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2012.01.10 15:38

오늘은 살구나무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지 1년을 맞는 날이다. 조금 더 비장하게 말하면 이제 이 집에서 살아야 할 정해진 시간이 있다면 그 중에서 1년을 까먹은 셈이 되기도 한다. 어제 늦은 밤 아내와 함께 마당에 나서서 살구나무집에서의 지난 1년이 참 빠르게 지난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누었으니 우리 내외도 객관적으로 나이가 들었다고도 하겠다.

지난 1년은 빠르게 지나기도 하였지만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고,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식구들 모두가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는 점에서는 여간 다행이고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혹한의 겨울 한복판에 새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행여 관리비가 감당하지 못할까 염려되어 아래위층을 오가며 난방 밸브를 줄이고 전등 끄기를 일삼았던 기억부터 따뜻한 봄날 양재동과 과천, 모란시장을 풀방구리처럼 오가면서 야생화와 자잘한 묘목을 심던 일, 만개한 살구꽃 아래서 꽃비를 맞으며 즐거워했던 날들, 퍽퍽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살구를 먹으며 여름을 즐긴 일 그리고 맞이한 낙엽과 단풍의 계절과 다시 맞은 추운 겨울.

조금은 긴장했던 이웃들과의 만남과 이제는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위아랫집과 옆집의 따뜻한 이웃들. 우리집 오시기를 늘 고대하시는 여든 다섯 잡수신 노모의 편안한 볕쬐기 풍경 등은 그저 고즈넉한 한 폭의 그림으로 가슴에 남아 있으며, 집 안팎을 뛰는 강아지의 모습에서 ‘잘했다’ 싶은 생각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하였다.

살구나무집을 다녀간 지인들의 부러움과 시샘에 즐거워했고, 살구나무집을 찾겠다는 분들의 성화도 마음을 들뜨게 했던 지난 1년이었다. 지난 1년 동안의 여러 가지 일들을 묶은 책이 <아파트와 바꾼 집>이라는 이름의 책자로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이 일이 단순히 바람직한 집짓기의 일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의 건강한 운동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 또한 적지 않았다. 건축가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살구나무집을 설계한 건축가 조남호 선생에게 진지한 건축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겠다는 심정에서 여러 불편을 무릅쓰고 집을 찾는 분들의 인터뷰나 기사 작성에 도움을 주려고 했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대중 앞에 나서서 건강한 집짓기의 교훈이나 경험을 전파하느라 나름 애를 쓴 시간이었다. 마침 살구나무집 1년을 맞는 오늘 동녘출판사는 <아파트와 바꾼 집> 2쇄 인쇄를 결정하였다는 소식이다.

무엇보다 새 집 생활 1년을 맞으며 이렇다 할 문제 하나 없이 아파트 생활에서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으로 연착륙하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도 억눌렸던 욕망을 끄집어내게 하고 집터 고르기에서부터 더불어 살기에 이르는 모든 어려움을 도와주고 삶을 공유하고 있는 친구 박인석 교수, 자금 마련에 곤혹스러움을 느낄 때 흔쾌히 집을 내어주신 동료 교수님, 살구나무집의 설계자인 건축가 조남호 선생과 솔토건축의 식구들, 시공자인 (주)에스화이브 김봉섭 사장과 집짓기의 모든 공정에 열과 성을 다 하신 많은 현장의 작업자들, 공사 현장의 온갖 불편함을 감내한 지금의 이웃은 모두 내게 새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 조력자들이다. 살구나무집 생활 1년을 맞은 감상이라면 모든 것이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평온의 일상을 만든 아내와 아이들이 오늘처럼 언제나 곁에서 빙그레 웃으며 행복한 자유인으로 생활하는 날들이 지속되었으면 싶다. 살구나무집 1년의 생활에 대한 감상이 자못 감상적이 되고 말았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12 19:12

토요일을 맞아 다시 찾은 현장은 본격적인 지반공사가 한창이었다. 대지 서측 경사지는 옹벽 설치를 위한 바닥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되고 있으며 안마당은 전기통신 설비와 하수처리 맨홀이 파이프와 함께 매립되고 있었다.


예전에 비해 현장의 작업자들도 상대적으로 많아졌고, 목공, 전기, 상하수도, 콘크리트 타설 분야의 작업자들이 동시에 모여 작업 공정을 의논하면서 진도를 맞추는 모습이었다. 현장소장의 작업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주차장 외벽의 가스계량기는 그 위치 설정에 대한 건축가의 불만족으로 일단 중단된 상태였지만 다른 곳은 매우 바쁜 모습으로 공사가 진행중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풍경이었다.


내부는 지난번에 비해 크게 진전된 것이 도드라지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모든 개구부의 문짝 프레임은 완료된 것으로 보였고 자잘한 보조 공정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 한 가지 눈에 띤 모습은 그동안 건축주들이 걱정하고 있던 지하수 처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되는 동시에 그에 따라 윗집과 아랫집 사이의 옹벽 설치를 위한 거푸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김봉섭 소장이 걱정했던 그대로 건축가의 구체적인 작업 지시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장을 둘러보고 조남호 선생, 김봉섭 소장과 외부공간 처리문제를 논의하고 이어서 아랫집 주방 부분의 디자인 조정에 관한 의논을 하는 도중에 P 교수가 도착했다. 우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주방 부분의 아일랜드형 보조 식탁과 지금의 집에서 사용하는 식탁을 나란히 붙여 사용하는 방법이 좋겠다는 것이 건축가의 조언이었다. 그래야만 비로서 동서 방향으로 창이 마주하면서 실내 개방감이 강화되는 동시에 남측 벽면이 강한 힘을 가지는 느낌을 주게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두 집의 건축주들에게 건축가인 조남호 선생이 공간의 쓰임새에 대해 적극적인 권고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일단 건축물을 준공한 뒤 각자의 집안 식구들이 공간을 점유하고 사용하면서 어느 것이 편안한 방법인지를 살펴가면서 식탁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고, 이어서 위아랫집 아내들이 결정한 아일랜드형 카운터의 보조식탁으로의 사용 여부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즉, 평상시 식탁에서 식사를 한다고 가정하면 아일랜드 카운터는 별도의 높은 의자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이럴 경우에는 카운터 하단부가 안쪽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건축가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의견은 두 집 건축주의 반대로 그동안의 결정 내용대로 하되 상판에 비해 안으로 들어가는 깊이는 최소 20cm 내외가 되도록 한다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으며,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의 색채는 우리집에서 고른 초콜릿색보다는 흰색이 더욱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건축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P 교수는 이 문제는 아내와 좀 더 궁리한 뒤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유보 의견을 보였다.

조남호 소장이 떠나기에 앞서 그동안 조금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문제를 꺼내보았다. 다름 아니라 2층 가족실의 카운터 상판이 같은 높이로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아이 방 쪽으로는 한 단 낮아지고 그 위에 소형 세면대가 놓이도록 되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얘기하자마자 건축가 조남호 선생은 ‘그 문제는 사무실에서 이상목 실장의 얘기를 건네 받았는데 건축가 스스로의 독단으로 이미 높낮이가 없이 수평으로 놓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아내의 청을 가볍게 묵살한 것으로서, 나와 의견의 일치를 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과 합의한 바 있는 아내의 의견이었다. 아내 역시 건축가의 설명에 동의하는 표정이었고 별다른 이견 없이 같은 높이로 하되 아이들이 의자를 사용하면서 카운터를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높이로 조정했으면 한다는 다소 소극적인 의견을 표명하였다.

현장을 둘러보던 아내는 마당에 수많은 파이프와 맨홀 등이 묻히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시설물과 파이프 등이 매설되면 어디에 나무를 심느냐고 물었고 현장소장은 나무 심을 곳은 충분하다고 자신 있게 답하였으며,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을 위해 대문 좌측의 낮은 담장 높이가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할까를 함께 의논하여 1m 20cm 정도로 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하였다.


오랜 만에 현장을 찾은 작은 아이는 조남호 선생에게 어젯밤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본 다락방처럼 자신이 쓸 방의 상부 다락방으로 오르는 계단도 텔레비전에 나온 것처럼 접이식으로 만들어달라고 투정을 부렸는데 그러려면 다락방의 바닥 중간이 접이식 의자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구멍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시공된 경우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그래도 어찌 해 볼 수 없느냐고 재차 투정을 부렸다. 그러자 현장소장은 도면을 꺼내 보여주면서 다락방의 긴 방향으로 목재가 건너갔기 때문에 중간에 구멍을 내면 다락방 자체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해 주었고, 그 사이에 건축가는 스케치를 해서 작은 아이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현장사무실에서 차를 둔 대청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아랫집의 곳곳을 구경하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은 뒤 근처 식당으로 이동하려 현장을 나서려는데 조남호 선생이 다가와 두 집의 조명예산이 비록 적지만 그래도 정성을 들여 본다는 입장에서 알토조명에 견적을 의뢰했다면서 아는 분이 계시면 조금 얘기를 건네 달라는 것이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알토조명의 이성재 전무께 전화를 넣었으나 토요일이어서인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거는 사이 아내는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넣어 오늘 있었던 몇 가지 의논 사항을 재차 확인하고 오후에 한샘전시장을 둘러본 뒤 다시 전화를 주겠노라 약속하였다.


다소 늦은 점심을 마쳤는데 아직도 두 곳을 더 들러보아야 할 과제가 남아 잇다. 먼저 갈 곳은 한샘 잠실 전시장이고 다른 한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잠실 한샘전시장에서는 주방 싱크 상판을 최종 결정하고, 아일랜드형 보조식탁에 다리가 들어가는 부분의 깊이를 물건을 보면서 살펴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매장 직원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최종 결정한 주방 싱크 상판은 ‘라토나’로서 결국 윗집인 P 교수댁에서 고른 것과 같은 것이 되고 말았으며, 보조주방으로 쓰일 아일랜드 형 식탁의 하부 들어갈 부분의 깊이는 대략 25cm 정도로 하기로 의논을 모았고, 즉시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이를 알려주었다. 이제 더 이상의 변경이 생기면 수정이 어려운 시기일 뿐만 아니라 비용 산정에 있어서도 복잡함이 생기는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방 상판을 변경하면서 약간의 비용증가가 예상되어 매장 직원에게 물으니 먼저 선택한 것의 1.5배 정도가 된다는 대답이었다. 매장을 떠나기 전 오전에 전화를 걸었던 알토조명의 이성재 전무로부터 전화를 걸려 왔다. 조명기기 견적 의뢰에 대한 대강의 사정을 얘기하고 잘 부탁한다고 하자 월요일 출근 후 알아보겠노라는 답을 얻었다.

