀴 달린 수레를 가지고 온 덕에 눈 깜짝할 사이에 에어컨과 무거운 실외기 세트가 집 밖으로 나가자 아내는 현장의 봉섭 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말 대금지급 등이 걱정되실 터이니 공사비 잔액 가운데 상징적으로 500만 원만 남기고 나머지 모두를 송금하겠노라 의논하였더니 김소장은 넉살좋게 “많이 보내 달라”는 말로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아내는 출근하는 나를 잡고는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달라면서 나가는 길에 아예 공사비 일부를 송금하고 걸어서 잠실 롯데백화점에 들러 작은 아이 침대를 구입한 뒤 이삿날 오후에 배송해 달라 하겠노라면서 길을 따라 나섰다. 점심식사 후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작은 아이 침대를 현금가격으로 68만 원에 구입했고, 1월 10일 이삿날 오후에 배달을 요청했다고 해 잘 했다고 한 뒤 내일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에 나다니는 것이 부담될 수 있으므로 내친 김에 오늘 죽전 현장에 다녀오자고 제안을 해 잠실 롯데백화점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학교를 벗어났다.

잠실 역에서 만난 아내와 큰아이를 차에 태워 죽전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은 바짝 추위와 폭설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의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터라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였다.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은 오늘 사무실 출근을 안 하고 아침부터 이곳으로 왔는지 한샘에서 나온 부엌가구 설치팀과 더불어 도면을 보고, 작업내용을 협의하는 등 바쁜 모습이었고, 전기 기사는 언제나 그렇듯 점심도 굶었는지 컵라면을 만들어 먹으며 이곳저곳의 전선 잇기에 여념이 없다.


아내의 말대로 우리집의 바닥마감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고, 수납가구도 모두 설치되었으며, 책꽂이 등도 번듯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마무리 손작업이 조금 덜 되었는지 아니면 아직도 작업상태 때문에 바닥이 정리되지 않아서인지 최종 마무리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1층과 2층의 욕실도 일부 공정이 진행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어지러운 작업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안마당과 바깥마당의 실외 바닥등도 고정되기는 하였지만 서측 외부마당의 조명등은 조금 위치를 변경할 것이라는 등의 설명이 이어졌다.


물론 아직 조명등이 모두 설치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오늘 중으로 마무리 작업의 대강을 마쳐야 1월 1~2일 간의 휴무를 거쳐 1월 3일부터 본격적인 준공청소가 가능하다는 것이 현장소장의 설명이지만 건축주의 눈으로 볼 때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김봉섭 소장은 준공청소를 거치고 입주를 한 이후에도 현장사무실을 바로 폐쇄하지 않고 자신과 서주임이 계속 남아 크고 작은 보완공사를 지속할 것이며, 챙겨야 할 일이 많으므로 걱정을 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아직 조명기구가 모두 달리지 않았고, 윗집부터 내려오는 마감 칠 공정이 지체되어서인지 아내는 벽에 칠해진 페인트가 자꾸 손에 묻어난다면서 불만이었고, 풍족한 예산이 아니어서 조금 싼 값을 들인 수납장이 거칠어 보인다면서 만족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제부터 수납장에 대해 여러 얘기를 전해 들은 터라 나도 내심 큰 걱정을 하고 현장에 갔지만 아내가 말한 것처럼 몹시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검박한 느낌이라는 점에서 크게 나쁘게 생각되지는 않았다. 다만, 수납장의 프레임이 조금 두터운 느낌이고, 손잡이 철물이 날렵하지 않아 조금은 투박한 느낌이 주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건축공사비를 고려한 상황에서 건축공정의 진행과정을 판단해보면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고, 벽지 부분의 마무리와 걸레받이와 벽지가 만나는 부분의 뒤처리 등은 깔끔하지 못한 것이라 했더니 현장소장은 아무래도 적은 비용을 고려하여 현장 인근의 도배업체와 일을 하다보니 아파트 등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 비해 마무리 공정이 깔끔하지 못하다면서 최종적으로 부분 부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는 답을 주었다. 아내는 마감 페인트에 대해 깔끔하게 마무리 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넉살좋은 현장소장은 언제나 그렇듯 흔쾌하게 보완하겠다는 말로 건축주를 위로하였다.

1층 현관 좌우측의 신발장은 모두 설치되었다. 윗집의 경우는 원목 느낌이 나는 것으로 하겠다고 해서 새로 바꾼 반면에 우리집의 경우는 비용을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이그로시로 처리할 것을 청했는데 아직 세심하게 살핀 것은 아니자만 특별하달 것이 없는 아주 보편적인 신발장이 설치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아직 거실등과 식탁 상부의 조명등과 같은 중요한 실내조명등이 설치되지 않았지만 외벽에 설치되는 부착등과 실외 조명등이 대부분 설치된 것으로 보아 조명기구 설치작업도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여전히 남은 걱정은 보일러실 배기구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의 말대로 일단 합판 등을 이용해 효용성을 살핀 뒤 본격적인 고정 구조체를 이용하여 문제를 없앤다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제대로 된 해결 대안이 입주가기 전에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고, 윗집의 경우도 위치를 잘 잡아 처리했지만 지하실 입구 캐노피 하부의 스터코 부분에서 약간의 박리현상이 생긴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보일러실 배관부의 위치 선정과 처리방법은 건축가나 시공자가 세심하게 고려할 것이 필요한 사항이라는 점을 새삼 확인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맘을 졸이던 안마당의 나무는 강추위에도 시각적으로 볼 때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바는 이번 추위가 예년에 비해 너무 심하고 추위가 계속되는 시간도 너무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주로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나무들의 경우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꽤나 걱정을 하는 부분이 바로 조경식재였는데, 오늘 현장에서의 느낌은 적어도 이대로 해를 넘길 수는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현장을 구경하는 도중에 현대산업개발에서 오신 분이라는 사람이 현장소장과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도 지난 번 오수관 문제와 관련하여 서로 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는 것이 쟁점인 것으로 보이며, 화를 내면서 현대산업개발에서 오신 분이 돌아간 뒤 자세한 내용을 물어보니 오수관 찾기 작업과정에 소요된 비용을 서로가 전가하고 있는데, 현대산업개발에서 온 분이 소송을 하겠다고 하면서 건축주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겠다는 등의 의지를 밝히고 현장을 떠났다는 것이다. 비용이 어느 정도내고 묻자 부가세 별도로 340만 원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문제의 자초지종에 대해 그 내용을 자세히 아는 바가 없고, 오늘 다녀간 분이 건축주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다는 등의 말을 했는데 그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이라면 실무자들이 서로를 이해하면서 문제를 풀어갈 것을 요청하였고, 연말에 서로 언짢지 않게 원만히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이상목 실장과 김봉섭 소장에게 부탁하였다.

현장을 떠나기 전 몇 가지 의논이 있었다. 며칠 전 내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면서 의논이 계속되었는데, 핵심적인 부분 가운데 보일러실 배기 문제는 이미 언급하였고, 2층 다락방의 바닥재를 현재의 장판에서 티크 온돌마루로 바꾸자면 60만 원 정도가 추가될 것이라고 해 아내와 아이와 같이 의논을 하니 그대로 장판을 깔겠다는 것이어서 그 문제는 없던 것으로 처리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항 대부분은 준공청소를 마치더라도 김봉섭 소장이 현장에 남아 하나씩 대응할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으며, 식당공간 외부의 벤치 설치 등은 날이 차 본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을 것이 염려되어 작업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었고, 대문 진입 후 만나게 되는 콘크리트 위 판석 마감 부분도 날이 너무 차가워 자재는 반입되었지만 아직 공사를 하지 않은 것이라는 등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지적한 것은 거칠게 현장을 둘러보면서 발견한 것이고, 본격적으로는 아직 확인이 불가능한 공정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좀 더 시간을 두면서 다른 문제들도 발견하면 바로 보완을 요청할 것이라 언급했으며,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은 자신들도 따로 후속 내지는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으므로 모든 내용이 다 보완될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다만, 현관 입구의 얼룩부분은 우리가 선택한 재료가 대리석과 시멘트가 혼합된 것이어서인지 시공과정에서 스민 물이 얼룩으로 남아있으며 자신들의 경험으로 보건대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였고, 별다른 도리가 없는 우리는 그저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어서 현장사무실에서 블라인드 선정을 위한 얘기가 계속되었다. 아내는 안방과 작은 아이 방을 제외하고는 공용부분에 블라인드가 들어가야 할 개구부를 김소장, 이실장과 정한 뒤 1층 거실 동서측의 개구부와 남측의 쪽창, 그리고 2층 가족실의 북측 창에 대해서는 흰색의 이중 블라인드를 설치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른 비용은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이 제조업체에서 받아 건축주에게 청구한 뒤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논을 마쳤다.

날은 점점 차가워지고, 퇴근 무렵이 가까워 서울로 돌아갈 길이 막힐 것이 염려되어 현장을 떠나려 하자 이상목 실장이 다시 우리를 이끌고 안방의 욕실로 안내한 뒤 욕실 입구의 바닥재가 현재 온돌마루로 되어 있는데 욕실에서 샤워 등을 할 경우, 물이 튀고 그 물이 마루의 쪽널 사이로 스미면 비록 단시간에는 아니지만 바닥재가 썩을 우려가 있어 그 부분을 이미 부엌 바닥재로 한 번 사용한 타일과 같은 것으로 일부를 바꿀 것이라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하였다. 이어서 김봉섭 소장이 현재 설치된 욕조가 자그마한 것이어서 욕조의 한 쪽을 키워 그 상부와 측부에 모두 바닥타일과 동일한 것으로 마감을 하면 조금 더 중후한 느낌이 들 것인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 물었는데 아내는 그대로 두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판단하여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두고 마감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디지털 도어는 이제 윗집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있는 터여서 우리집의 경우는 내일이야 되어야 일이 진척될 것으로 보였고 2층 가족실의 세면기의 경우는 우리가 최종 정한 것은 원형의 보울이었는데 이와 달리 타원형의 보울이 들어온 바람에 아무래도 공사진척을 위해서는 이상목 실장이 직접 도기대리점에 가서 원하는 것으로 바꿔 와야 한다는 답을 들어, 그 일도 내일이 되어야 마무리가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윗집 지하마당에서 의논을 하는 도중에 마침 용인시로부터 ‘건축물 사용승인 민원이 처리되었다’는 문자가 도착하여 이를 이상목 실장에게 알려주었고, 이 행위가 소위 준공이라는 뜻이라면 이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어 건축주가 입주하여 살아도 된다는 것이고 이사를 위해 마무리 공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 부탁하였다. 마침 옆을 지나던 작업자 한 분께도 우리가 이사 날짜를 이미 1월 10일로 정해 이삿짐 센터와 계약을 하였으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물론이라고 답하면서 이사해 오시면 눈 치울 일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면서 인자한 웃음을 지어주셨다.