한샘 전시장을 나와 가까이 위치한 롯데백화점에 들러서는 바로 LG 전시장으로 이동하였다. 그동안 몇 차례 백화점과 전시장 등을 둘러보았고 제품안내서까지 모두 자세하게 살핀 바 있는 아내는 마음에 두었던 것들이 전시된 곳으로 나를 이끌면서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으며 뒤를 따르던 직원은 내일(10월 31일)까지가 자신이 할인해 드릴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니 서둘러 구매하라면서 제품 구매를 채근하였다. 그렇다고 그 분에게 우리는 단지 제품을 확인하고 모델번호를 적어가기 위해 매장에 들른 것이라고는 할 수 없기에 조금은 미안한 기색과 태도로 구입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들을 꼼꼼하게 살핀 뒤 매장을 벗어났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줄자를 들고 주방 카운터와 보울 등 설비와 가구 사이즈를 재던 아내는 죽전 주택의 경우가 지금의 아파트에 비해 주방 카운터와 아일랜드의 폭이 훨씬 더 넓다면서 흡족해하더니 LG전자의 제품안내서를 가져와 내게 건네면서 주택신축과 더불어 새로 구입하기를 원하는 가전제품의 종류와 모델을 일일이 가리키녀 새로 구입하여야 한다는 압력을 주었다. 몇일 전 우연히 회의 장소에서 만난 모 건설사 임원이 아는 경로를 통해 조금 싼 값으로 LG의 가전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으니 제품의 모델번호를 적어 보내 달라 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 대부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너무 오래된 냉장고 등을 새로 바꾸고 그동안 마음속에 두었던 사고 싶었던 제품들을 여기에 더한 아내의 구입 희망기기는 모두 4종류였다. 기존의 것이 너무 낡아 이번 기회에 교체하기를 희망하는 제품은 냉장고이고, 이미 하나를 가지고 있으나 추가로 하나를 더 구입하기를 희망한 것은 김치냉장고, 없던 것인데 정말 갖고 싶다는 제품은 냉동고, 그리고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새로 생긴 넓은 벽면에 붙이고 싶어 하는 제품이 바로 55인치 LED 텔레비전이다. 모 건설사의 임원에게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보내기로 하고, 더불어 P 교수도 샤로 구입한 가전제품이 있는지를 채근할 겸해서 모델번호와 규격 등을 정리하였다. 다만, 냉장고의 용량 차이로 인해 주방 싱크 상판으로부터 돌출되는 부분이 어떨가 싶어 두 가지 모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겠다는 것이 아내의 의견이어서 이들 두 가지 모델을 모두 구매 대상으로 상정하였다.

늦은 밤 P 교수 역시 내게 보내달라 했던 LG 가전제품의 목록을 정리해서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P 교수가 보낸 메일에는 에누리닷컴과 LG베스트숍의 최저 가격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역시 철저한 그 성격은 누구도 따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었다. 김치냉장고는 각각 187만 원과 225만 원, 드럼세탁기는 82만 5천 원과 95만 원, 광파오븐렌지는 426,789원과 47만 원, 그리고 로봇청소기는 54만 7천 원과 60만 원으로 이메일 문건에 적혀 있었다.

저녁 식사 후 아내는 앞으로 신축현장에 투입될 돈 문제를 언급하면서 11월 20일로 약정한 추가공사비와 측량비, 가스 및 수도설비 인입비 등의 제세공과금은 마련되어 있는데 최초 계약한 공사비의 잔액 10%를 지불하기 위해서 비축해두었던 비용의 해지 약정일을 11월 말로 다시 연장했다면서 한 달 동안의 이자가 7만 원 정도가 되는데 그 비용도 아껴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동의를 구해 왔고,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그 의견에 동조하였다.

늦은 밤 별안간 아내가 줄자를 꺼내더니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주방의 곳곳에 대해 수치를 재면서 솔토건축과 한샘 부엌가구로부터 받은 도면들과 일일이 비교를 하는 것이었다. 어느 쪽은 넓고, 다른 쪽은 짧다는 등의 혼잣말을 하면서 주방의 치수를 재자 작은 아이가 하는 말은 “엄마, 또 공부해?” 였다. 신축공사를 시작하던 때와 달리 요즘은 부쩍 집짓는 일에 신경이 쓰인다면서 다른 곳은 몰라도 주방이나 욕실, 수납장 등은 반드시 자신이 최종 확인할 것이니 그리 알라는 엄포를 놓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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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5.09 17:04

오후 3시에 지인의 혼인식으로 조금 이른 시간에 현장에 가서 논의를 마치려고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물론 논의 과정이 언제나 길어졌기 때문에 현장을 둘러볼 시간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약속시간이 10시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30분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죽전 현장에 도착해 지하층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현장에 도착한 이상목 실장과 김봉섭 소장을 마주쳤는데 현장소장이 나를 보자마자 ‘현장이 많이 진행되었지요?’ 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바람에 다른 얘기를 건넬 수 없었다. 목요일 조남호 소장과의 통화에서 확인한 것처럼 주택 외벽의 스터코 마감은 마무리가 되었고, 아랫집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철제 계단도 놓였으며, 2층 아이들 방의 다락방도 남측으로 답답하게 막혔던 목책도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또한 지난 번 모임에서 한 단 낮추기로 한 바 있는 콘크리트 블록 담장도 논의한 것처럼 한 단이 낮아져 마당으로부터 모두 5장이 쌓이는 높이로 이미 조정이 완료되었으며, 목제 두겁을 얹을 수 있도록 담장의 수평면에도 스터코 마감이 이루어진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며칠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덕에 외벽의 벽돌은 잘 말라가고 있는데 남측과 서측 그리고 동측의 벽면과 달리 북측면은 아직 지하수 처리가 덜 된 상태였고 햇빛도 그리 잘 드는 곳이 아니어서인지 푸른 이끼가 벽돌에 일부 끼어 있었고, 뒷마당의 흙은 여전히 축축한 상태에서 아직도 지하수가 조금씩 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인 현장의 풍경은 이제라도 곧 마무리 공정으로 접어들 수 있을 정도로 곳곳이 마무리 공정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창호 설치를 위한 개구부 언저리 미장 마감도 완료된 상태였다. 특히 1층 현관 진입 후 바로 마주하게 되는 동쪽 개구부가 지난 번과는 달리 매우 낮은 모습이 생경하였는데 아내는 이를 보더니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눈치를 계속 보내고 있었다. 이와 함께 철제로 만들어진 계단 구조물의 계단참들이 집 안에서 움직이다가 부딪치면 크게 몸을 상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적당한 방법으로 변명을 하면서 둘러대기는 하였지만 아내는 아직도 마음에 흡족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집의 모양이 갖춰지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더 안도하는 표정이었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최종 마무리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에게 거푸 질문을 하고는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하였다. 현장을 거칠게 둘러본 뒤 현장사무실로 들어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P 교수 내외와 조남호 선생을 기다리면서 커피 한 잔을 나누었다. 이상목 실장은 많은 것을 준비해 왔는지 커다란 헝겊 백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연신 팸플릿과 인쇄물 등을 내놓으면서 조남호 선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시가 조금 지나면서 조남호 선생과 P 교수 내외가 현장사무실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상목 실장은 그동안 건축주들의 온갖 요구사항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정리한 듯한 새로운 유인물을 내놓았고 준비한 노트북을 통해 하나씩 설명을 해가며 요구사항에 대한 확인 작업과 건축사무소에서 제안하는 내용들을 설명하면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회의 중에 혹은 의논을 통해 현장에서 변경하기로 한 실내디자인 사항을 정리하면 ;

아랫집의 주방은 상하부는 유로노블 백색으로 하며, 아일랜드 부분은 초콜릿색의 하단 마감을 하고 C-채널은 '세련된 그레이(한샘에서 부르는 이름)'로 한다. 윗집의 경우 주방 상하부는 유로노블 B&W로 하며, 아일랜드는 ‘키친바흐 6000 퓨어화이트’를 참조한다.

윗집, 아랫집 안방 욕실의 화장지와 잡지꽂이의 형식은 좌우 복합설치 방식에서 상하 복합 타입으로 하되 사용자들이 모두 오른손 잡이라는 점을 고려해 양변기 우측에 설치하며, 모든 욕실에 위치하는 샤워기는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다.

아랫집의 마루바닥재는 기존에 선택한 오크 원목마루로 하되 1번지의 경우는 T=2mm 원목마루로 한다. 이 경우 사용하는 재료는 ‘H/S 싱글스모크, 127X1090X10T’를 사용하며, 재료는 물푸레 나무로 건축주가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며 비용 증가분은 추가공사비에 반영한다.

아랫집 계단참은 자작나무에 오일 스테인으로 처리하여 마루 재료와 조화로운 색감으로 조정하고, 윗집의 경우는 라왕 합판 등에 무늬목을 입혀 색감을 조정하는 방안을 건축가와 솔토의 실무자들이 검토하여 제안한다.

윗집의 신발장은 무늬목 색상으로 하되 자작나무 합판보다는 약간 진한색이 되도록 하며, 아랫집의 경우는 기존에 선택한 것과 동일하게 화이트 하이그로시로 시공한다.

윗집과 아랫집의 욕조 하단 타일은 벽타일의 색상을 따르며, 수납장은 무늬목 워시 처리한 것으로 하되 아랫집의 경우는 작은 아이방에도 이를 설치하는 것으로 한다.

그밖에도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지하수의 조경수 활용방안(물길)에 대한 사항을 기존의 생각에서 완전 변경하여, 흘리는 방법 대신에 위험을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완전히 지하로 빼서 향후 물로 인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조정하며 특히, 북측면에 습한 공간을 형성하지 않도록 한다.

건축물 외부 비계 해체가 다음 공정을 준비하는데 장애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우선 벽돌면의 발수제는 건축물의 지붕 하단 부위만을 먼저 도포한 뒤 비계를 해체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소장의 지휘 아래 발수제를 바르되 외부공간의 시공 효율을 감안하여 조속히 철거하고 다음 공정에 만전을 기한다. 한편 징크공사에서의 몇 가지 수정 사항은 현장 소장이 즉각 반영하여 시행한다.

이와 함께 조남호 선생이 준비한 조경계획이 검토되었다. 아랫집과 윗집 모두 충분한 조경공사비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준공검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경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장기적으로는 건축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외부공간이 좋겠다는 점이 전제되었다.


아랫집의 경우는 현재의 담장을 거실 인접부에서 약간 틀어서 그 부분과 거실 사이에는 조팝나무 등과 같은 상록수를 밀식하고 나머지는 모두 마사토를 깔아두는 정도로 마무리하되 판석 일부를 한식담장 북측의 오픈 스페이스에 깔아둠으로써 대문 진입 후의 공간과 상호 연관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마무리 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하면 담당 안쪽의 그늘진 부분에는 자연스럽게 이름없는 풀들이나 야생화가 자라날 것을 기대하는 것이었다.

한편, 집의 서측 오픈 스페이스는 콘크리트 마감을 원칙으로 하지만 현관 입구의 일부는 현관 안쪽의 타일을 그대로 끌고 나와 공간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타일을 붙이고, 삼각형과 직사각형의 푸른색 부분은 흙을 그대로 두어 자연스럽게 풀이 자라도록 할 것이며, 대문 진입 후 만나게 되는 서측의 외부공간은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뿌려둠으로써 내년 봄에 자연스럽게 싹을 틔운 야생화와 풀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러운 둔덕을 이루게 할 것이 설명되었다. 물론 외부에서 반입할 배롱나무와 단풍나무의 위치도 이견 없이 결정되었다.

한편 전기용량은 우리집의 경우는 7KW를, 윗집의 경우는 12KW를 이미 신청했다는 김봉섭 소장의 설명이었다. 통상적으로 가정집의 경우는 5KW 정도를 신청하는데 윗집은 가스 가마를 들여올 예정이라는 점에서 조금 용량을 키우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의 선택이라는 점을 고려하였고, 아랫집의 경우 역시 7KW 정도면 충분한 것이라는 설명이어서 다들 동의하였다.