현장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도중에 아내의 전화로 김봉섭 소장이 전화를 걸어 왔다. 이제야 입금확인을 하니 건축공사비 일부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을 알았고, 고맙다는 감사의 뜻을 전해 왔다. 아내는 500만 원을 남긴 것이 미안하다면서 연말에 혹시라도 대금결제가 밀리는 곳이 있을지도 몰라 서둘러 입금한 것이라면서 마무리 공정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부탁을 하며 서울 잠실의 아파트로 돌아왔다.

2009/06/29 토지분양 신청금=10,000,000원
2009/06/30 토지분양 계약금=38,803,000원
2009/06/30 1차 토지분양계약금에 대한 취득세 976,060원+농특세=1,073,660원
2009/12/14 설계계약금(총 설계비의 30%)=15,000,000원
2009/12/28 토지분양 잔금 전액(7% 선납할인율 적용)=369,979,300원
2009/12/28 근저당권 설정비용=951,600원
2009/12/28 지상권 설정비용=1,191,000원
2009/12/28 소유권 이전비용=12,790,912원
2010/01/27 토지대금 완납에 따른 취득세 8,375,640원+농특세 837,560원=9,213,200원
2010/03/09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27,000원)+채권매입비(2,360,000원→할인 235,816원)=262,816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대한 면허세(18,000원)+지역개발기금 공채매입(1,012,500원→할인 134,478원)=152,478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따른 이행보증금(3,003,840원→보험처리 15,000원)=15,000원
2010/04/21 총 설계비에 대한 50% 추가 지불(설계비의 80%인 4,000만 원 지불 완료)=25,000,000원
2010/04/30 건축도급공사비의 1차 약정금액 지불=46,800,000원
2010/08/30 건축도급공사비의 4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171,600,000원
2010/09/30 건축도급공사비의 5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85,800,000원
2010/11/19 건축도급공사비 증액분 12,700,000원+제세공과금 5,000,000=17,700,000원
2010/12/14 건축도급공사비의 6차 약정금액의 50%지불(공사비 잔액 10%의 1/2을 지불)=42,900,000원
2010/12/16 출입문 보안관련 추가 비용 지불=700,000원
2010/12/30 공사비 잔액 가운데 일부 지급=37,900,000원
계 887,832,966원

2009/12/14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퇴직금 담보대출=33,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전문가 대출=110,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계약서 담보대출(근저당권+지상권)=160,000,000원
계 303,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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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25 15:57

박사학위논문 심사가 겹쳐 모 대학교에서 오전을 보낸 뒤 다시 서울대학교로 이동하여 심사과정을 마치니 저녁 어스름이 짙어지는 오후 5시 30분. 다시 서둘러 양재동의 새건협 사무실로 향하는데 새로 바꾼 스마트폰에서 간헐적으로 진동이 느껴졌다.

확인해보니 크고 작은 일상의 일들이 메일과 문자로 날아들었는데 그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이 솔토건축에서 보내온 메일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다른 메일은 잘 열려 보이는데 유독 솔토건축의 메일만이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할 수 없이 솔토의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거니 어제 전화를 통해 알려준 조명기구 가격 인하분 100만 원을 대문과 현관의 디지털 도어와 보안시스템 증액분에서 삭감하여 추가적으로 다시 70만 원을 지불해야 하며, 며칠 동안 현장에서의 변화과정을 알려주는 내용과 더불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언급했던 신축주택의 강아지집 사이즈에 관한 물음이라는 것이었다.

운전하는 동안 한 통화라 자세하게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알았다고 한 뒤 어제 아내가 다시 요청한 대청초등학교에 면하는 옹벽의 트인 부분에 대한 철제난간 추가 설치를 다시 말했더니 복잡한 심경으로 보이는 대답이었다. 하긴 현장에서는 건축공사비에 신경이 날카로운 상황이고, 건축가는 이런 사실을 알지만 좀 더 나은 건축을 위해 건축주와 더불어 이것 저것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에서 건축가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자꾸 새로운 요청을 건축주가 보태니 난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아무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양재동으로 향하는데 이상목 실장이 보고를 했는지 다시 조남호 소장의 전화가 걸려 왔다.

다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건축주로서 건축가의 생각에 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하는 주택으로서 공간을 이용하는 건축주의 심리적 안전성도 고려해 달라면서 다시 철제난간 요청을 했더니 역시 이상목 실장과 비슷한 느낌으로 한 번 생각해보겠노라는 대답이었다. 마지막까지 새로운 의견이나 요청이 있어 일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닌지 무척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전화를 마쳤다.

양재동 회의에서 만난 P 교수는 날이 추워져서 걱정이라면서 어제 저녁 퇴근길에 현장에 들렀더니 밤 8시가 되었는데도 불을 환히 밝히고 공사가 계속되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외부 공간 일부에 타일을 붙였는데 영하 10도를 가리키는 기온에 잘 견딜지 걱정이라면서 자칫 잘못하면 내년 봄에 다시 타일공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이 대단하였다. 아울러, 통인가게에다가 이사비용 견적을 부탁했고, 어제 현장에서 자신은 디지털 보안장치 추가 비용에 대해 이미 말을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주 토요일은 둘이 함께 가야할 혼사가 있어 그 시간을 염려하여 죽전현장에서 오전 10시에 만나 현장을 둘러본 뒤 11시 30분경에 P 교수의 차를 이용해 함께 혼례식에 갈 것을 약속하고 회의를 마쳤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오늘 솔토건축과 나눈 얘기를 전하고, 이제는 현장도 신경이 곤두 선 상태이고, 건축사무소 역시 막바지 공사를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이 많은 모양이니 철제난간 문제도 이 정도에서 그 조치를 두고 보자고 의중을 전하였다. 아내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지만 그래도 철제난간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뒤 강아지를 부르면서 ‘너도 이제 새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면서 새 집으로 들어갈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늦은 밤 확인한 솔토건축의 이메일은 이미 서로 인지한 내용 그대로를 담고 있었다.

보낸 사람 솔토건축 soltos@unitel.co.kr
받는 사람 cspark@uos.ac.kr
받은 날짜 2010년 12월 15일 10시 42분
제 목 죽전주택_출입보안관련 추가금액 등 1215

박철수 교수님
솔토 이상목 실장입니다. 출입 보안 관련하여 추가금액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EZON 출입보안시스템으로서 최초 견적은 174만 원이었으나 다시 견적한 결과 170만 원으로 낮아졌고 알토조명의 가격인하에 따라 그에 해당하는 비용 100만 원이 줄어 추가 비용 합계는 70만 원입니다. 이상입니다.
P
교수님은 어제 늦게 현장에 방문하셔서 추가 금액 관련 말씀 별도로 드렸습니다.
현장의 식수계획은 땅이 얼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만, 금요일에 할 예정이며, 현재, 대문간에 오배수관을 모두 연결하고 땅 정리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농담 반 진단 반으로 말씀드린 강아지 집 제작과 관련해서는 바닥 면적을 45x35cm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크기에 관한 의견을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은 오수배관 연결이 모두 완료되고 외부공간의 땅 정리가 모두 끝났다는 것이다. 그동안 적지 않게 마음이 쓰였던 오배수 문제가 모두 처리된 셈이니 골칫거리 하나가 없어진 셈이고, 지난 번 현장소장의 말로는 자재 반입 역시 모두 마쳤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일의 속도만 남은 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걱정하던 조명기기 역시 지난 주 현장에서 확인한 것처럼 모두 현장에 반입되어 있으니 내부공사가 진척을 보일 수 있고, 외부는 또 외부대로 장애요인이 없어졌으므로 현장 내부에서 일의 능률만 올리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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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25 15:51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출근하라고 아내의 채근이 이어진다. 공사비가 풍족하지 않아 중계동 대림아파트 시절에 설치한 안방의 수납장이 현재 임시로 살고 있는 잠실의 아파트로 옮겨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다시 죽전주택의 큰아이 방에 가급적이면 싼 비용으로 설치하기 위해 방문하는 한샘 기술자를 맞으려 한다는 것이다. 죽전에 새로 짓는 주택에도 부엌가구를 포함해 일부 건가구를 한샘에서 시공할 예정인 바, 지난 주 토요일 현장에서 이상목 실장과 무언가 꿍꿍이를 꾸미더니 그 일을 빌미로 경제적인 절약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는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강아지 ‘마루’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로 출근했다.

아내는 오늘 한샘의 기술자가 다녀간 뒤 외출하여 지난 주 지불키로 약속한 건축공사비 일부를 지불한다 했으며, 아침 식사시간에는 두 가지 정도의 제안을 하기도 하였다. 하나는 신문에 끼워 들어오는 광고전단지 가운데 하나를 식탁 위에 올리면서 이 소파 예쁘지 않느냐고 물으며 은근히 소파 구입에 대해 욕심을 드러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왕에 1월에 이사를 할 생각으로 마음을 정했으니 P 교수가 이사하는 날이 손 없는 날이기도 하니 함께 이사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노라는 것이다. 나도 두 번째 제안에는 동의를 표했다. 썰렁하게 먼저 이사를 한 뒤 비어 있는 윗집을 쳐다보는 것 보다는 같은 날 이사를 해서 서로 마음으로 의지하는 편이 아내에게나 아이들에게나 모두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못 되어 알토조명의 임원 한 분이 전화를 주셨다. 내용은 오늘 비로소 죽전주택의 조명기기 납품과 관련한 안건을 결재하고 있는데 두 집의 조명기기 비용에서 각각 100만 원 정도를 낮춰서 납품비용을 받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번 배롱나무와 공작단풍에 이어 다시 한 번 지인의 도움을 받게 된 셈이다. 거푸 고마운 일이 받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집이 잘 지어지면 모셔서 즐거운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전화를 마치고 P 교수와 이상목 실장에게도 같은 내용을 알려주고 조명기구에서 각각 절약되는 100만 원의 비용을 디지털 도어록 설치비용(예상비용 174만 원 추가)에 이전하여 계산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디지털 시큐리티와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70만 원 내외가 될 것이니 그리 할 것을 말해 두 사람 모두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이상목 실장은 마침 조남호 소장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있다면서 전화를 하시면 좋겠다고 해 대청초등학교 후문에 면하는 개방된 옹벽 부분의 처리에 대해 묻자, 김봉섭 소장이 계속 현장에서의 비용 상승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형편이어서 철제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조금은 어려워 보이지만 옹벽이 뚫린 부분에서 30cm 정도 높이를 띄워서 철제 봉을 하나 보내는 정도로 하고 조경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서측 외부마당의 단풍나무가 식재된다면 심리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일러주었다. 나는 그렇게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 적은 비용으로 건축가에게 집짓기를 맡긴 것이 미안하다 했더니 허허 웃으며 개의치 말라는 대답을 해 주었다.

점심시간이 지나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난 토요일 현장회의에서 서로 합의한 바 있는 잔여공사비의 50%에 해당하는 건축공사비(총 건축공사비의 5%)의 입금이 하루 지연되는 바람에 오늘 비로소 그에 해당하는 42,900,000원을 김봉섭 소장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하였다는 것이다. 조남호 소장의 말대로 현장에서 비용으로 압박을 받는다는 말이 떠올라 서둘러 김봉섭 소장에게 전화를 넣어 잔여공사비의 50%를 입금하였노라 말해 주었다. 이와 더불어 이상목 실장에게도 김봉섭 소장에게 공사비 잔액의 50%를 입금하였음을 휴대폰 문자메일로 알려주었다.

오늘 오전에 다녀간 한샘가구 기술자의 말에 의하면 죽전주택의 큰아이 방 크기에 맞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수납장의 일부를 자르고 맞춰 제 위치에 옮기는 비용이 35만 원 정도가 든다는 것이었고, 다른 대안이 없어 그리 하도록 한샘의 기술자와 구두로 약정을 한 뒤 우리집의 이사 일정과는 상관없이 건축물이 모양을 완전하게 갖추는 1월 초에 수납장 이전 설치가 되도록 약조하였다는 아내의 전언이었다. 수고했다는 말로 아내에게 위로를 보내고, 나도 서둘러 교수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두 집 공사비를 모두 합한 지불 잔액은 전체 공사비의 5%인 42,900,000원 만이 남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비용도 우리집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고, 아내의 표현으로는 마이너스 통장을 이미 개설해 놓았으니 준비가 되기는 된 상태라는 것이다.

퇴근 후 늦은 저녁 아내에게 낮에 있었던 알토조명의 배려에 대해 알려주자, 계속 그렇게 도움을 받아서 어떡하느냐면서도 오늘 지불한 공사비까지를 포함해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그 많은 돈을 준비해 지불했는지가 믿기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열심히 한푼 두 푼 모은 것이 서로에게 대견한 일이 아니냐면서 약간은 흥분한 상태였고,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덕분이라며, 나중의 일이 걱정이라면서 나를 위로 하였다. 나 역시 그동안 어떻게 공사비를 마련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올해 초의 걱정이 시간을 지나며 하나씩 해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고, 앞으로도 추가적 비용이 발생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아내에게 얘기했다.

아무튼 이제 준공검사 후 입주시에 나머지 공사비 잔액과 혹시 생길 지도 모를 소소한 비용 증가분, 감리를 위해 애쓴 솔토건축에게 아직 지불하지 않은 감리비용 1,000만 원을 지불하면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물론 주택신축으로 인한 다양한 종류의 공과잡비와 취득세, 등록세, 등기세 등 제세공과금이 추가적으로 내게 부과될 것이기는 하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2009/06/29 토지분양 신청금=10,000,000원
2009/06/30 토지분양 계약금=38,803,000원
2009/06/30 1차 토지분양계약금에 대한 취득세 976,060원+농특세=1,073,660원
2009/12/14 설계계약금(총 설계비의 30%)=15,000,000원
2009/12/28 토지분양 잔금 전액(7% 선납할인율 적용)=369,979,300원
2009/12/28 근저당권 설정비용=951,600원
2009/12/28 지상권 설정비용=1,191,000원
2009/12/28 소유권 이전비용=12,790,912원
2010/01/27 토지대금 완납에 따른 취득세 8,375,640원+농특세 837,560원=9,213,200원
2010/03/09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27,000원)+채권매입비(2,360,000원→할인 235,816원)=262,816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대한 면허세(18,000원)+지역개발기금 공채매입(1,012,500원→할인 134,478원)=152,478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따른 이행보증금(3,003,840원→보험처리 15,000원)=15,000원
2010/04/21 총 설계비에 대한 50% 추가 지불(설계비의 80%인 4,000만 원 지불 완료)=25,000,000원
2010/04/30 건축도급공사비의 1차 약정금액 지불=46,800,000원
2010/08/30 건축도급공사비의 4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171,600,000원
2010/09/30 건축도급공사비의 5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85,800,000원
2010/11/19 건축도급공사비 증액분 12,700,000원+제세공과금 5,000,000=17,700,000원
2010/12/14 건축도급공사비의 6차 약정금액의 50%지불(공사비 잔액 10%의 1/2을 지불)=42,900,000원
계 849,232,966원

2009/12/14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퇴직금 담보대출=33,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전문가 대출=110,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계약서 담보대출(근저당권+지상권)=160,000,000원
계 303,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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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1.25 20:45

주말 연휴를 맞아 조남호 선생, P교수와 함께 현장을 방문하기로 사전에 약속을 하고 오전 9시 경에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어제부터 시작된 연휴의 중간이어서인지 아니면 휴일 이른 시간인 때문인지 길을 비교적 한적한 상태여서 약속시간인 오전 10시를 조금 지난 시각에 현장에 도착하였다. 현장은 늘 그렇듯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한 탓인지 7~8명에 이르는 작업인부들이 더운 날에도 불구하고 거푸집 붙이기와 철근 작업이 한창이었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벌써 현장에 도착해 현장소장과 의논을 하던 조남호 선생은 반가운 얼굴로 우리 부부를 맞았고 5분 정도 지나자 P교수 부부가 현장에 도착하였다. 우리들은 지난 며칠 동안 내린 비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자 그렇지 않아도 현장에서 철야근무를 하면서 내리는 비가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양수기를 동원하여 터파기를 한 곳의 물을 빼내는 작업을 했노라는 것이 현장소장의 말이었다.

이어서 집 터를 마주하고 있는 대청초등학교와는 별다른 마찰이 없느냐 묻자 행정실장이라는 분이 현장을 찾아와 콘크리트 공사 등 소음발생이 우려되는 작업은 가급적이면 일요일 등을 이용해서 할 것을 요청하였고, 현장에서 늘 있는 일이어서 정중하게 예우를 다해 의논을 하였으며, 아침 등굣길에 학생들의 통학에 지장이 없도록 이른 시간에는 교통정리와 함께 현장 정리를 특별히 더 신경을 써서 하고 있노라는 대답이었다. 마침 휴일이어서 학교측은 조용한 상태이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행여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공정을 잘 맞추어가며 공사를 진행해 달라는 부탁을 다시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침 조남호 선생이 내게 다가와 두 어 가지 의논이 필요하다는 청을 넣었다. 내용인즉, 1393-7번지 아랫집의 서측 하단부 모서리 부분 처리에 있어 옹벽의 높이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를 현장 상황을 보아가며 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서 그리 하도록 하라는 말을 전했고, 최초 설계에서 제시된 것과 같이 모서리측의 일부를 외부 마당이 들여다보이도록 목책을 만들기로 한 사안에 대해서도 노출 콘크리트와 다른 재료가 섞이는 것에 대해 건축가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대청초등학교에 면하는 옹벽의 높이보다는 조금 낮은 노출 콘크리트로 담장을 설치할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어 건축가의 의견대로 할 것에 동의하였으나 그럴 경우 쓰레기 처리를 위한 공간 확보 문제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건축가가 좀 더 지혜를 모아보라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P
교수의 아내와 주변을 산책하던 아내는 그동안 궁금한 것이 두 어 가지 있었다고 하면서 김봉섭 소장에게 문의하였다. 하나는 아랫집 화장실 바닥이 히팅이 되느냐는 것이었으며, 김사장은 지난 번 미팅에서 그 문제를 협의하였기에 이미 그리 할 것으로 정해서 준비중이라는 대답을 주었으며 다른 하나는 이와 관련하여 바닥난방을 위한 코일을 까는 문제에 있어 PB관이라는 것이 이음매가 없는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김소장은 이음매가 없는 것을 쓸 것이라고 명확하게 답변하였는데 건축에 대해 별다른 정보나 지식을 갖지 아니한 아내가 이미 집을 지어본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이러저러한 얘기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였다.

현장은 지난 번 찾았을 때보다 많은 진척이 이루어졌다. 경사지를 이용해 공사를 하는 탓에 아랫집과 윗집의 공정이 상호 맞춰지도록 하는 것이어서 제일 먼저 아랫집의 지하층과 옹벽을 만들고, 1층의 바닥공사가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윗집의 지하층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합리적인 공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는 아랫집의 지하층과 1층 진입을 위한 계단공사가 준비되는 과정이며, 이와 동시에 윗집의 옹벽이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P교수의 부인은 아직 집의 전체 골격을 알아볼 수 없기에 약간은 서운한 내색이었다.