오늘 회의 결과 공사비 증액분도 대체적으로 결정되었고,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증액부분에 대해서도 적당한 공감과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었다. 오늘 회의 내용 모두를 그대로 반영하면 아랫집의 경우는 1,253만 원이 증액되어야 하고, 윗집의 경우는 2,552만 원 정도가 추가되는 것이었다.
회의를 마치고 우리 내외는 혼인 때문에 서둘러 자리를 비우고 P 교수 내외는 여전히 현장에 남아 이상목 실장과 김봉섭 소장과 더불어 자잘한 문제 정리를 위해 회의를 계속하였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04 00:38

여늬 토요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토요일을 맞았지만 오전 10시의 현장 미팅 때문에 조금 부산을 떨며 아내와 집을 나섰다. 죽전으로 가는 도중에 조남호 소장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본인은 이미 현장 근처에 도착했노라면서 언제쯤 도착 가능하냐는 것이어서 마침 경원대학교 근처를 지나노라 답하고 빨리 현장에 도착하겠다고 하고는 서둘러 현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띤 현장의 지난 주와 다른 점은 마당의 둘레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담장이 시멘트 블록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현장 사무실에 오르기 위해 대청초등학교에서 집으로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주차장 입구에 슬라이딩 도어 설치를 위한 레일과 센서감지기를 포함한 자동문 운영 시스템이 부착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주일 만에 현장을 찾은 탓에 서둘러 더욱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눈을 비비고 찾으려 해도 이것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내심 초조한 기분이 없지 않았으나 마침 조소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던 김봉섭 사장이 “그동안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소장님이 오셔서 별로 진척이 없다는 말씀을 하니 약간은 서운한 심정”이라면서 먼저 퉁을 놓는 바람에 목까지 차올랐던 말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1층 마당 레벨로 오르니 지난 번 방문 때와는 달리 몇 가지 새로 변한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그동안 목조틀만 보이던 각층 공간의 수벽이 석고보드 등의 패널로 채워진 것이었으며, 바닥은 온돌 파이프를 모두 설치한 뒤 다시 셀프레벨링에 의한 시멘트 몰탈 작업이 끝나 양생을 완료한 모습이었고, 지하층의 창고에는 강제 문틀이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창호 설치 부분이 매끄럽게 정리되었으며, 지하층 주차장 처마와 1층 거실 부분의 돌출 처마 하단에 목재 마감이 완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 양생 부분이나 내민 처마의 목재 마감 부분은 모두 깔끔하게 정리된 것으로 보였으며, 주말임에도 경륜이 굉장해 보이는 두 분이 서로 의논해가면서 거실 창호 부분의 세밀한 마감 준비와 스터코 시공을 위한 준비작업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아마도 월요일부터 새로운 공정이 시작되는 까닭에 많은 사람이 현장에 나와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장을 먼저 돌아보던 조남호 선생은 담장의 높이가 적정한 것인가에 대해 조금은 의구심을 가지는 모양이었다. 현재는 시멘트 블록을 모두 6장을 쌓았지만 도면에서의 느낌과는 달리 조금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었으며, 몇 분 정도를 이리저리 할애하면서 여러 가지 궁리를 하더니 내게 의견을 구해 왔다. 마당 안쪽에서 밖을 보는 시늉을 하면서 그 높이를 살피니 조남호 소장의 의견대로 조금 높다는 느낌이어서 1장 정도를 내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 나름의 답을 주었고, 몇 차례 더 마당을 오가던 조남호 선생 역시 1장 높이를 낮추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물론 담장의 맨 위 테두리에는 두께 20mm 내외의 방부목이 두겁으로 올라갈 것이며, 이를 통해 전체가 일관된 모양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이대로 마감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블록의 표면에 스터코를 붙일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을 주고 판단하겠노라는 것이 건축가의 의견이었다.


현장을 함께 들러보던 김봉섭 소장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스터코 작업이 시행될 것이므로 다음 주말에는 외벽이 마감된 모습을 볼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창호 제작이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10월 20일부터 23일 정도에 창호설치가 완료되면 건축물의 외벽을 둘러싸고 있던 비계가 모두 철거되므로 집 모습을 제대로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현장 공정이 상당히 진척되었다는 점을 애써 설명해 주었다. 아울러 그동안 건축주들이 걱정하고 있는 마당의 지하수 처리 문제도 창호가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자연스럽게 경사진 대지를 올라 현장사무실에서 미팅이 속개되었다.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었지만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공정연기의 문제에 이에 따른 현장관리비 추가 지불 문제

천재지변에 가까운 게릴라성 폭우와 지속된 우기로 인해 불가피한 공정 연기는 결국 비용 증가를 수반하는 바 현장관리비 증가를 초래한다는 점에 건축주와 시공자, 설계자가 모두 동의하며, 솔토건축사사무소가 중재안으로 제안한 비용 분담 원칙을 수용한다. 이에 따르면 추가 공기가 약 한 달이며, 1일 현장관리비를 50만원으로 상정하면 모두 1,500만원의 공사비 증가요인이 생겼고, 이를 건축주와 시공자가 50:50으로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두 집의 건축면적을 중심으로 이를 다시 나누어 부담하면 1번지는 4,125,000원이 되고, 7번지는 3,375,000원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동의한다.


물론 이 문제는 다시 입주 지연이라는 다른 상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입주 일정은 10월 말에서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물론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동료 지인의 집에 보증금도 없이 살고 있는 우리 형편을 한 번 더 생각해 주도록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보다 알차고 세밀한 현장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현장소장과 건축가에게 더불어 청하였다.

2. 창호 설치 문제

창호는 현재 제작공장의 일정을 확인한 결과 10월 20일에서 23일 사이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창호 반입과 설치가 완료되면 비계 철거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이 이어졌고, 그 후 본격적인 마무리가 이루어질 것인데 통상적인 경험으로는 창호 설치 완료 후 입주는 대개 1달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현장소장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건축주들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3. 담장 높이 조절

현장을 여럿이 함께 둘러본 상황과 각자의 판단으로 미루어 보건대 현재의 윗집과 아랫집 담장 높이는 시멘트 블록 한 개를 내리는 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하였으며, 그 위에 수평방향으로 설치되는 목재 두겁은 19mm 보다는 보금 더 두께를 가지는 것으로 20~24mm 정도의 방부목을 설치하는 선에서 의견이 조율되었다.

4. 실내 계단 설치

실내계단의 경우 1번지는 이미 콘크리트로 설치되어 있지만 7번지의 경우는 강제 프레임에 자작마루 합판을 대는 것인데 이것 역시 다음 주 중에는 일단 강제 프레임이 설치될 것이며, 그 후 내장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바닥판도 아울러 설치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5, 마당 데크의 크기 조정 문제

그동안 잠정적으로 합의된 아랫집의 데크는 폭 2m 40cm이며 거실의 동측 방향에 설치되면서 남측으로 감아 도는 것이었으나 솔토건축에서 새롭게 제안한 것은 거실의 데크의 폭은 그대로 하되 길이는 동측 창 1/2로 줄이는 것을 제안하였다.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현장으로 내려가 확인을 거쳤지만 쉽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건축가인 조남호 선생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일단 솔토건축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따라서 거실 안에서 마당을 내다볼 때 창호의 반은 데크면이 다른 반은 잔디마당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조남호 소장은 데크 폭의 확장에 따라 마당의 비례가 처음 설계 내용보다 혹시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이어서 건축가의 생각에 좀 더 무게를 두기로 하였다.

6. 욕실의 수납장 설치 문제

원칙을 정하기로 하였는데 수납장을 가지는 경우는 세면대 벽면에 거울만 설치하는 것으로 하고, 1층 손님용 화장실의 경우는 가벼운 선반만 설치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특히 2층의 아이들 욕실의 경우는 입구에 이미 카운터와 수납장이 있는 별도의 수납가구가 설치되므로 세면대 위 허드렛 물건을 놓을 수 있는 젠다이를 두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위로 들어 올리는 수납장과 선반이 일체화된 수납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7. 현관 문짝의 형상과 재료

그동안의 논의 결과 약간의 서로 다른 이해가 있었던 부분인데 아내는 기본적으로 대문과 같은 느낌의 강제+목재로 구성된 육중하고도 무게감을 가지는 현관문을 선호하는 데 반해 추천된 것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유리가 들어간 것이어서 이를 한 번 더 고민해 줄 것을 설계사무실에 요청하였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은 조적조 건축물에 어울리는 주문형 현관문을 선호하고, 이를 위해 설계사무소가 선정한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추천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고민을 해 줄 것을 건축설계사무소에 요청하였다.

8. 식재 가능 기간 및 위치 제안

주변에서 집을 짓는다고 하니 몇 분이 나무를 보내주겠다는 감사할 일이 있어 이를 현장소장에게 문의한 결과 마당의 한식담장이 완료된 뒤 수목을 식재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답이어서 그 기간이 언제가 될 수 있냐고 재차 묻자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잡으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이에 따라 현장 사정을 고려하여 현장소장이 식재가 가능한 일정을 별도로 정하면 이에 따라 준공을 위한 조경 외에 건축주가 비용을 들이는 개별적인 식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고, 준공검사를 위한 식재는 현장소장이 임의로 판단하여 설치하는 것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9. 그라운드 레벨의 물처리

공사 진행을 위해 터파기를 한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지하수의 처리 문제는
다음 주 스터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으며, 건축주들은 물처리를 포함하여 부지 서측의 공원 연접부의 경사지 구배 조정 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주었다.

10. 부엌가구

한샘 브랜드를 그대로 적용하되 1393-7번지의 경우 유로급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싱크대 하부의 수납장 색상을 초콜릿으로 할 경우 비용이 상당히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면 비용의 문제를 우선시하여 원래대로 화이트로 할 것이며, 아일랜드 하부는 그대로 초콜릿 컬러를 유지하는 것으로 잠정 의견의 일치를 보았고, 비용 증가가 상당하지 않으면 최초 의견대로 싱크 상판 아래는 초콜릿 컬러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정도에서 의견을 절충하였다.

11. 건가구와 바닥재료

(주)가온의 주문제작으로 하되 문짝은 무늬목 위 워시처리 기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하고 가온에서 가져온 샘플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흰 빛이 드러날 수 있도록 제작하도록 의견을 통일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1393-7번지의 경우 아이들 방 한 곳(동측 작은 아이방)은 현재의 아파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샘 붙박이장을 그대로 옮겨와 현장에서 일부 가공하는 것으로 하며, 동측 발코니가 딸린 방(큰 아이방)에는 추가적으로 수납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하되 이렇게 한다면 건가구 금액이 높아질 것이 예상되므로 이 역시 새로운 추가 공사금액을 반영하여 최종 견적을 작성하는 것으로 한다.


12. 공사비 증가에 대한 의견

솔토건축에서 제안한 공사비 증액 내용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개별적 증액부분(예를 들어, 큰 아이방의 수납장 추가 등)만을 반영하고 사소한 변경 내용은 증액된 공사비 내에서 솔토건축과 시공사가 협의하여 더 이상의 공사비 증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상호 준수한다.

13. 공사비 잔금 지불과 감리비 지불 시기

최초 공사계약과 설계계약에 따르면 공사비 잔금(총 공사비의 10%)과 감리비(두 집 각각 1,000만 원)는 준공 후 입주 시점에 맞추어 지불하는 것으로 정했던 바, 이를 재확인하며 준공 후 입주 전후에 두 건축주가 정한 일시에 맞추어 지불한다.