김봉섭 소장의 걱정은 일요일부터 월요일에 거쳐 많은 비가 중부지방에 내린다는 예보여서 화요일 정도에 콘크리트 타설을 준비중인데 하루라도 빨리 콘크리트 타설을 마치고 공정을 줄여보았으면 한다는 소망인데 날씨가 자신의 생각을 지원하지 않느다는 푸념아닌 푸념이었고, 잘 준비를 해서 날씨와 공정이 잘 맞춰지도록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마침 현장에는 ‘쐬주’라 불리는 개 한 마리가 긴 줄에 묶인 채 제법 짖어대고 있었다. 김소장에게 물어보니 그동안 각종 현장에 8년 동안이나 같이 다닌 개인데 낯선 사람들을 보면 제법 잘 짖어대는 성격이어서 현장에서 요긴하게 활용되는 강아지라는 대답이었다. 두 집 모두 자그마한 강아지를 기르는 터라 아내들은 강아지와 놀며 현장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아무튼 계획된 공정이 일정에 맞추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하고 현장방문을 마치고 몇 군데 필요한 사진을 촬영하였다.

현장을 떠나기 전 조남호 소장과 김봉섭 소장 그리고 우리 두 사람은 다시 현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송판 거푸집과 관련하여 form-tie 문제를 의논하게 되었다. 비교적 높은 옹벽이나 담장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푸집을 댄 부분이 높아 혹시라도 타설된 콘크리트 압력으로 거푸집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 타설 부위의 양면에 댄 송판무늬목(노출콘크리트로 마감을 하기 위해 의도된 밖으로 드러나는 면)과 일반거푸집을 묶는 form tie를 마지막에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묻자 인부 한 명이 가져온 form tie를 보여주면서 양 끝에 이미 절단을 위한 V-cut이 마련되어 있어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이를 빼내거나 절단하는 방법으로 마무리를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공사는 옹벽의 높이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중간에 이를 빼내면 혹시 양생중인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공사와는 달리 양끝을 절단하고 절단부위가 매끈하게 보이도록 시멘트 몰탈 등으로 이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시공을 할 것이라는 얘기를 해 주어 건축가와 건축주 모두가 특별한 이견을 보이지 않아 그리 될 것으로 예상하게 되었다.

원래 건축가의 의도는 좀 더 폭이 좁은 송판을 거푸집으로 사용하여 매우 미세하고도 수려한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 느낌이 나도록 구상하였으나 공사비 등의 절감을 고려하여 생각보다는 조금 더 폭을 가지는 송판을 거푸집으로 사용하게 되었노라고 설명을 해 주었으며, 건축가의 최초 의도가 건축주들이 가진 비용의 한계 때문에 실현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는 생각을 건축가에게 전해주었다.

이어서 조남호 선생은 살구나무에 살구가 무척 많이 열렸다는 말과 함께 아랫집의 현관 부분에 서측의 살구나무가 캐노피 역할을 하게 되어 제법 좋은 풍경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알려 주었으며, 아내는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푸념 아닌 푸념으로 응답하였는데 집이 다 지어지고 난 뒤의 풍경을 상상하느라 나는 속으로 즐거운 비명이었다. 지하층에 차를 주차하고 계단을 따라 살구나무 밑을 지나는 내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 보았는데 그 고즈넉함과 여유로움이 입가에 흐믓한 미소를 띠게 하였다.

김봉섭 소장과 인사를 나누고 현장을 떠나려 하자 김소장이 제법 날이 선 듯한 느낌의 주문을 해 왔다. 다름 아니라 다음부터 현장에 올 때는 두 분 사모님은 운동화를 착용하고 오라는 부탁이었다. 아무래도 현장이 조금 거칠고 크고 작은 금속재들이나 파편들이 널려 있는 터라 오늘도 계속 두 사람이 다니는 길을 먼저 살피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를 염려하였다면서 그런 이유에서 보태는 말이니 궤념치 말고 다음부터는 반드시 운동화를 착용하고 방문해 주십사 하는 부탁이었다. 아내는 사뭇 미안한 표정으로 “아~ 네에~”하면서 미안한 표정이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11시 30분 정도였고, 조남호 소장 역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데리고 건강진단을 받을 예정이라 하는 바람에 다음에는 모여 식사라도 하자는 말을 남기고 각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도 치과병원에 가서 없다는 소식에 부부가 점심을 함께 동네의 부동산 두 군데를 다녀보자는 아내의 제안에 따라 중계동의 대림벽산 부동산과 은행사거리 청구상가 내의 부동산에 들러 요즘 부동산 경기 등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아내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매매물건으로 내놓은 우리집은 은행융자금이 2억 8천만 원이 되는 까닭에 은행에서 평가하는 집 값이 5억 6천만 원 정도여서(시세 8억원의 70% 정도로 산정) 여기에서 융자금을 뺀 나머지가 되는 2억 8천 만 원 정도가 적정한 전세보증금이 된다는 것이었다. 건축공사비 마련이 시급하고 친구에게 공사비 걱정을 전가한 것도 마음에 걸리는 터라 함께 부동산중개인영업소에 다녀온 뒤 휴식을 취하는데 별안간 전세를 얻을 요량으로 집구경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어 소식을 전한다는 전화가 대림벽산부동산으로부터 전달되었다.

전화를 받은 후 10분 정도 뒤에 전세입주를 희망하는 분들이 온다는 소식에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거실이 조금이라도 넓어보이도록 추레한 빨래 등을 치우고 집구경을 온 사람들을 맞았다. 집을 구경한 분들은 주부 2명과 친정어머니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었는데 반응이 제각각이었다. 젊은 층은 집이 깔끔하고 넓어 보인다는 평이었고 어르신은 너무 어둡다는 것이었다. 마침 비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까닭이라는 부동산중개업자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어르신은 계속 집이 너무 어둡다는 평을 내리셨다. 5분 정도 집을 둘러본 사람들이 가고 다시 식곤증으로 졸음을 쫒고 있을 즈음에 다시 전화가 와서 전세 올 집의 가장이라는 분이 한 번 둘러보겠다는 것이었다. 서둘러 다시 현관을 열고 집을 보여주자 다시 5분 정도를 둘러본 뒤 그들이 가고 한 시간쯤이 경과될 즈음에 부동산중개업소로부터 전화가 와서 전세비용을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는 아내 옆에서 은행 융자금을 갚지 않는 조건으로 3억 3천만 원으로 전세를 정하자는 것이 내 뜻이었고, 당장 이사 날짜를 정해야 하지만 같은 대학의 S교수님이 소유하신 잠실의 아파트가 아직도 비어있는지, 그리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내가 어느 때곤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인지를 먼저 여쭤봐야 한다는 내 뜻을 아내에게 전했고, 아내는 전화를 마친 뒤 S교수에게 전화를 할 것을 독촉하여 S선생님으로부터 아무 때나 입주를 해서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살아도 좋다는 답변을 얻은 뒤 부동산중개업소로 전세계약을 하러 나섰다. 아직은 심적인 여유를 부릴만한 시기라는 생각과 함께 서둘러 건축공사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교차되는 순간이지만 마음 속 응어리와 걱정을 빨리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에서 부부공동명의의 아파트 소유권 때문에 아내와 내 인감도장 2개 모두를 챙겨 부동산중개인영업소로 나갔다.

집주인은 3억 3천만 원을 제시하고, 전세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3억 2천만 원 정도를 제시하니 그저 3억 2천 5백만 원으로 정하자는 부동산중개업자의 권유에 아내는 다소 실망스런 눈빛이었지만 흔쾌히 그러마고 했고, 서둘러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본격적인 전세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마침 휴일이어서 일단 3천만 원 정도를 계약금으로 하고 나머지 잔금은 입주하는 날 전액 처리하기로 하였으며, 세입자는 즉시 300만 원은 폰뱅킹으로 입금하고 나머지 2천 7백만 원은 월요일에 정해진 구좌로 입금할 것을 약속하였고, 나는 3천만 원 전액에 대해 영수증을 발행하고 전세계약을 마무리하였다.

서로의 의논 끝에 세입자는 7월 21일 입주하기로 하였고, 우리는 그 이전에 집을 비워주기로 하였는데 화장실 두 곳의 코킹 부위가 까맣게 곰팡이가 피었는데 이를 집주인이 처리해 줄 것을 희망하여 그 문제는 부동산중개업자가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에 처리하고 그 비용을 우리가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여 전세계약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아내 친구에게 별다른 금전적 도움을 얻지 않아도 공사비용을 조달할 수 있게 되어 홀가분한 마음이었으나 6월 28일부터 7월 21일까지 내가 집을 비우고 유럽으로 출장을 가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아내는 자신이 알아서 이사를 할 터이니 집이나 잘 찾아오라는 농담을 건넸다. 두 아이가 태어날 때 한 번도 같이 한 적이 없어 늘 비난을 받았던 일이 떠오르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편에게 많은 여유를 제공하고 걱정을 줄이려는 아내의 너그러움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 서로를 격려하면서 이제 집을 짓는 동안에 걱정을 던 셈이라면서 서로를 안심시켰고, 마침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도 이번 방학이 지나면 2학기부터는 잠심에서 학교를 다니게 될 것이라고 일러두었다.

아이들과 저녁을 함께 한 뒤 그동안 응어리가 되었던 걱정이 모두 달아난 것이 아님에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덕분인지 아내는 함께 저녁 산책이라도 할 것을 청하였고 가벼운 마음에 주말이라는 시간이 겹친 덕에 흔쾌히 그러자고 한 뒤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오지 말았으면 하는 우리들의 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날이 시커멓게 어두워지더니 급기야는 김봉섭 소장의 예상보다도 빨리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다시 비상근무가 이어질 터였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이들과 아내는 S교수께서 배려해 준다는 아파트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언젠가 한 번 S교수께 여쭤본 적이 있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월요일 학교에 가서 다시 여쭤본다고 약속을 하고 마음 푸근한 토요일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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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0.12.20 20:10

어제 휴일의 늦은 시간에 친구인 P교수로부터 휴대전화 문자가 들어왔다. 문자는 토요일에 보낸 것인데 주말이면 휴면상태에 접어드는 것이 직장인들의 휴대전화여서 별 생각없이 집안 한 구석에 전화를 두었기 때문이다. 내용인즉, “죽전주택지의 오래 된 살구나무가 만개하였습니다. 장관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역시 P교수답게 기대한 것과는 달리 사진 한 장 첨부하지 않은 간출한 문장이었다. 아내에게 죽전 택지 서측의 살구나무가 만개하였다고 하자 그렇지 않아도 토요일에 그곳에 한 번 가자고 하려다가 아무 것도 없는 땅에 뭐하러 가느냐고 핀잔만 받을 것 같아 그리 하지 못했노라는 불평 투의 답변을 받고 말았다. 이제 곧 공사를 위해 현장을 준비한다 하니 늦지 않은 시간을 택해 한 번 다녀오리라 마음먹는다.

늦은 밤에 브라질의 처제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한 동안 받던 아내가 다시 건축공사를 위한 계약금 마련 얘기를 건네 왔다. 이것저것 다 긁어모아도 부족해 친구로부터 1,000만 원 정도를 한 달 여유로 빌리려고 마음 먹었는데 지난 번에 이어 이자도 주지 않고 다시 빌리려니 불편한 마음이어서 동생의 국내 계좌에 남아있는 6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한 달 동안만 빌려 쓰고자 전화를 한 김에 허락을 받았는데, 그래도 여전히 400만 원 정도가 모자라는데 당신이 그 정도를 어디서 융통해 보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군색한 변명이 나올 것이 뻔하다는 생각과는 달리 입에서는 그러마고 흔쾌히 응답을 하고 말았다. 지난 번 얘기에서 언급한 700만 원에 다시 400만 원이 보태져서 모두 1,100만 원의 준비자금이 이번 주 안에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걱정이다.

살구나무 만개 소식에 궁금함이 더해 마침 분당에서 갖게 되는 연구모임에 앞서 차를 몰아 현장의 살구나무를 보고 돌아왔다. 죽전택지개발지구의 우리집 터에서 동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도 바야흐로 집짓기가 시작되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가 보니 북측의 비어 있던 땅도 착공을 하려는지 입간판이 세워졌고 여남은 명이 둘러서서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비록 황사가 조금 이는 저녁이지만 지금 못 보면 내년이나 볼 수 있는 살구나무 만개 풍경을 담아왔다.


공부모임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국재활복지대학교의 P교수가 새로 지을 집의 창호문제를 언급하였다. 자신도 집을 짓는 과정에서 목재 프레임의 창호를 사용했고, 다시 고치는 과정에서 좀 더 나은 창호를 썼는데 성능이 괜찮다는 것이며 가격 역시 비싼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P교수가 호기심을 보였는데 내친 김에 다음 주 공부모임은 아예 재활복지대학의 P교수 집에서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 친구들이 흔쾌히 동의하여 다음 주에는 P교수가 고친 집구경을 겸한 공부모임을 하기로 하고 분당에서 친구들과 헤어졌다. 늦
은 저녁 집에 돌아와 오늘 저녁에 죽전동 주택지를 보고 왔다고 하니 그렇지 않아도 이번 주말 쯤에 그곳에 한 번 가 볼 요량이었다는 아내의 대답이다. 일찍 학교에서 돌아온 두 딸과 함께 아빠가 게을러 주택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불평을 했던 모양이다. 큰 아이가 옆에서 빙그레 웃으며 주말에 두 분이 한 번 다녀오라고 추임새를 넣는 모습이 어쩐지 자연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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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0.12.16 16:33

늦은 저녁 분당 회의에서 만난 P교수는 집 얘기를 하면서 시공회사를 운영하는 자신의 대학 동창 한 명이 학교로 찾아와 자신도 견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고 전하면서 조남호 선생에게 이를 의논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두 개의 견적을 비교하여 선택하자는 의견이 제시하였다. 함께 자리한 서울산업대학교의 K교수는 평당 건축공사비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결국은 하자 발생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디테일이 현장에서 제대로 마무리될 것인지의 여부가 공사비를 가늠한다는 점에서 건축가가 추천한 시공업자와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물론 이같은 지적에 두 사람 모두 이견이 없었지만 그래도 P교수는 조남호 선생과 의논을 해 볼 요량인 것으로 보였다.

이와 더불어 P교수는 창호의 프레임이 플라스틱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나 역시 그러한 까닭에 얘기 도중에 건축공사비가 책정되더라도 가급적이면 금속 프레임을 가지는 창호를 선택하지고 동의하였으며 언젠가 우리대학의 Y교수가 언급한 바 있는 Y교수 친구가 운영하는 창호업체 모델에 대해 내가 알아본 뒤 정보를 공유하자고 약속하였다.

회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자 어젯밤 늦은 시각의 풍경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집안 모습이었다. 마침 노트북을 켜 놓고 있던 큰 아이와 아내에게 오늘 밤에 보여줄까나 하고 묻자 특별히 싫다는 반응이 아니어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은 뒤 노트북을 이용해서 어제 가져온 파일을 열어 식구들에게 조근조근 설명을 하였다. 집의 평면구성이나 내용은 바뀐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건축공사비 부분에 이르자 걱정과 우려가 여러 곳에서 아우성댔다.

아내는 예상하고 있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를 건네면서 그래도 공사비를 좀 더 낮추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요새 집도 나가지 않으니 걱정이라고 근심을 나누는 모습이었고, 큰 아이는 이제 진짜 집을 짓는 모양이라면서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작은 아이는 그저 다락이 있느냐의 문제와 언제 집이 완성될 것이냐고 묻기에 바빴다.

얘기 끝에 P교수의 제안에 대해 얘기를 하자 아내는 고마운 생각이라면서도 아무리 친구라도 폐를 너무 끼치면 안 될 것 같으니 우선 우리라도 고민을 먼저 하면서 정 어려운 형편이 되면 손을 벌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얘기를 마치고 다시 한 번 식구들과 더불어 비용마련을 위한 생각을 정리하였다.

① 우선은 조남호 선생이 평당 건축비를 어떻게 다시 조정할 것인가를 전제하고, 비교견적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비교견적 과정을 거쳐 건축공사비의 객관성을 좀 더 확인한다. ② 어떤 결정이 나건 건축공사비 책정에 합의가 된다면 일단 P교수의 비용 부담 제안에 따라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착공을 시작한다. ② 4월 초중순에 착공하고 다시 비용이 지불되어야 하는 2개월 뒤인 6월 중순(+2개월)까지 우리 집이 매매되지 않을 경우, 매매와 더불어 전세를 놓는 방법을 추가하여 가급적 자금의 회전율을 높인다. ③ 매매는 최소 8억원, 전세는 통상적으로 주변 시세에 맞추어 놓되 3억 5천만 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므로 +4개월이 되는 8월 중순까지는 3억 6천만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 ④ 입주와 동시에 잔금 전액을 지불하고, 설계비 잔액도 지불한다.

이어서 가족 모두가 각각 흥분 혹은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안종진씨가 보내준 모형 사진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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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0.12.16 16:27

강의를 마치고 서둘러 서초동의 솔토건축으로 이동하였다. 도착시각은 약속한 시간 정각인 오후 7시. 5층의 조남호 선생 사무실에 이르자 빔프로젝트와 노트북 등이 잘 준비되어 있었으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비교적 큰 규모의 모형이 각각 준비되어 있었다. 또한 미루어보건대 시공을 맡으실 분으로 보이는 남성 한 분이 자리를 같이 하였다. 조남호 선생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분은 (주)에스화이브라는 업체의 대표이사이신 김봉섭 사장이고 조남호 선생이 설계하여 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는 알즈너코리아 사옥과 미리내 예술인 마을을 시공한 분이라고 알려주었다.

아직 저녁 식사를 못한 탓에 솔토가 준비한 가벼운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10여 분이 지난 뒤 계단을 오르는 발자욱 소리와 함께 P교수가 도착하였다. 역시 김봉섭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설명과 의논과정에 돌입하였다.
설명은 솔토건축이 준비한 ppt와 모형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조남호 선생이 맡았으며 간혹 양원모 소장과 이상목 팀장 그리고 안종진씨가 실무적인 검토사항을 보완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대지의 서측에서 보이는 풍경을 스케치업으로 묘사한 그림이 투사되었다. P교수와 나는 ‘거, 좋네’ 하면서 조소장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였고, 그림이라는 점을 전제하더라도 고즈넉한 마을의 모습을 예상할 수 있는 좋은 풍경이었다.



완만한 대지경사를 따라 크고 작은 경사지붕이 아기자기하게 모인 풍경에 붉은 벽돌 주조의 외장재는 흔히 마음 속에 가져왔던 집 그리고 마을의 모습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특히, 대지 서측에 우람한 모습으로 서 있는 살구나무가 마을의 분위기를 한 층 더 서정적인 것으로 느끼도록 하는 작용을 하고 있었다. 페이지를 넘기자 윗집과 아랫집의 계획안, 재료 선정, 설비시스템, 공사 일정 및 공사비 순으로 보여질 내용들이 차곡차곡 알기 쉽도록 정리되어 있었다.

1393-1번지의 윗집은 총 공사 연면적이 98.50평으로 100평에 이르는 면적이라는 점이 설명되었고 전체적으로 기존에 협의된 평면을 공사를 위한 평면으로 그대로 상정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지하층의 보일러실을 약간 줄이되 온수탱크가 없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서측의 외부 마당에 면하도록 위치를 바꾸었으며, 1층의 주방이 전체의 외곽은 그대로 두는 상태에서 약간의 실무적 고민이 더 추가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한 2층의 서측 발코니는 대문으로부터 현관에 이르는 과정을 고려하여 기존의 직사각형 형태를 조금 변형하여 사선 방향으로 수정하게 되었다는 설명이 이어졌고 대문 역시 담장에 연속되어 설치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택의 외벽에 연속하는 방법이 미학적으로 나아보이기에 그렇게 변경하였다는 설명이 추가되었다.


1393-7번지의 아랫집 역시 평면에서는 특별한 변경이 없었으며 다만 대청초등학교에 면한 대지의 길이가 너무 길게 연속되는 노출콘크리트면이 조금 거슬리는 측면과 함께 내용과는 달리 전면폭을 넓게 가지는 대지 형상 때문에 주변에 고급주택으로 잘못 인식될 것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초등학교에 면하는 전체 옹벽 가운데 서측에 면하는 외부공간에 대해서는 그 상부를 일부 덜어내는 방법으로 디자인의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설명이 있었다.