14. 수납장의 내부 구성

(주)가온의 인터넷을 통해 제시된 기본형을 중심으로 수납장 내부 구성 항목을 선택하며 별도의 개별적 추가 주문시 공사비 증액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가급적이며 가온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메뉴 형식(A,B,C...)을 사전에 선택하고 이를 솔토건축에 이른 시간 안에 고지하기로 한다.

15. 다음 현장 회의

다음 현장회의는 10월 8일 토요일 오전 현장사무실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다음 미팅에서는 타일 선정과 부엌가구 선정 등을 위한 최종 회의로서 10월 8일 회의 후 본격적으로 현장의 내부 마감공사가 시행된다.

회의를 마치고 아내와 미리 약속한대로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제5회 전원주택-리모델링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이란 것이 늘 그렇듯 급히 마련된 행사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으며 이렇다 할 볼거리도 별로 없는 곳이어서 발품을 많이 팔고 만 나들이였다. 현장에서 본 바닥마감재가 좋아 보였지만 ㎡당 재료비(시공비 포함) 단가가 우리가 책정한 비용으로서 도저히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한 상태였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배고픔도 심해져 집으로 가자고 아내를 채근하였다.

아내는 태양광 패널 설치 업체들이 전시장 여러 곳에 부스를 차려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장면을 보더니 향후 단독주택으로 입주해 살게 되면 당연히 지금의 아파트보다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자사를 통해 사전에 신청을 할 것을 종용하는 전시장의 업체 관계자들에게 이것 저것을 묻고는 우리도 반드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서둘러 태양광 사용 신청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4.23 00:39

현장에는 건축가의 이같은 제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기 위해 이미 외벽 스티로폼과 메쉬감기 등의 스토커 마감공사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중이었으며, 현장 사무실의 작업 일정표에도 작업공정 계획이 표기되어 있었다. 아내는 아직도 스토커 마감에 대해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모르는 눈치였고, 이를 알아차린 현장소장은 사무실에 마련된 스토커 단면 모형을 보여주면서 상세하게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모든 결정은 건축가의 권고에 따르기로 하였다.

이어서 조남호 선생은 아랫집의 담장 설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도로에 면하는 부분의 상당 길이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마감을 하고 거실에 면하는 일부의 끄트머리에는 식재를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도면을 보여주었다. 도면에 의하면 마당의 남측 단부는 동쪽 끝에서 5.6m에 걸쳐 높이 1.2m의 블록을 쌓고 그 위에 20mm 정도의 목재 두겁을 두는 것이었으며, 이와 같은 높이로 식당 외부의 작은 발코니도 벽체를 설치하지만 그 마감은 스토커를 한다는 것이었다. 1393-6번지와 면하는 부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안이 제시되었다.

한편, 거실 동측의 데크는 그동안 우리가 요구한 것처럼 2.4m 정도로 확장하고 마당 안의 나지막한 한식 담장의 길이는 동서방향으로 조금 더 늘려서 안방 외벽의 동쪽 끄트머리에 일치시키도록 하였으며, 스토커를 이용하되 청고 벽돌을 켜서 9cm 간격으로 단부가 보이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그 높이는 역시 1.2m이고 폭은 30cm 정도로 제안하였다. 청고벽돌은 이미 외부 파벽돌이 입고될 때 들어와 있는 것으로서 상큼한 마당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현장은 그 전보다 몇 가지가 눈에 띠게 달라졌다. 하나는 창호 발주를 위해 정밀한 치수가 필요했으므로 이를 위해 방수를 겸한 창호 인방부의 징크 설치가 완료되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부 바닥 마감을 위한 기포 콘크리트 타설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김봉섭 소장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창호에 면한 바닥과 개구부의 프레임이 만나는 단부는 반드시 70mm의 스티로폼을 대고 기포 콘크리트를 쳐야 한다면서 우리를 데리고 현장에서 직접 설명을 해 주기도 하였다.

그동안 많은 시간에 걸쳐 세심하게 마무리 작업을 벌인 바 있는 지붕 마구리 부분의 징크공사도 이제 정리가 되면서 제대로 된 입면을 볼 수 있도록 형상을 거의 갖추었으며, 동절기에 눈이 쌓여 녹으면서 아래도 낙하하는 눈이나 얼음에 의한 안전사고의 불상사도 방지할 겸 눈이 녹으면서 물받이 홈 통이 얼어붙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겸하도록 눈 쓸어내림 방지 프레임도 역시 지붕 외부의 1/4 지점에 계획대로 설치되어 있었다.


그밖에도 추후 공정을 준비중인 여러 가지의 마무리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온돌 난방을 위한 배관공사를 위해 각 층의 바닥 레벨을 고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주차장의 경우는 내부 마무리 작업이 된 상태여서 혹시라도 다른 공정을 맡은 작업자들이 못질을 하거나 낙서 등을 하지 못하도록 주의사항이 종이에 인쇄되어 붙어 있기도 했고 지붕으로부터 지면으로 내리는 홈통 설치를 위해 임시로 벽돌을 보호하기 위한 임시홈통이 설치되어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공정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딘 것으로 판단된다는 생각과 오래 살 집인 만큼 꼼꼼하게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교차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소유하신 분이 매매할 생각으로 부동산에 내놓았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에는 마음이 바쁜 모양인데 이는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현장을 둘러보다가 김봉섭 소장이 별안간 공정이 상당 부분 밀려 40일 정도가 더 소요된다는 말을 하자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P 교수 내외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그동안의 우기를 생각한다면 동의하는 바지만 그래도 너무 늦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남호 선생은 공기가 밀리는 것이 결국은 비용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므로 현장소장이 세밀하고 구체적인 공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10월 2일 토요일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시 모여 긴 시간을 가지면서 마무리 공정을 위한 모든 사항들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고 현장 미팅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이에 동의하였다.

확장된 데크의 마무리 모양에 대한 의논도 이어졌다. 우선 데크의 재질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김봉섭 소장이 보여준 보편적인 방부처리목에 대하여 이견이 없었지만 마무리 작업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달랐다. 기본적으로 널을 댄 후 끝자락을 감추는 아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방식과 널을 댄 후 맨 끄트머리 부분의 널이 아래에 붙는 방법에 대한 이견이었는데 건축주 두 사람은 모두 방부목이 그대로 끝선까지 이어지며 마무리되는 방식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현장에서의 공사 역시 이같은 의견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회의를 마무리하기 전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결정한 바 있는 목욕탕과 주방 등에 대한 타일 선정 내용이 토의되었고, 아내는 홍대 입구의 ‘부러운’ 가구점에서 가져온 나무결 무늬목에 워시 처리된 문짝 샘플을 이상목 실장에게 전달하면서 혹시 홍대 앞 붙박이장 주문제작 업체를 방문하게 되면 같이 따라갈 용의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고, 다음 월요일쯤에 견적을 위해 그곳에 가게 될 경우 동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P 교수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하지 않은 까닭에 우리 내외가 정하는 내용을 그대로 따르겠노라는 말을 남겼고, 다만, 주방의 설비에서 전기오븐레인지를 둘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보겠노라 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하고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뒤 귀가하였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22 12:02

오전 내내 강한 비가 몰아치더니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파란 하늘이 구름 사이에 드러나며 땡볕이라도 해야 할 정도의 강한 빛이 내리쪼이자 아침 겸 점심을 마친 아내가 현장에 한 번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왔다. 특별히 오늘은 현장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없어 글쎄 하면서 결정을 미루자 큰아이가 나서며 자신도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는데 함께 갔으면 한다는 뜻이 비쳤다. 며칠 전 솔토건축에서 조남호 선생이 아파트에 새로 입주하면서 세덱(SEDEC) 가구를 하나 구입했는데 가격이나 디자인이나 괜찮더라는 말도 생각나 인터넷을 뒤져 분당의 세덱 전시장 위치를 확인하고, FC 서울의 응원을 위해 아침부터 축구장을 찾은 작은 아이를 빼고 셋이 길을 나섰다.


죽전 현장은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주차를 하고 대문 입구에 서자 주차장 내부 블록쌓기가 한창이고, 외벽의 벽돌공사가 탄력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는데 솔토의 이상목 실장도 현장 인부들과 어울려 이곳저곳을 단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사를 건네고 현장사무실로 오르자 오늘 오전에 조남호 선생이 다녀가면서 창호 여닫이 위치와 조적 공사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체크했노라 일러주었다. 그동안의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조남호 소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현장에 나와 이것저것을 확인하고 지시하는 등 감리업무에 충실한 모양이다.


전반적인 현장의 모습은 본격적인 외부 마감공사와 더불어 지붕재 설치 마무리, 전기 배선 공사 마무리 등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하주차장과 지하실의 벽체가 마무리되는 모습이었고, 그동안 디테일 처리 등의 문제로 남겨두었던 지붕 징크공사를 마무리하거나 외벽의 조적과 지붕이 만나는 부분의 세밀한 조적 공사 등도 착실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붕 마감재 공사도
일부 물흐름 구배를 잡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위해 남겨둔 것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마무리 상태에 들어갔다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동안 건축주로서 일정한 염려를 가지고 있던 지하수 처리 문제도 대지 서측의 공원 방향으로 U자형 측구를 두어 일단은 물흐름의 방향을 돌려놓은 상태여서 현장은 그 이전보다 매우 정리된 느낌이었으며, 내장재를 마감하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 두어야 할 배선공사와 콘센트 위치 등을 잡는 전기공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집을 둘러보니 그동안과는 달리 변한 풍경이 눈에 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거의 모든 창호에 걸쳐 몰탈 마감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즉, 그동안에는 콘크리트 타설한 모양대로 창호부위가 구멍난 채 있었으나 오늘 현장에 가보니 창호의 크기와 규모 그리고 개폐방식 등이 일정하게 정해진 모양인지 모든 창호의 외곽에 매우 정밀한 몰탈 마감이 진행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보조주방의 보조 싱크 보울이 들어설 자리에 냉온수가 배분될 수 있는 파이프가 배관되어 있었고 목재 지붕틀이 군데군데 구멍이 난 상태에서 전기배관 선들이 그곳을 꿰고 있는 풍경이었다.


이와 함께 마당에서 물을 쓸 수 있는 수도배관도 안방의 외벽에 자리를 잡아 설치되어 있었으며, 현장사무소 마당에는 조적의 줄눈을 넣을 수 있는 별도의 줄눈용 시멘트가 쌓여 있었다. 마침 우리들의 방문 소식에 사무실에서 나온 김봉섭 소장은 이제 벽돌의 줄눈을 넣는 작업과 징크 마감작업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며, 그리되면 집이 제대로 보일 것이라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이번 공사는 그 결과가 매우 좋을 것이라면서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다만, 그동안 비가 너무 자주 내린 탓과 창호 주문과 제작이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전체적인 공정이 조금 뒤로 밀려 예상한 날짜 보다 조금 늦어진 상황에서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러면서 이번 태풍으로 이미 살고 있는 옆집의 기와 일부가 파손되었고, 아래쪽의 신축주택 주차장 섀시가 우그러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살구나무 윗집과 아랫집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도 전해주었다.


이제 전체적으로 집의 모습과 형태 그리고 재료 등이 일목요연하게 보이는 단계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장을 안내하던 김봉섭 소장은 이제부터 집이 점점 더 규모가 있게 느껴질 것이며, 특히 외벽 벽돌쌓기를 위해 설치한 발판 지지대 등이 철거되면 집의 형태가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니 기대하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징크 지붕으로부터 내려오는 물홈통이 조적조 위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남호 선생의 설명대로 집을 돌아가며 홈통 설치 구간이 벽돌을 쌓은 부분으로부터 돌출되지 않도록 새심하게 배려되어 자리를 잡았으며, 그 폭 또한 서로 달라 꼼꼼한 설계가 공사 현장의 작업자들에게 꽤나 애를 먹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도 하였다.


이제 벽돌이 쌓이지 않은 부분은 모두 스토커 처리를 위해 남겨진 공간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라는 설명을 이상목 실장으로부터 들었으며, 깁봉섭 소장은 조금 밀린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복합 공정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는 설명이었다.


적당하고 여유롭게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사무실에 들어가 차를 한 잔 나누며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건축주에게 답을 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물론 아내도 함께 자리하여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주로 논의된 내용과 제안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안마당에 설치하기로 한 데크의 폭 확장과 더불어 그 길이를 마당의 한식담장 너머의 안방측 벽체까지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이유는 현관을 열고 들어온 뒤 마주하는 대형의 고정창 너머로 볕이 잘 들지 않는 부위의 음습한 흙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보다는 마치 바닥이 창을 통해 외부공간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갖는 것이 더욱 좋으리라는 기대이므로 설계사무실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망한다.(나+아내+김봉섭 소장)

2. 현재의 보조주방에 들어가는 가전기기의 종류와 사이즈가 주방설계안에 담긴 기기와 설비의 모든 내용을 다 담으려면 조금 좁아보이는 느낌이므로 현재 사용 중인 에어컨을 수벽이 아닌 곳에 독자적으로 세워놓을 경우를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이상목 실장), 보조주방에 들어갈 가전기기의 사이즈는 솔토측에 건축주가 제공한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나) 조금 더 지혜를 모으고 시간을 가진 뒤 주방 사용자와 긴밀한 협의를 갖기로 한다(아내).

3. 아랫집의 경우 줄눈의 컬러는 솔토건축이 제안하는 바를 그대로 수용하지만 윗집의 경우는 다시 한 번 건축주 내외분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나).

4. 창호의 구체적인 치수 등이 아직 창호업체에 전달되지 않았고, 창호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약 한 달 이상이나 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그동안 공사를 중지할 수는 없으므로 내부 바닥과 지붕재 마무리 공사를 병행하게 될 것인데 이 경우, 혹시 바닥에 크랙이 생길지도 모르며 이는 하자가 아니라는 점을 건축주들께서 먼저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이며(김봉섭), 물론 보완 공사를 해가면서 하는데 혹시 오가다가 이를 보며 기분이 언짢아 할 것을 염려해서 먼저 알려드리는 것이다.

5. 기존에 선정한 도기 가운데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생각과 달리 사용자들로부터 하자가 자주 생긴다는 의견을 자주 접하고 있어 불안하므로 이를 아예 대림 등의 다른 브랜드로 변경 설치하고자 하므로(이상목) 이에 대해 건축주가 동의를 바란다.

6. 아랫집의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을 가로지르는 지붕틀로 쓰인 두툼한 목재를 그대로 실내공간에 노출하는 방안에 대해 건축가와 현장에서 적당한 조언과 대안을 주시기 바란다(나).


대강의 현장 살피기와 의논을 마친 뒤 아내와 큰아이를 데리고 분당의 가구 전문점인 세덱으로 가 천연목재를 이용한 다양한 가구를 구경하였다. 도면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어서 정확하게 어떤 물건이 우리에게 긴요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피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본 사항은 ① 현재 사용하는 소파를 그대로 가져와 재사용하되 약간 넓어진 거실의 분위기를 보아 1인용 소파 1~2개 정도를 추가로 구입하여 배치한다. ② 2층 가족실의 경우는 등받이가 있는 소형 소파 2개 정도를 구입하여 아이들이 사용하도록 하고, 거울 역시 추가적으로 구입한다. ③ 서재와 큰아이방의 책상은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경우와 세덱의 제품을 구입하는 방안을 함께 생각하되 현장의 여건을 보아 추후에 다시 검토한다. ④ 안방에는 일단 침대를 들여놓은 뒤 여분의 공간을 판단하여 1인용 의자 2개와 티테이블 등이 필요할 경우 구입을 검토한다.

세덱에서 가구 등을 구경하는 동안 P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등산을 한 뒤 일산의 어머님 집에 들렀노라면서 내가 가구전시장에서 구경을 하는 중이라고 하자 부엌가구 전문점에 들러보라는 의견이었다. 친구의 의견에 따라 이왕 밖으로 나왔으니 가볍게 국수로 저녁 아닌 저녁을 한 뒤 내친 김에 잠실의 한샘부엌가구 전시장으로 차를 몰아 솔토건축에서 제안한 바 있는 유로 5000 시리즈의 주방가구를 살펴보았다.


주방 가구는 물론 팸프릿을 통해 한 번 살핀 것과 동일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전시장에 근무하는 직원을 통해 몇 가지 의견을 추가로 구하였다. 아내는 기본적으로 싱크 상판을 흰빛을 가지는 인조대리석으로 할 것이며 현재 한샘에서 제안한 내용을 전제한다면 F104 프로스트랜드(10T 혹은 12T)를 선택한다는 것이었으며, 수납장의 문짝 역시 흰색으로 하며, 수납장의 경우는 맨질맨질한 흰색보다는 약간의 나무결 무늬가 있는 흰색이 좋겠다는 의견이었고, 나와 큰아이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그 문제를 결정하도록 위임하였다.


중요한 것은 아일랜드형 보조주방용 테이블이다. 이 경우, 싱크대 방향으로는 다양한 크기의 서랍장이 짜여지는데 아내는 가로 방향으로 긴 서랍을 넣는 것 보다는 잘게 나뉜 서랍을 여럿 설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었으며, 나는 그 반대 방향(즉, 거실방향으로 향하는 부분)의 수직 방향 가리개가 어떤 칼라여야 하는가에 관심을 주로 두었다. 전시장에는 골판지 모양으로 된 흰색의 수직재가 있었지만 이는 사무용 가구로서 주방가구에도 설치 가능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으며, 유로 5000 시리즈보다 한 층 가격이 높은 키친바흐의 경우에는 약간 들려올라간 상태의 보조주방이 아일랜드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사항은 이미 솔토건축에 우리의 의견을 전한 바 있으므로 그 결과를 받아본 뒤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하고 하루 종일의 견학을 마무리하였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08 23:50

개강을 맞아 조금 이르게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데 아내가 오늘 퇴근시간에 대해 물어왔다. 저녁 5시쯤에 솔토건축에서 회의를 하고 양재동의 새건협 편집위원회의 회의가 다시 밤 9시부터 있으니 매우 늦을 것이라 답하자 솔토건축에 들르거든 세 가지 정도를 추가적으로 의논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마 함면서 내일이 공사도급 계약서 상의 건축공사비 총액의 20%를 보내주는 날이지만 하루를 더 은행에 둔다고 크게 이자가 느는 것이 아니라면 현장사무소의 자금유동성 확보나 안정적인 임금 지급 등을 위해 하루 먼저인 오늘 돈을 부쳐주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말하고 자금 이체를 부탁하였다.

아내는 요즘 죽전동 주택신축 현장에 다녀오는 일이 잦더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살림을 사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내게 전한 추가적 요구 사항 세 가지는 ① 1층 손님용 화장실에 별도의 수도꼭지를 하나 설치하는 문제, ② 1층 주방과 보조주방에 전기콘센트를 조금 넘치다 싶을 정도로 충분하게 설치하는 것, ③ 모든 화장실의 문턱 하단 부분은 석재나 타일 등으로 처리하여 전에 살던 아파트의 문지방처럼 물이 닿는 부분이 습기에 마모되는 경우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지금 사는 아파트의 목욕탕 입구 부분의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마고 대답하고는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개강을 맞은 학교는 마침 반짝 갠 하늘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가벼운 발걸음의 학생들이 교내를 가득 메우고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듯 매미 소리가 요란하였다. 연구실에 들러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확인하자 P 교수의 메일 두 통이 들어 있었다. 먼저 보낸 것은 무시하고 다시 보낸 것을 참고하라는 메일에는 그림 파일 3개와 엑셀 파일이 1개 첨부되어 있었는데 그림 파일은 윗집의 평면에 새로 짜 넣을 가구에는 노란색이 칠해져 있었으며, 이에 따른 비용 상승에 대한 P 교수댁의 의견이 엑셀 파일로 정리된 것이었다. P
교수가 새롭게 제안한 내용에 따라 산정된 증액공사비는 모두 1,800만원 정도였다. 이는 지난주에 언급한 1,600만 원 정도의 증액에 비해 다시 200만 원 정도가 늘어난 것이어서 다소 의아하게 생각되는 것인데 자세한 사항은 오늘 오후 솔토건축에서의 미팅에서 들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오후 5시. 솔토건축 5층에는 조남호 소장이 이상목 실장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습이었다. 나를 반가이 맞이한 조소장은 우선 저간의 공사비 증액에 대한 고민과 염려를 이해하는 듯 두 가지 정도의 대안 검토가 가능하다는 말로 논의를 시작하였다. 하나는 현재의 시공회사는 오로지 건축 공정에만 주목하고 내장에 쓰이는 가구는 일체를 건축주가 별도의 전문업체나 제작자에게 의뢰하여 완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상황을 전제로 솔토건축에서 몇 가지 지혜로운 대안을 찾아 이를 현장에 중재하는 방법으로 집을 만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후자에 따라 마음 편히 현장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것이 현재의 내 심정이라고 하자 곧 이어 도착한 P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따라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죽전 주택의 붙박이장 등 가구제작 문제는 대체적인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조소장 말로는 율디자인이 그 이전에 조금 더 자금이 풍부한 집을 지을 때 협업을 한 곳인데 이번 경우도 그 이전의 경우처럼 매우 고도의 내장목수가 현장에서 아주 꼼꼼히 작업하는 것으로 비용을 산정한 것으로 보이고, 현장 역시 세밀하게 검토한 비용을 증액분에 포함한 것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전제로 솔토건축에서 두 군데 정도를 대상으로 별도의 내역을 받아본 뒤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현재의 비용(계약 비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일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사뭇 편안한 분위기가 된 우리는 며칠 동안 고민에 고밍을 거듭한 바 있는 의견들을 조금 더 추가하는 선에서 서로의 속내를 나누고 가구제작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지었다.