충분히 동의할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었으며, 특별한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주제였다. 이에 따라 공사를 위한 건축연면적은 모두 83.27평이며, 약간의 우려라는 것이 윗집에 비해 토목공사의 양이 조금 많고, 옹벽이 마당의 지내력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깊은 기초가 필요하므로 전체적으로 토목공사의 비용이 늘어나는 까닭에 굳이 평당 건축공사비를 따진다면 윗집에 비해 조금 높은 비용이 산정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윗집에 비해 외벽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비용 증가의 한 요인이 되었으리라고 짐작하였다.

이어진 설명은 주로 재료 선택과 추천에 관한 사항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의 논의과정을 통해 외벽재료를 고벽돌을 주조로 하고 일부 필요한 부분에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고벽돌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고벽돌 가운데 국산은 시중에서 거의 획득할 수 없으며, 가격도 너무 고가라는 점에서 중국에서 수입하는 고벽돌을 사용하되 강도 등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 예상되므로 잘 골라 사용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다만 조남호 선생은 일부 필요한 부분에 목재 루버를 설치하는 것을 최초 고려하였고, 견적을 위한 도면에도 이를 적용하였으나 건축공사비의 상승이 우려되므로 목재 루버 대신에 스터코를 사용할 예정이라는 부언이 이루어졌다. 미팅 이전에 건축공사비가 너무 높게 책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 사람의 우려에 대해 건축가가 궁여지책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여겨져 쉽게 동의하였다.

내장 부분은 두 가지 내용이 추천되었다. 즉, 콘크리트 구조에 시멘트 몰탈로 마감을 한 뒤 한지 초배를 바르는 방식이 자신의 경험으로 보아 그리 나쁘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입주 후 도배를 할 수도 있으므로 모든 방의 기본적 마감은 콘크리트 구조체 위 몰탈마감과 한지 초배가 언급되었다. 다만, 지붕틀은 목구조 형식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목재널 위에 수평으로 석고보드를 대고 그 위에는 수성페인트를 마감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예시된 사진으로 미루어 볼 때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들이 동의하였지만 모든 방을 한지 초배로 마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내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다는 농담을 하는 정도에서 조금 더 검토해보기로 하였다.

싱크대와 주택 내부에 들어갈 책꽂이 등의 가구는 특별한 이견이 없이 설명을 듣는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었는데 부엌용 싱크대는 하드웨어 모두를 독일의 수입품으로 하는 방안이 추천되었고 내장을 이루는 각종 수납용 시설 가운데 책꽂이는 좀 더 두께를 가지는 중후한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의견을 설계사무소측에 전달하였다.

두 집의 서측에 별도로 마련될 평평한 외부마당은 경제적 효과와 유지관리의 편이성 등을 고려할 때 콘크리트를 사용하되 마치 돌을 사용한 것처럼 일부 줄눈 효과를 내고 군데군데에는 그대로 흙을 두어 잡풀이 자라도록 한다는 대안이 제시되었고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주차 게이트 역시 특별한 이견은 없었으며 특히 목재+강재를 중심으로 하는 리모트 콘트롤 방식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주문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쉽게 다음 논의로 넘어갈 수 있었다.

마당에 대해서는 특별한 비용을 산정하지 않은 채 입주 후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가꾸는 방향이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건축가의 의견이나 호화로운 고급주택이 아니라는 점에서 별다른 논의가 없었지만 최소한도로 거칠게 자라는 관리가 별도 소용되지 않는 잔디(잔디와 더불어 토끼풀도 함께 자라는)를 주조로 그냥 흙이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라는 의견에 합치되었고, 조경비용으로 100만 원이 안 되는 예산을 편성했다는 얘기를 듣고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가 헛헛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다만, 시공회사 대표께서 주택의 완성은 조경이라는 말씀을 하는 바람에 그건 그렇다고 동의를 하는 선에서 논의를 그쳤다.

아랫집의 마지막 내용은 꽃담에 대한 제안이었다. 아직도 아내는 왜 마당의 한 귀퉁이를 잘라먹으면서 낮은 담장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득된 것이 아니어서 다소 조심스러운 구석이 있는 쟁정아닌 쟁점이었다. 조남호 선생은 서정적 풍요를 들추어낼 정도의 아름다운 담장과 더불어 황량한 느낌의 노출 콘크리트 담장을 예시하였는데 전체 집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별히 무엇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채 예쁘다는 정도의 평으로 담장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참석자가 말을 아끼는 느낌이었다. 사실 붉은 색의 황토벽에 간간히 실린더형의 돌이 깊이 방향으로 박혀 있는 흙담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공사비에 드는 비용과 인건비 등을 생각할 때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 될 쟁점이라 생각되어 그 말은 목구멍에 그저 묻어두었다.

두 집 모두 설비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식을 갖추지 못한 터라 건축설계사무소의 설명을 듣는 정도에 그쳤다. 다만, 보일러실을 줄이는 동시에 비용 역시 낮추는 방법이 온수탱크를 두지 않고 각 층에 보일러 콘트롤러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법이었는데 두 집 모두 흔쾌히 동의하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태양광을 이용하는 발전설비는 그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슬리브를 마련하는 정도에서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를 이루었다.

문제는 시공이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의 매기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건축공사비를 마련하는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공정과 함께 평당건축비의 문제였으며, 나아가 설계변경 여부를 판단하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에스화이브가 제시한 공정은 모두 5달 공정으로 만들어졌으며 4월 초 착공을 기준으로 한다면 8월 말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작성되어 있었다. 공정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P교수와 나는 공사계약과 관련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은 건축공사비가 얼마간 되었던 간에 어떠한 방법으로 지불하느냐의 질문과 행정처리 과정(예를 들면, 경계측량 실시비용이나 수도관 인입구 처리비용 등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포함되는지의 여부 등이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회의에 같이 참석한 에스화이브의 김사장은 공사계약과 동시에 전체 소요비용의 20%를 지불하고, 두 달 뒤부터는 매달 20%씩을 분할하는 방식이 전체 공정상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공사과정에 수반되는 비용은 모두 대행하되 제세공과금이라는 항목으로 묶어 건축주에게 별도로 청구하는 것이 통례라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이와 함께 두 집을 짓는 일 자체를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해서 동시 착공, 동시 준공을 목표로 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라 일러주었다. 이는 이미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던 내용이었으며, 결국 관심은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로 모아졌다.


결국 공사비를 줄이는 방법이 가장 시급한 것이었으며, 이는 곧 면적의 문제와 연동되는 것이었기에 서둘러 면적표를 다시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1393-1번지 P교수의 윗집은 전체 공사면적이 모두 98.50평이었고, 1393-7번지의 아랫집은 83.27평으로 견적도면이 작성되어 있으므로 개괄적인 공사비를 평당 500만 원 정도로 잡는다 하더라도 윗집은 5억, 아랫집은 4억의 건축공사비가 필요한 것이며, 두 집을 하나의 사업단위로 묶어 공사계약을 한다면 계약과 동시에 1억 8천만 원을 지불해야 하고, 한 달 건너뛴 다음 매월 1억 8천만 원씩을 네 번 더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쉽게 나왔다. 즉, 1억 8천만 원씩 모두 5회를 지불한다면 공사비를 차질없이 충당하게 된다는 것이며 이와는 별도의 제세공과금이 몇 건의 사언별로 발생할 것이 예상되었다. 이는 두 개의 집을 각각 100평, 80평 정도로 약산하여 산출한 것에 불과하다.

이제 본격적인 공사비 책정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좌중은 심각한 상태가 되었으며, 건축가 조남호 선생 역시 매우 조심그러운 태도로 설명을 계속하였다. 최초 건축설계사무소와 에스화이브가 상정한 평당 건축공사비는 800만 원 내외였는데, 두 명의 건축주와 조심스럽게 통화를 한 결과 예상외의 높은 가격이라는 점을 알게 되어 3월 30일 다시 이를 조정하여 윗집은 670만원/평, 아랫집은 745만원/평 정도로 조정을 하였는데, 이 역시 예상보다 높다는 점에서 회의시간에 앞서 다시 조정한 결과 윗집은 평당 533만 원 정도가, 아랫집은 평당 565만 원 정도가 책정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만나면서 평당 최대건축공사비의 범위를 500만 원 정도로 낮춰 잡았던 까닭에 비록 그 근사치에 가깝게 공사비가 산정되었다 하더라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체 설명이 끝나고 약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P교수사 김사장에게 몇 가지만 묻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질문을 퍼부었다. P교수가 주로 묻고 시공업체 사장이 주로 대답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창호의 경우, 이건창호를 쓰면 세대당 통상 3,800~4,500만 원이며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시스템 창호일 경우(예 중앙창호)는 3,000만원 내외이고, LG 하이샷시 베스트는 1,4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이며, 바닥재 온돌마루에는 모두 600만 원 정도가, 조명기구는 500~600만 원 내외가 상정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함께 위생도기+수전의 경우는 모두 국산품을 사용한다는 점을 전제로 300~350만 원 내외가 산출되었으며, 싱크 설비(보조주방 포함)에는 세대당 1,500~2000만 원이 책정되었고, 지붕마감재의 경우는 징크를 그대로 사용하면 세대당 3,500~4,000만 원 정도이며, 스패니쉬 기와의 경우는 오히려 징크보다 더 비싸며, 일반기와를 사용한다면 징크사용 비용의 약 70%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시공회사측과 건축가의 설명이었다. 안마당의 조경비용은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만족하는 범위에서 세대당 80~90만 원 정도가 전체 건축공사비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윗집의 경우는 총 공사비용이 5억 3천만 원에 조금 미달하는 정도이고 아랫집의 경우는 4억 7천만 원 정도가 견적되었다는 것이다.