이어서 나는 아내의 질문 내지는 요구 사항에 대해 설명했고, 조소장과 이상목 실장은 친절하게 응답해 주었다. ① 1층 손님용 화장실에 별도의 수도를 하나 설치할 것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1층 손님용 화장실은 물을 아예 쓰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다시 한 번 생각할 것을 권했고 나는 아내와의 통화를 통해 강아지의 목욕이나 배변 등이 1층 손님용 화장실에서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는 점을 말하자 그렇다면 수도와 샤워기가 일체로 된 수전을 설치하겠노라 답하는 것으로 의논이 마무리되었다. ② 1층 주방과 보조주방에 전기콘센트를 충분하게 설치되어 있는지를 묻는 아내의 질의에 대해 전기도면을 보여주면서 확인해 보자 모두 11개의 콘센트가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는 현장에서 이상목 실장이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겠다는 것으로 논의를 마쳤으며, ③ 모든 화장실의 문턱 하단 부분은 석재나 타일 등으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물론 문지방에 물이 스며 부패하는 문제를 고려하여 이미 재료분리 부분이 되는 문턱에는 알루미늄이나 강재 혹은 타일을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해 두었노라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④ 추가적으로 생각이 나서 언급한 화장실 벽면 타일의 경우 아내는 조금 더 밝은 빛의 타일 선택을 원한다고 하자 이를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대답을 하였다. 또한 ⑤ 안방에서 드레스룸, 서재로 이어지는 일자형 수납공간의 개폐방식을 가급적이면 미닫이로 하고 싶다는 아내의 의견에 대해서는 최근 유행이 미닫이에서 다시 여닫이로 바뀌고 있다는 점과 안방이나 서재에서 볼 때 시각적으로 여닫이가 깔끔해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주면서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결정을 하면 그에 따라 비용을 산정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하는 것으로 논의를 하였다.

따라서 우리집의 경우는 현재의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12자 짜리 한샘 시스템 수납장을 큰아이 방으로 옮기는 것과 서재/큰아이방의 책상은 추후 검토한다는 점을 확정하고 나머지는 솔토건축에서 별도로 2~3군데의 견적을 받아 최종적으로 선택하되 비용의 증가폭이 크지 않도록 한다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으며, 각층 화장실의 카운터 수납공간과 선반 설치, 욕실 코너선반 추가와 지하실 등의 선반 설치 등에 따른 비용이 추가된다 하더라도 우리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그 범위가 충분히 수용될 정도에서 검토해 줄 것을 이상목 실장에게 요청하였다.

P 교수 역시 붙박이장에 대한 솔토건축의 새로운 제안을 수용하면서 몇 가지 의문이 되는 점과 건축가의 의견을 구할 내용들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계속되었다. P 교수의 집은 여전히 드레스룸을 개방적인 옷방의 개념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수납장 형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좀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우리집의 경우 손님용 화장실의 샤워기 설치에 대해 의견을 내자 그동안 자신은 강아지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우리집과 의견을 같이한다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붙박이 가구에 대한 대강의 의논을 마칠 무렵 이상목 실장이 매우 중요한 의견을 냈다. 다름 아니라 주방의 싱크 설치에 대한 것이었는데, 그동안 독일의 하드웨어를 그대로 가져와 상판 등만 국산으로 조립할 것을 생각했던 주방설치 회사와 가격 등의 문제로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에 이를 변경하여 한샘주방으로 바꾸어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건축주는 물론 비용의 증감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상목 실장은 ‘한샘 유로급’에서 전체적인 스타일이나 테이블 상판의 컬러 등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면서 주말 시간을 이용해 아내들과 더불어 함께 전시장이나 매장 등에 다녀올 것을 청하였다. 또한 조남호 소장은 자신의 집에 새롭게 들여놓은 식탁이 ‘세덱(SEDEC)’ 제품인데 값도 비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작하는 비용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는 점에서 우리들에게도 적극 구경할 것을 권하였다. 이어서 한샘 부엌가구에 대한 팸플릿을 구경삼아 살펴보았으며,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 다시 한 번 오늘 논의를 마무리하는 선에서 회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1. 윗집과 아랫집 모두 붙박이장과 책꽂이 책상 등 가구류에 해당하는 내용 일체는 그동안의 건축주들이 제안한 다양한 의견을 솔토건축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비용 증가분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으므로 최초 공사계약에 포함된 가구류 비용의 범위 내 혹은 증가가 최소화되는 범위에서 솔토건축에서 율 디자인이 아닌 다른 두어 군데 제작 업체의 견적을 받아 판단한 후 이를 중심으로 건축주에게 추천하고, 수용될 경우 현장에 이 대안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솔토건축 측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조치한다.

2. 1층 손님용 화장실의 수전은 샤워기가 함께 달린 것으로 설치함으로써 두 집 모두 애완견의 목욕이나 배변 후 물청소 등에 샤워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3. 주방과 보조주방의 전기콘센트 개수는 각종 기기나 설비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충분한 숫자를 확보하고, 이를 현장에서 재확인한다. 아랫집의 경우는 보조주방의 에어컨 옆에 1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며, 두 집 모두 보조주방에는 별도의 가스레인지나 후드 등은 설치하지 않는다.

4. 화장실의 타일은 좀 더 선택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동일한 질의 다른 것을 다양하게 추천하면 좋겠고, 아랫집의 경우는 기존에 선택한 타일보다 훨씬 더 밝은 색으로 적용될 것을 희망한다.

5. 아랫집 안방에서 드레스룸, 서재로 이어지는 일자형 수납장의 개폐방식은 가급적 미닫이로 하되, 솔토건축에서 여닫이와 미닫이의 경우로 나누어 견적을 받아보고 이를 건축주가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6. 주방의 싱크 및 수납장은 기존의 수입산 하드웨어 이용방식을 변경하여 한샘부엌 가구를 적용하되 건축주가 한샘 브랜드 가운데 유로급 이하의 범위에서 상판 컬러와 재질, 포함기능(예를 들면, 쌀통이나 도마 소독 등)을 선택, 제안하고 스타일도 선택하여 솔토건축에 제안한다. 필요에 따라 건축주가 구체적인 설명이나 도면을 솔토건축에 제공한다. 두 집 모두 기본적으로는 도마와 식칼 소독기, 쌀통 등 기본사항만이 추가되는 것으로 한다.

7. 건축주는 주방 설비와 가전제품의 위치와 용량 등을 확인한 후 이를 순서에 맞추어 도면이나 설명의 방법을 이용해 솔토건축에 이른 시간 안에 통보하여 가구견적이나 제작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8. 창호 제작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솔토건축은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창호 디테일 등을 정해 창호제작 업체인 Filobe와 공사현장 사무소에 통보하여 현장의 공정 진행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9. 지붕틀 제작 후 일부 남은 목재를 이용해 지하공간에 충분한 정도의 수납용 선반을 현장에서 제작하고, 욕실의 코너선반(유리 혹은 강재)과 벽체에 설치되는 1~2단의 선반, 욕실 내 각종 수납공간이나 카운터 등등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비용증가를 고려하여 제안한다.

10. 최근 빈번한 강우 때문인지 두 집 모두 지하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하층에 들어찬 물이 들이친 것인지 아니면 지하에서 누수가 된 것인지에 대해 염려한다는 점에서 현장의 확인이 필요하고 대응 역시 요구된다.

11. 아랫집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계단 서측의 흙더미가 강우로 인해 자꾸 붕괴되는 점에 대해 건축주로서 우려한다.

12. 건축주가 추후 개별적으로 구입 설치한다는 책상 등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보면서 현장 목수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으며 기성제품을 구입한다면 세덱 등의 브랜드가 미적으로, 경제적으로 선택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

13. 윗집과 아랫집 모두 공용공간에 독자적으로 서게 되는 책꽂이는 가급적이면 벽체 속에 삽입되는 모양이 될 수 있도록 벽체와 일체형을 고려한다.

14. 외벽 조적조의 메지 깊이는 타일처럼 보이지 않으면 좋겠다는 정도에서 건축가의 선택을 지지한다.

15. 아랫집의 다락방 출입구 확장과 목재 막이를 강재로 변경하는 등의 부재 변경이나 그밖의 사항에 대해서는 건축가의 제안을 수용하는 범위에서 현장 시공한다.

솔토건축에서의 회의를 마치고 오늘 전체 건축공사비의 20%를 계약에 따라 에스화이브의 김봉섭 소장에게 계좌이체 방식으로 지불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김봉섭 소장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동석자들에게 전하자 현장에서는 제 때에 공사비가 지급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좋은 것이라면서 조남호 소장이 저녁식사를 사겠다고 해서 회의에 참석한 네 명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낙지볶음으로 저녁을 먹고 난 뒤 P 교수와 나는 다시 새건협 편집회의 참석을 위해 자리를 떴다.

양재동에서의 회의를 마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아내와 함께 오늘 회의의 내용에 대해 요약하여 설명해 주었다. 아내는 오늘 회의내용에 대해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해 주방 싱크를 골라야 한다는 것과 주방과 보조주방에 들어갈 가전제품에 대해 위치와 순서를 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자정이 지난 시간에 다시 인터넷에 접속을 하고 집에서 가지고 갈 가전제품과 새로 사기를 희망하는 제품들의 용량과 치수 등을 고르는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설계도면을 보고 주방의 쓰임새를 요모조모 살피는 시간을 함께 하였다. 두 딸 아이는 ‘또 집 얘기냐’는 표정이었고 하루 종일 혼자 집을 지켰다는 강아지는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에 불만인 듯 거실 바닥에 펴놓은 도면에 올라 앉아 공을 던져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모습이었다.

우선 새로 들어갈 집의 주방에 대해 한샘 부엌가구를 둘러보았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주말을 이용해서 잠실 인근의 전시장에 갈 것을 아내에게 부탁하고 싱크대의 카운터 길이와 쓰임에 대해서 의논하였다. 주방이 그리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주방 쪽으로 나와 있는 대형 냉장고를 보조주방으로 들여보내고 그 자리에 싱크대 볼에 이어지는 상판을 연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에 서로 동의함으로써 주방의 기본적인 레이아웃에 대해 거칠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어서 매우 현실적인 감각과 생각으로 지금 집에서 사용하는 세탁기 등을 이전하고 14년이나 된 냉장고는 새 것으로 바꾸고,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와 냉동고를 새로 살 것을 전제로 각각의 기기에 대한 치수를 확인하고, 보조주방을 대상으로 이들이 들어갈 위치를 결정하였다.

2009/06/29 토지분양 신청금=10,000,000원
2009/06/30 토지분양 계약금=38,803,000원
2009/06/30 1차 토지분양계약금에 대한 취득세 976,060원+농특세=1,073,660원
2009/12/14 설계계약금(총 설계비의 30%)=15,000,000원
2009/12/28 토지분양 잔금 전액(7% 선납할인율 적용)=369,979,300원
2009/12/28 근저당권 설정비용=951,600원
2009/12/28 지상권 설정비용=1,191,000원
2009/12/28 소유권 이전비용=12,790,912원
2010/01/27 토지대금 완납에 따른 취득세 8,375,640원+농특세 837,560원=9,213,200원
2010/03/09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27,000원)+채권매입비(2,360,000원→할인 235,816원)=262,816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대한 면허세(18,000원)+지역개발기금 공채매입(1,012,500원→할인 134,478원)=152,478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따른 이행보증금(3,003,840원→보험처리 15,000원)=15,000원
2010/04/21 총 설계비에 대한 50% 추가 지불(설계비의 80%인 4,000만 원 지불 완료)=25,000,000원
2010/04/30 건축도급공사비의 1차 약정금액 지불=46,800,000원
2010/08/30 건축도급공사비의 4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171,600,000원
계 702,832,966원

2009/12/14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퇴직금 담보대출=33,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전문가 대출=110,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계약서 담보대출(근저당권+지상권)=160,000,000원
계 303,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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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3.05 01:21

오랜만에 건축주 두 사람 내외, 건축가와 솔토건축의 설계팀장, 현장소장 등이 모두 모인 주말 아침회의가 진행되었다. 회의는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준비한 유인물을 돌려보면서 윗집과 아랫집의 순서로 의논을 해 가는 순서로 이루어졌고 사전에 예고했던 것처럼 실내 마감재와 수전설비 등에 대한 잠정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도기와 수전은 윗집과 아랫집 공히 ‘American Standard’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선정한 내용들에 대한 채택여부와 의견을 주고 받는 자리였고, 처음에는 대체적인 동의와 공감에 따라 수월하게 의견조율이 이루어지는 듯 했다. 손님방을 제외한 화장실의 변기는 비데일체형을 사전에 선택했던 까닭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는 유로젠이라는 브랜드의 변기가 제시되었고, 깔끔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 모두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다만, 손님용 화장실의 변기는 같은 브랜드의 원피스 양변기가 추천되었다.

그밖에도 다른 수전 설비나 도기에 대해서는 솔토건축의 추천내용이 대부분 동의되었다. 다만, 휴지걸이가 매입형이 아니라 돌출형으로 될 경우 샤워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물튀김에 대해 대책이 없다는 뜻에서 매입형으로 새롭게 검토해 줄 것과 휴지걸이와 간단한 책꽂이가 일체로 생산되는 제품 등에 대해 좀 더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밖에도 욕조와 변기 사이에 설치될 강화유리벽과 비누대, 컵을 올려놓을 수 있는 주변 악세서리, 변기솔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제안이 이루어졌고, 전체적으로 일관된 디자인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에 동의하면서 상당 부분은 건축사무소의 제안이 우선적이며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다만, 욕실에 수납장이 있느냐와 경우에 따라서는 선반 등이 달려야 한다는 점, 그리고 카운터가 설치되는 경우에 카운터 하단에 일정한 수납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추가적인 의견이 개진되었으며, 아랫집의 경우는 손님용 화장실에 2단 정도의 선반 설치와 휴지걸이의 위치 이동, 카운터 하단부의 수납공간 제공 등이 추가적으로 요청되었다. 또한 모든 휴지걸이를 매입형으로 할 것과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도 2단의 선반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과 2층 가족실 카운터 하단부에 수납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논의되기도 하였다.

위생도기에
이어 진행된 가구에 대한 토론에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엌 싱크대의 상판 컬러를 결정하는 것이었는데 윗집의 경우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아랫집의 경우는 싱크대 전체와 수납장 모두를 흰색으로 하되 싱크 상판과 수납장이 모두 흰색이라면 싱크대와 수납장 사이의 부엌 벽면은 조금 짙은 색으로 하여 강조색을 두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정도의 제안이 이루어졌다. 물론 주방에 대한 레이아웃이 좀 더 확실하고 분명해진 상황에서 재론한다는 것으로 일단락 하였다.

문제는 수납장과 신발장, 책꽂이 등에 대한 논의였다. 사전에 세웠던 원칙은 수납장은 대체적으로 하이그로시로 하되 문짝은 광택이 없는 일반적인 흰색으로 처리하며, 책꽂이는 거실측, 서재 내부, 큰아이방에 설치될 것으로 자작나무로 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판단을 하였다. 물론 문을 열고 닫는 방법은 아내가 그동안 일관되게 요구한 미닫이식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참석자들이 대부분 이러한 방향에 동의를 하였고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논의는 거실과 모든 방에 대한 바닥재, 욕실 벽면과 바닥 타일에 대한 논의였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티크 온돌마루를 선택하였고, 윗집 역시 같은 재질을 선택하였는데 샘플로 제시한 것보다는 조금 더 무늬가 나은 것으로 할 것과 너무 밝지 않은 색으로 선정할 것을 주문하였다. 욕실의 경우는 안방과 아이방, 손님방 모두 같은 재료를 가지도록 하였는데 솔토건축이 제안한 밝은 갈색 계열의 바닥 타일과 비례가 조금은 생경한 느낌의 벽타일로 할 것을 잠정 결정하였다. 다만, 윗집의 경우는 솔토건축이 제안한 타일보다 훨씬 더 거친 표면의 재료를 다시 제안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며, 화장실의 경우도 1면이나 코너를 포인트 타일로 마감해 줄 것을 추가적으로 요청하였다.


대강의 결정이나 잠정적인 추천 등이 이루어진 뒤 본격적으로 윗집의 추가 가설공사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윗집의 경우는 식당 서측의 발코니에 서향빛이 매우 강하게 쪼일 것이 염려되어 일부를 강화유리로 덮는 방식의 식당 캐노피가 제안되었고, 특별한 이견이 없이 그대로 진행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주차장의 덮개 부분은 폴리카보네이트 10T가 제안되었다. 조남호 선생은 이상목 실장이 디자인한 궁륭형 주차장 덮개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곡면이 조금 더 평활하게 되도록 다시 디자인 할 것을 현장에서 요청하였으며, 폴리카보네이트를 잘 사용하면 전체적인 형태구성이나 외관 디자인에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였다. 아무튼 주차장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더 나은 디자인 대안을 마련한다는 선에서 대강의 합의와 이견을 조정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치고, 조남호 선생은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한다는 약속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다.


이제 그동안의 공사 진척 상황을 구경하러 나가자고 얘기를 꺼냈는데 이상목 실장이 아주 중요한 논의가 남아 있다면서 다름이 아니라 공사비 증가 예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추가공사/구매/발주 품의서’로 이름 붙여진 서류는 2010년 8월 19일 작성된 것으로서 공사범위와 순수공사비 산출(VAT 포함)/현황근거라는 항목에 따라 그동안 조금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새롭게 견적하여 추가 공사비를 산정한 것이었는데 아랫집의 경우는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내용과는 달리 3천3백5십만 원에 이르는 커다란 금액이 증가분으로 제안되었다.

낭만적이고 희망적으로 개진했던 여러 가지 사항들이나 바람이 결국 3천3백5십만 원의 추가공사비라는 현실로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느낌이었다. P 교수의 윗집 역시 상당한 정도의 추가공사비 발생이 예상된다는 것이었고 즐겁고 화기애애한 논의 분위기는 별안간 걱정으로 가득찬 무거운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현장소장과 솔토건축의 담당자가 논의하고 확인하면서 제안된 품의서 겉장을 열자 두 집에 각각 3장 정도의 구체적이며 세밀한 산출근거 등이 명시된 부속서류가 붙어 있었고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각이어서 자세히 들여다보기에는 시간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각자 집에 돌아가 검토한다는 정도에서 논의를 마쳤다. 다만, 부속서류에 들어있는 일부 내용에 대해 김봉섭 소장에게 문의한 결과 ‘도장+자작 납품 받을시’라는 것의 의미는 하이그로시로 요청한 사항은 도장을 하고 나머지 자작나무 합판으로 요청한 내용은 모두 주문하여 완성품을 납품받을 경우의 가격이며, ‘도장납품+자작 현장제작시’라는 말은 하이그로시를 도장된 상태로 납품받고,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것은 모두 현장에서 내장 목수에 의해 제작되는 경우라고 일러 주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비용상으로는 저렴하지만 제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공장 주문제작품에 비해 조금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요청사항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마음먹으면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예산상으로 조금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을 지났건만 현장을 둘러보지 않고 간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이 불편해 점심식사를 조금 더 지체하더라도 현장을 한 번 더 훑어보고 가기로 하였다.



윗집의 경우는 먼저 외벽 조적공사를, 아랫집의 경우는 먼저 지붕 마감재인 징크 공사를 한 뒤 서로 공정을 바꾸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아랫집은 징크 자재가 반입되어 있었고, 거실과 주방 부분의 일부 지붕이 징크로 둘러지는 모습이었으며, 윗집의 경우는 빠른 속도로 외벽 조적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아랫집의 현관 진입후 만나게 되는 개구부는 이미 조남호 선생의 의견에 따라 창호 아랫부분이 철거되어 아주 시원한 모습으로 골조가 정리된 상태였으며, 지난 번 논의에서 이전하기로 했던 수도 역시 안방 동측 외벽으로 옮겨진 상황이었다. 천창 역시 이미 부재가 반입되어 설치가 완료된 상태였으며, 아랫집의 대문 진입 후 오르게 되는 계단 접면 부위의 조적공사도 일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매번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서재에 들어찬 물 때문에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았던 까닭인지 김봉섭 소장이 자신 있게 나를 데리고 서재로 가 물을 다 빼냈고, 그 물이 그동안 비가 들이쳐서 고인 것이지 결코 방수처리가 안 되어 스며든 물이 어니라고 극구 강조하였다. 현장 소장의 말을 듣고 보니 물을 제거한 뒤 서재의 바닥은 이미 상당 부분이 말라 있어 마음 속 깊이 걱정하던 고민 하나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윗집의 식당 외연부 조적공사는 그곳이 요철이 없는 넓은 벽면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표정을 만들고 싶다는 건축가의 의견이 반영된 듯 매우 흥미로운 쌓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랫집도 일부에는 조적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마도 윗집에 투입된 조적공 가운데 일부의 손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 아랫집의 계단부위에 대한 조적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김봉섭 소장에게 물어보니 윗집과 아랫집 모두 자재 반입은 완료된 상태이며, 이제는 날씨만 도와준다면 일주일 안에 조적과 지붕마감재 공정이 모두 다 완료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점점 더 집이 집다워 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진행이었고, 생각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집이 완성되어 입주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강해졌다.


점심식사를 위해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에게 청하자 김봉섭 사장은 투입된 조적공들의 업무지시와 감독을 위해 자리를 뜨기 어려워 간단하게 배달 음식으로 대신하겠다고 해 이상목 실장과 두 집 내외만이 자리를 옮겨 주변의 식당에서 가벼운 예산 증액분 걱정과 자질구레한 요구사항을 곁들이며 점심을 들면서 그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던 비용에 비해 오늘 보여준 예산 증액 내용이 너무 과하다는 불만섞인 심정을 이상목 실장에게 토로하였다. 그리고 8월 23일 월요일에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계획했던 상량식이 있으니 시간이 되는 솔토건축의 직원들이 와도 좋겠다는 청을 넣고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차에서 아내는 계속해서 예산 증액분이 적지 않다면서 걱정이 많았고 공사계약금의 30~40%가 실제 공사과정에서는 더 들더라는 흔히 들었던 경험담이 직접 내게 닥친 문제라는 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고, 조금 더 시간을 보아 가면서 지혜를 모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고 아내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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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2.22 22:51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에 P 교수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이번 주 토요일 현장방문시 현장에서 재차 확인했으면 하는 사항을 먼저 보내준 것에 대한 답신이자 몇 가지를 더 보충한 것이었으며, 내가 제안한 내용과 공통인 사항은 항목 앞에 *표기를 하여 다시 정리한 내용을 보내온 것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박철수교수 제시 항목
*① 마당에 설치하기로 한 상수도 시설 문제
*② 지하수 용출에 따른 기술적, 조경적 처리와 아랫집 계단 부위로 지하수를 배수시키는 구체적인 방법
③ 현재 우리 아파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3m 60cm 길이의 붙박이장의 재사용 문제,
*④ 붙박이장의 개폐 방식 재확인
*⑤ 거실 마당 목재 데크 폭 확장 문제,
*⑥ 아랫집과 윗집의 서측 공원부와의 경계부위 담장 설치 문제
*⑦ 각 집의 쓰레기 및 재활용품 적치와 처리 방식,
*⑧ 조명기기 설치에 따른 검토사항,
*⑨ Filobe 창호의 예외 없는 적용의 확인,
*⑩ 각종 계량기 설치 위치와 검침의 편리성 확보 문제,
*⑪ 우편물 함 설치 여부와 위치 문제
*⑫ 두 집 사이의 경계담장 설치 논의 결과에 대한 재확인,
⑬ 아랫집 안방 동판 까는 문제에 대한 비용 증가분 협의 및 확인,
*⑭ 수목 식재 시기 조언,
⑮ 기타 현장에서 확인이나 결정이 필요한 사항 등