아랫집의 경우 다락방 설치에 2천만 원 정도가 더 반영되었으므로 이를 제거한다면 평당 24만 원 정도가 줄어든다는 등의 설명을 통해 하나 하나의 부품을 생각한다면 더 줄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줄인 비용들을 모두 모아 생각한다면 평당 건축비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겠다는 것이 건축가와 시공업자의 설명이었다. P교수는 더 줄일 것이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의 문제(특히 징크를 기와로 대체하는 문제)에 대해 건축가가 좀 더 숙고해달라는 부탁을 했으며, 내 경우는 지하층에 설치된 방을 없애고 허느렛 물건을 두는 공간으로 바꾸되 향후 방으로 전용가능한 정도로 마무리를 하는 방안을 제안하였고, 다락방 1개는 없애는 것이 어떨까 내심 생각하였다. 이와 함께 창호의 경우 이건창호의 브랜드 가격이 비용에 추가되었으리라는 가정 하에 조금 더 낮은 가격이지만 유사하거나 동일한 성능을 가지는 창호도 더 찾아볼 것을 당부하였으며, 마지막으로 건축가와 시공사가 머리를 모아 평당 건축공사비의 상한이 500만 원을 넘지 않는 방안을 찾아줄 것을 당부하면서 회의를 마쳤다.


회의를 마치면서 이상목 팀장은 건축허가 과정에서 솔토가 대행한 인허가 관련서류들과 제세공과금 영수증을 봉투에 넣어 주면서 수일 내로 다시 이메일을 보내 각각 얼마의 제세공과금을 솔토측으로 입금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겠노라 했으며,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모형 촬영을 하지 못한 까닭에 회의 자리에 배석한 안종진씨에게는 오늘 회의에 사용한 ppt파일을 USB에 담아줄 것을 부탁하였고, 모형사진을 별도로 촬영한 뒤 웹하드 등에 올려줄 것을 부탁하였다. 오늘 회의를 잡은 이유는 P교수와 내가 밤 9시 30분부터 다시 양재동의 새건축사협의회 사무실로 가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어서 회의를 마치자 마자 서둘러 양재동으로 향했다.

사무실을 나서기 전 조남호 선생은 조그마한 봉투를 건네주었다. 봉투에는 제12회 교보생명환경문화상 시상식 초대장이 들어 있었는데 목요일 오후 6시에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환경예술부문 대상이 건축가 조남호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예쁘게 인쇄되어 있었다. 조남호라는 사람이 좋은 건축가라는 점을 세상이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건축가와 함께 집을 짓는 일이 흐믓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와 함께 견적을 위해 준비되었던 도면을 가져올 수 있었다.

양재동에 도착한 뒤 새건협 상임위원회 시간에는 솔토에서의 회의 내용을 꼼꼼하게 적은 P교수의 노트 필기내용을 다시 정서하여 기록으로 남겼으며, 회의를 마친 뒤 주차장에서 몇 가지 의논을 계속하였다. P교수의 제안이라 할 수 있는 건축공사비 마련 계획이란, 두 집을 하나의 공사단위로 상정하여 비용 지불 계획을 수립하되 내 경우는 별도의 여유자금이 없다는 점에서 자신은 1억 5천만 원 정도가 우선 마련될 수 있고, 집이 팔리지 않더러도 인척으로부터 3억 8천만 원 정도의 돈을 급히 빌릴 수 있으므로 P교수가 전반기 공사비용을 대부분 충당하고, 착공 후 4, 5번째 지불비용을 내가 담당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고맙기 그지 없는 제안이었으며, 나는 집에 돌아가 아내와 의논을 좀 더 하겠다고 답하였다. 물론 각각의 집에 소요되는 건축공사비가 5억, 4억이라는 점을 전제한 것이다.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바지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진동하였다. 내용을 보니 솔토건축의 안종진씨가 보내온 문자 메시지였다. 모두 3개로 나누어진 문자는 “㉠ 기업형 웹하드에 모형 사진을 촬영하여 올려두었다는 것과 ㉡ 선생님, 메일 보냈습니다. 혹시 해서 웹하드에도 올려두었습니다 라는 내용, 그리고 ㉢ 선생임, 그리고 응원합니다~^ 좋은 집~”이라는 내용이었다. 한 편으로는 귀엽고, 다른 한편으로는 솔토건축에 자부심을 가진 스탭이라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한 느낌이었다.

새벽 1시가 다 되어서 집에 들어오자 아직도 식구들은 거실에서 강아지 마루와 함께 놀이에 열중이었다. 좀 더 여유로운 주말 시간에 조남호 선생의 ppt를 보여주기로 하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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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0.12.14 11:09

저녁 식사시간이 가까울 즈음 조남호 선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알즈너 코리아 사옥을 시공한 에스화이브에게 건축공사비 개괄산출을 부탁하고 그 결과를 받아본 결과 평당 700만 원에 이르는 공사비가 잠정 산출되어 걱정스러운 심정이라며 이를 낮추기 위한 건축설계 작업이 보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고, 그 결과 이른 시간 안에 두 집 가족을 초청하여 갖기로 했던 설명회를 보완작업을 거친 뒤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즉, 건축주의 입장과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건축가로서 평당 700만 원의 공사비를 적극적으로 낮추기 위해 일부 설계 내용이 조정되거나 혹은 자신의 경험으로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면서 이를 시공을 맡을 업체와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축주의 걱정이나 우려가 염려되는지 조남호 선생은 실시설계를 하면서 매우 디테일한 모형을 제작하고 있으며, 동시에 실내 공간을 누구나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스케치 업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하였다.

건축설계 조정 작업에 시간이 드는 것은 물론이지만 가급적이면 다음 주 중에   P교수와 나를 만나 의견을 조율할 기회를 갖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3월 31일 수요일 저녁에 솔토에서 모이자고 의견을 전한 뒤  P교수와 통화하여 만나는 일정과 장소에 특별한 이견이 없다는 동의를 얻었다.

건축가인 조남호 선생은 공사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모양이고 두 명의 건축주는 지금 살고 있는 집(아파트)이 팔리지 않아 공사비 마련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서 양 측의 고민이 같은 것이지만 각각의 내용은 조금은 그 양상을 달리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른 시간 안에 어떻게 되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최종적인 공사비를 우선 확정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P교수와 내가 해당 공사비를 어떠한 방법과 조건에 따라 누구에게 지불할 것이며, 공사기간은 충분하다는 점을 전제로 언제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해 공감과 확인을 얻는 것이다. 해야 할 일과 결정되어야 할 문제적 사안이 산적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성공적으로 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희망과 바람 사이에서 당분간 고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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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0.12.06 17:17

느지막한 아침 식사 후 아내와 함께 운동에 나서 가볍게 땀을 빼니 벌써 시간은 오후 3시를 넘기고 있었다. 아침에 미루어두었던 샤워도 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역시 방학이라는 이유로 일상을 심심해하는 큰 아이도 함께 조남호 선생님의 사무소에 갈 것을 물어본 뒤 셋이 서둘러 조남호 선생의 사무실로 향했다. 우려했던 만큼의 교통체증은 없어서 약속시간인 4시 30분이 조금 못 된 시간에 우면동의 사무소 앞에서 주차를 하기 위해 두리번거리는데 반대방향에서 P교수의 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그 집 역시 대학 4학년이 되는 큰 아이를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우리 집 큰아이와 나이도 같아 잘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P교수 아내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조 선생의 스튜디오로 올라갔다.

5층
건축물의 최상층에 자리한 조남호 선생의 작업실 앞 회의공간에는 조남호 선생과 박종수 대표, 양원모 소장 등 모든 실무자가 ppt 파일을 프로젝트로 띄운 상태에서 회의준비를 마친 모습이었고, 서로간의 인사와 가벼운 차 한잔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회의가 진행되었다. 조남호 선생의 발표는 매우 진지한 모습이었고, 신실한 인상을 받게 하는 신중한 어휘 선택 등 나무랄 것이 없는 발표였으며, 두 집의 아내와 아이들은 설명 중간중간에 고개를 끄덕이며 건축가의 설명에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표의 전반부는 신원동 주택으로부터 최근 완공한 평창동 주택에 이르기까지의 솔토건축의 작품들을 가볍게 일별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였는데 중간중간에 일부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던 경우도 분명하게 언급함으로써 클라이언트로 하여금 신뢰를 갖도록 하는 세련된 방식과 내용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발표 내용은 ‘건축가의 가지는 스타일이란 것은 일종의 실험적 성격이 있다는 것인데, 두 분의 요구사항은 일상생활공간으로서의 거주성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스타일을 갖는 주택’을 원하신다는 것이었고, 이는 곧 ‘동그란 사각형을 그리라’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으며, 클라이언트 두 사람이 모두 건축학과 교수라는 점에서 충분한 서로간의 이해가 있는 반면에 건축가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는 솔직한 심정의 토로였다.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격적인 주택설계안의 설명에 앞서 두 집의 외부공간과 주택의 형태 등을 보여주는 모형과 스케치업 이미지들이 제시되었다. 한 마디로 두 집의 설계는 개념과 건축적 공간구성의 방식은 동일하지만 각각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방식이 부지의 크기와 형상에 따라 달리 구현되었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얼핏 보면 두 개의 대안이 서로 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자세하게 뜯어본다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공간구성 방식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집 모두 사각형의 중첩을 통해 홑집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것이지만 윗집이 정방형 두 개의 모서리 부분을 중첩한 것이라면 아랫집은 장방형 두 개를 모서리 부분에서 합한 형태라는 것이다.

P
교수의 집은 그동안 몇 차례 의견교환이 계속된 결과 오늘 회의는 단일 대안의 발전 내용을 선보이는 자리라고 할 수 있는데, 핵심적인 내용들은 부지 내 주차공간을 기존의 직렬배치로부터 병렬배치로 수정한 내용과 북측으로부터 대문과 현관으로 이르는 진입공간에 대한 건축가의 생각을 지난번의 경우보다 더욱 구체화한 것이었고 이와 함께 도예작업 공간으로 상정된 지하층 작업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의견 청취가 건축가가 요구한 회의의 목적이었다. P교수댁 식구들은 건축가의 설명에 특별한 이견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지하층 작업공간의 공간 구획 문제와 물 사용을 위한 공간 구획의 문제, 작업실의 개구부 축소와 채광 실효성 확보방안 및 작업 마당 확장, 1393-1번지와 1393-7번지의 영역 구획의 명료화, 주차장 진입부의 적절한 차폐시설 설치문제, 1393-2번지의 마당과 2층 테라스로부터 들여다보이는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 등이 주로 논의되었고, 건축가의 진지한 의견 청취가 계속되었다. 건축가와 클라이언트가 상호 대립하는 등의 특별한 이견은 전혀 없었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청취하는 동시에 상대의 의사를 신중하고 진진하게 듣고 이해하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P
교수는 설명의 말미에 전체 건축연면적이 93.86평이 된다는 말에 사뭇 놀라는 표정이었다. 연면적의 증가는 곧 공사비의 증가와 함께 입주 후 관리해야 할 면적과 비용의 증가와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P교수의 아내 역시 전체의 평면구성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하신다는 말씀을 잊지 않았다.

우리
집은 두 가지 대안이 준비되었다. 대안 A는 그동안 우리 식구들이 선호하는 경향을 가졌던 대안으로 주방과 다용도실이 남북방향으로 병렬형식을 가지는 것으로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한 별도의 출입구 확보와 비규격 주방용 기기들의 은폐가 용이한 공간구성과 동시에 안방 공간이 매우 전형적인 방식(드레스룸-욕실의 직렬형 분리)으로 짜인 것이었는데 그동안 편의상 대안 1로 부르던 것의 발전된 내용이었다. 다만, 이 대안에 대한 건축가와 클라이언트의 공통적인 불만은 그동안 논의되었던 것처럼 현관 진입방식이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었다. 즉, 남측의 도로에서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온 뒤 다리 90도 틀어 현관 방향으로 향한 뒤 다시 90도를 꺾어 현관을 열지만 이곳에서 다시 90도를 좌측으로 꺾어야만 실내공간으로 진입하게 되고 여기서 다시 90도를 반대로 틀어야만 거실 공간으로 편입한다는 것이다. 즉, 최초 진입방향에서 360도를 돌아야 거실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와 함께 건축가는 주방과 다용도실을 남북방향으로 병렬화 함으로써 거실부분의 건축물 깊이가 길어지고 이는 곧 서측의 대지경계부인 사선부분에서 오른쪽(동쪽)으로 건축물이 밀리게 되기 때문에 정온한 안마당이 옹색하게 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밖에도 안방 부분의 공간이 흔히 보아왔던 것으로서 새로운 공간 창출에 대한 건축가의 흥미 유발 요인도 자연히 적어지는 매우 보편적이며 일반적인 방식이라는 점을 진지하게 설명하였다.

하층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대안과는 달리 식구들이 모두 만족해하는 표정이었지만 2층 공간은 여전히 어딘가 조금은 아쉬운 듯한 느낌이었다. 2층의 아이들 방 역시 안방 부분과 동일하게 평범하게 구성되었고, 얼핏 보아 공용면적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그 쓰임새는 다소 의심스러운 구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2층 가족실의 경우가 그러했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은 매우 진지한 태도로 ‘선택이라는 것은 언제나 다른 한 편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대신 선택한 대안이 가지는 장점을 수용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통해 대안 A보다는 건축적 공간구성 방식이 더욱 흥미로운 대안 B를 선택할 것을 조용하지만 강한 논조로 제시하고 있었다.

대안
B는 건축적으로 매우 간결하고 명료한 공간구성 체제를 가지는 것이다. 대문으로부터 거실에 이르는 과정이 180도를 회전하는 것이어서 대안 A에 비해 1/2로 줄어들었으며, 안방의 공간이 ‘집안의 집’을 가지는 형식으로 매우 새롭고 흥미로울 수 있으며, 북측의 엄청난 길이의 붙박이장은 새로운 매력이자 생활공간의 새로운 풍경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아내와 아이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주방과 다용도실이 직렬로 들어서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대지 서측의 사선부 공간형식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동시에 현관에 들어서며 창을 통해 정온한 안마당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귀중한 것이었고, 새로운 공간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혹시 나중에 쓰일 일이 있을런지는 모르나 이 집의 공간은 ‘두터운 매스(solid)와 가볍고 투시적인 흐르는 공간(void)이 남북방향으로 반복적으로 켜를 이루는 집’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생각을 문득 가지게 되었다.


축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모형과 평면도를 들여다보니 그동안의 생각과는 달리 긍정적인 느낌이 더욱 짙어졌고 아내와 아이 역시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2층 역시 매우 콤팩트하게 구성된 것이 긍정적으로 생각되었으며 큰아이 방으로 생각한 서측 침실의 외부에 자그마한 데크형 테라스가 달린 방식이 기분 좋은 공간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도 있게 되었다. 즉, 1층의 간결한 매스 구성과 2층의 공간 구획이 대응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일정한 건축공간의 구성 원칙을 준수한 대안이라고 생각된 것이다. 물론 지하층 역시 지난 번의 대안에 비해 매우 좋아졌으며, 특히 대문 안쪽의 창고공간과 지하방의 완벽한 별채 형식 역시 긍정적이었다.


이로써 
우리 가족과 건축가의 합의가 평화롭게 마무리 된 것이었다. 건축가 역시 본인이 생각하는 주택의 건축공간 만들기를 위한 건축주 설득에 만족한 결과였고, 클라이언트로서 우리 식구들 역시 건축가의 설명을 통해 대안들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였다는 만족감을 얻게 되었다. 또한 대안 A의 건축연면적이 82.67평인데 비해 대한 B의 건축연면적이 77.28평이라는 점도 공사비 등을 고려할 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어서 
조남호 선생과 설계실무자들은 두 집 구성원들에게 시간이 날 경우 지금 사는 집에서 새집으로 이사할 때 가져올 가구들의 목록과 사이즈 등을 정리하여 제공해 줄 것과 그것들이 현재의 합의된 설계안의 어느 곳에 놓일 것인지 등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혹시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면 언제라도 자유롭게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아울러 덩치가 큰 가전제품들이 무엇이며 어떠한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도 조언을 줄 것을 거듭 요청하였고 전기통신구의 위치와 내장재 선택, 주방기구의 브랜드 선택과 결로 방지를 위한 창호 설치 문제, 조명기구의 수준(가급적 국산을 사용한다는 점을 전제로)과 설치 방식 등과 같은 기술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진 뒤 설계사무소가 적정 대안을 목록으로 만들어 제시하면 가족들의 의논을 거쳐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는 건축공사비의 수준을 가늠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긴 것과 다름 아니다.

이에 
호응한 두 집 식구들은 다시 한 번 착공 시기와 준공 예상시점 그리고 에너지 저감 등을 위한 창문 크기 과대 방지 등에 신경을 써 줄 것을 거듭 요청하는 것으로 가족 모두와의 미팅을 마무리 하였다. 마침 조남호 선생의 작업공간을 둘러본 아내는 건축을 공부하는 큰아이 방이 조남호 선생의 작업실처럼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조남호 선생에게 직접 얘기하였고, 마음씨 좋은 아저씨인 조남호 선생 역시 그러마고 흔쾌히 응답하였다.

팅을 마친 뒤 사무소 밖에까지 나와 두 가족을 배웅하는 조남호 선생과 양원모 소장 등과 헤어지는 자리에서 아주 오랜만에 서로 만난 P교수댁의 식구들과 우리 식구들은 양재동의 장위동 유성집에서 조금 늦은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자의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였으며 다시 식당에 모인 식구들은 이제 평생 이웃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였다. 저녁식사 시간은 탈 없이 자란 아이들 얘기와 애정어린 남편들 헐뜯기 등을 듣는 시간이었다.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두 남자는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고는 넋 놓은 채 앉아 있고 아내가 주동이 된 소주 마시기는 결국 아이들까지 합세해 소주 3병과 등심 9인분으로 마무리되었다. 화기애애한 저녁식사 모임이 마무리된 시간은 이미 9시를 훨씬 넘긴 시각이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침 강남역 사거리에서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던 작은 아이와 연락이 닿아 강남역 7번 출구에서 아이를 만나 가족 모두가 평화로운 기분으로 귀가하였다.

차가
한남대교를 넘어 강북강변도로를 거친 뒤 동부간선도로에 진입할 즈음 아내는 자신의 오랜 친구 하나가 집 짓는 얘기를 듣더니 그 주변에 남은 땅이 있느냐고 관심을 보였다고 전하면서 1393-6번지의 땅은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느냐고 물어왔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거쳐 1393-1번지를 구입한 P교수에게 해당 부동산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알려주면 그 친구가 부동산 중개업소와 의논하여 아직 공터로 남아있는 인접 부지들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주자 아내는 그 친구도 함께 이사를 오면 좋겠다는 희망을 넌지시 전해 왔다. 물론 P교수와 나도 이웃에 서로 신뢰하면서 함께 살 분들이 계신다면 더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틈틈이 지인들을 만나면 단독주택으로 이주할 생각이 있는지를 묻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에게는 우리가 지금 함께 살 땅을 구해 설계를 하는 중이라는 얘기를 해 오고 있던 참이었다.

자주 만나는 친구들은 여전히 단독주택은 곧 전원주택이고 아직은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이어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응답이었다. 모 대학의 건축학과 교수이자 친구인 K교수 역시 오랜 친구로서 함께 살 것을 권했지만 기대되는 답은 부정적일 것이라는 것이 P교수와 내 생각이었는데 Y교수와 또 다른 P교수는 이미 단독주택을 지어 살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고, 현재는 단독주택 이주를 위해 1년간 남태령 단독주택을 전새로 얻어 살고 계시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의 K교수님을 모시고 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는데 아내의 친구가 관심을 보인다니 이 역시 새롭게 등장한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은 P교수 역시 늘 하고 있던 바람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주할 곳이 단독주택이지만 시내에 있으며 3분 정도의 도보거리는 번화한 시가지라는 사실을 지인들에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며칠 전 P교수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전국의 주소지를 파노라마 이미지로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사할 곳의 풍경이 아주 그럴듯하다고 전해준 얘기가 있었다. 마침 어제 새건축사협의회에서 가진 회의 시간에 만나 장난삼아 우리가 이사할 곳의 이미지를 띄워 파일로 저장하였는데 앞으로 이 그림을 주변의 지인들에게 보내거나 설명하는 수단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아내 친구에게도 이 사진을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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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