□ P 교수의 추가 보충 항목
a-1. 마당 마사토 깔기 계획 + 마당 배수 구배계획 확인
a-2. 건물 외벽-지면 경계부 처리 방법 - 콘크리트옹벽(기단?) 노출 문제
a-3. 마당 담장 높이 및 재료/형태 계획 확인
b-1. 북쪽(정면) 담장 재료/형태 계획 확인
b-2. 주차장 문 재료/형태 계획 확인
c-1. 대문 초인종(비디오폰?) 설치계획 확인
d-1. 식당 테라스 어닝(awning) 설치용 철물 앵커링 필요성 여부 판단
d-2. 2층 발코니 및 식당 앞 테라스 바닥 배수 방식
d-3. 지하층 캐노피(식당 앞 테라스 하부) 조명등 설치 여부 확인
e-1. 거실 상부 환기 천창 설치 여부
e-2. 거실 에어콘 설치(벽체형) 계획 확인
f-1. 지하층 화장실 구성계획 확인
f-2. 각층 화장실 환기시스템 확인
f-3. 각층 화장실 콘센트 위치 확인 - 워터픽용 + 비데용
f-4. 각층 화장실 세면대/변기 설치방식 - table(치솔컵/워터픽 등 거치 시설 필요성)
f-5. 화장실 등 모든 바닥 드레인 종류 - 사용중 청소 가능한 형태 필요

P 교수가 이메일에 첨부한 내용이 문건으로 정리된 것이기에 당연히 설계자인 건축가 조남호 선생도 알아야 할 사항이라고 판단되어 P 교수의 이메일에 일상적인 인사말로 보태 그대로 솔토건축의 조남호 선생에게 이메일로 포워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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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2.21 11:55

한 달 동안의 유럽여행 중에 아내 혼자 꾸려 이사한 잠실의 아파트에서 하루를 묵고 급한 마음에 죽전 현장에 도착하자 미리 정한 약속시간을 30분이나 넘긴 10시 30분이었다. 현장에는 P 교수 내외와 건축가 조남호 선생 그리고 김봉섭 사장 등이 모두 자리하고 있었으며, 허가과정 등을 책임졌던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도 인부들과 더불어 여러 가지 의논을 하는 모습이었다. 출국 전에 보았던 풍경과 크게 다른 점은 1393-7번지의 지붕틀 목조공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저 약속한 것처럼 외벽에 붙일 파벽돌을 고르는 의논이 시작되었다. 윗집의 외벽 귀퉁이에 쌓아놓은 벽돌의 종류는 모두 6가지였다. 짙은 회색으로 보이는 전벽돌을 제외하고는 모두 붉은 색 계열의 벽돌이고, 이들이 현재 평택항에 반입되어 출고를 기다리고 있는 벽돌이라는 설명이었다. 처음 벽돌을 보는 순간 가장 왼편의 것과 세 번째 벽돌이 눈에 들었는데 조남호 선생의 의견은 좌측 처음의 것이 좋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 역시 세 번째 것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평택항에서 직접 벽돌을 살펴보니 강도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그것보다는 벽돌의 각이 많이 무뎌진 상태여서 본인의 건축을 구현하는데 조금 망설이게 하는 것이었고, 우연히 발견한 처음 것이 강도 측면에서나 자신의 건축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좋을 것으로 판단하였다는 것이다. 즉, 자신은 이번 설계를 통해 외벽 자체가 사람들의 눈에 들거나 하는 것보다는 건축이 전체로서 판단되기를 희망하며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약간은 드러나지 않는 색조가 좋을 것이며, 전체적으로 스토커와 어울리면서 징크가 지붕을 가볍게 눌러주는 느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재료를 보는 순간 이것을 선택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P 교수 내외와 우리가 큰 무리 없이 동의하였다. 아내는 너무 흐릿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모습이었지만 다른 사람들 모두가 건축가의 뜻대로 하도록 하자는 논의에 이르자 전체 의견을 따르겠다는 말을 함으로써 외벽재료 선정은 쉽게 이루어졌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재료는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러시아 군인들의 막사에 사용하던 것이 반입되었다는 것이다.

이어서 
우리집에만 설치되는 소위 ‘한식담장’은 두 번째 벽돌을 길이 방향으로 켜서 생기는 타일 모양의 재료를 눕혀서 이용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즉, 좌측 두 번째 벽돌을 슬라이스로 켜서 사이사이에 몰탈을 채우면서 켜진 재료를 눕히는 방식으로 벽을 만들어서 가로 방향으로 불규칙한 패턴으로 재료가 드러나는 형식을 권하였고, 평소 내가 가졌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렇게 할 것을 주문하였다.
 
논의의 대강을 마치고 
윗집과 아랫집을 자유롭게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윗집도 출국 전과는 달리 골조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어 이제는 지붕틀 공사가 시작되기 바로 전의 모습이었고, 내부 계단은 우리집의 경우와 달리 콘크리트 타설이 다 되었고 거푸집 제거를 하면 골조 공사가 마무리될 모습이었다. 외부계단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거푸집 공사중이다.


우리집은 본격적인 지붕틀 목조공사가 시작되는 모습이었다. 소위 대들보가 2층 지붕에 걸렸고 양방향으로 서까래를 펼치는 공정이었는데 이 광경을 보고 있는 내 옆으로 조남호 선생이 오더니 ‘잘 보아두시라’는 것이었다. 지금 이 때까지만 목구조가 보일 것이니 잘 보아두라는 것이었다. 지붕틀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까래들 사이에 그 두께 만큼의 단열재가 채워지고 그 안으로는 합판이 붙여지고 밖으로는 징크가 덮이기 때문에 목구조의 강한 힘과 리듬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최초 설계과정에서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보아 온 아내 역시 건축가의 언급이 무슨 뜻인지를 잘 이해한다면서도 다소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조남호 선생은 실내에서 힘있는 목골조가 보이게 하는 것은 괜한 치장으로 나무를 덧대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였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경골목조가 지붕선의 꼭지선을 이루는 모습을 보자 비로소 집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되메우기가 거의 이루어진 마당에는 본격적인 목공사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재료가 수북하게 쌓여 있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나이 지긋한 분들이 1층 거실 부분에서 이상목 실장과 그림을 그려가면서 목구조 공사 프로세스를 의논하는 모습이었는데 모두들 진지한 표정이었다. 전체적으로 보아 아랫집 목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면 바로 이어서 윗집 목공사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직 외벽 단열재 위에 덧대지는 타이벡 방수재는 붙이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였다.


2층
의 아이들 방 상부에 설치되는 목구조 설치공사는 설계에 반영된 다락방도 함께 만드는 작업이어서 다소 공정이 까다로울 것으로 판단되는데 늦더위와 장마전선에 의한 폭우 등이 염려된다는 현장소장의 설명이었다. 아직은 푸른 하늘이어서 폭염이 염려되는 정도지만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부터는 폭우가 경기도 일대에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걱정이 적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된다면 나무가 썩지 않겠느냐는 걱정이었고 함께 둘러보던 이상목 실장이 저녁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천막을 덮어 비를 가릴 것이라고 보충 설명을 해 주었다.

큰 아이방
을 둘러보던 아내는 지난번과 달리 방 남측에 붙은 발코니가 상당히 넓어 보인다면서 만족을 표하자 옆에서 일하던 분이 여기에 보태 공사가 마무리되면 훨씬 더 커 보일 것이라는 말씀을 건네주었으며, 실내에 마련된 1층과 2층의 욕실에는 기본적인 배관설비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1층과 2층의 지붕틀과 함께 앞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볼 수 없게 되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바로 2층 큰아이 방의 발코이가 그것인데 지금은 1층의 식사공간에서 올려다보면 돌출된 모습이 보이지만 1층 지붕틀이 만들어지고 징크가 씌워지만 내부공간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되는 것이었다.


반적으로 공정은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최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소장의 설명이었다. 급히 이사를 하고 주민등록을 아직 어디로 옮길 지도 결정하지 못한 아내가 그럼 늦어지는 것이냐고 묻자 이런 경우를 가정해서 원래 한 달 정도의 여유를 더 잡아서 10월 말이라고 얘기한 것이라면서 공정표를 보여주면서 10월 한 달 동안의 마무리 공정이 바로 여유 시간을 잡은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라면서 10월 말에 끝내야 겠다는 의지를 거듭 보여주었다.

아직
몇 가지 결정하지 않은 사항으로는 두 집의 서측 외부마당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와 두 집 사이의 경계부 처리 문제 그리고 지하수를 어디로 어떤 방법으로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라면서 오늘이라도 결정이 가능한 것이 있다면 공사 진척도를 당기기 위해서라도 의논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남호 선생의 언급에 우선 두 집 사이의 경계 처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문제에 대해 건축가가 가지는 기본적인 생각은 두 집을 무 자르듯 옹벽으로 갈라놓는 것은 배제하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니라면서 마당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윗집의 높은 옹벽 부위는 지금 상태에서 그대로 두고 나머지 동서 방향의 옹벽은 높이를 많이 낮추되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구분되고 이용면에서는 공용의 마당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원칙적인 설명에 이어, 두 집 사이의 레벨차이가 80cm 이므로 서측 단부는 같은 레벨로 하고 아랫집의 서재 바깥마당에서 목재 계단으로 4단 정도를 오를 수 있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 아랫집의 서재 바깥마당은 평평한 상태로 해서 윗집의 작업실 앞마당보다 80cm 낮도록 하고 그 레벨이 그대로 북서측 단부까지 이어진 뒤 아랫집 북측 외벽으로 이어지도록 하지만 그 폭은 외벽에 생기는 습기를 말릴 정도의 폭으로 하고 북서측 모서리 부위로 4단 정도의 계단으로 오르도록 한뒤 그곳에서 다시 아랫집 북측 외벽을 따라 4단 정도를 동측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두 집의 대지 경계가 만나는 서측 모서리를 평평한 공용마당이 되도록 하자는 제안이었고, 각자의 의견교환을 거쳐 그렇게 하도록 결정하였다. 김봉섭 소장은 이 결정에 대해 다른 무엇보다도 기뻐했다. 왜냐하면 건축주와 건축가가 합의를 하였기 때문제 자신은 그 결정을 존중해서 시공을 하면 되기 때문이라면서 아주 어려운 결정 하나가 이루어졌다고 좋아라 했다.


다음
은 윗집의 옹벽 처리 문제였다. 현재 높이 쌓아올린 거푸집은 1번지의 마당을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것이어서 윗집의 작업마당과 아랫집의 북측 오픈 스페이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쟁점이었다. 의논 끝에 현재의 높은 옹벽은 지금의 상태에서 마무리를 하고, 그 지점부터는 윗집의 작업마당 레벨로부터 120cm 정도의 높이로 아랫집의 2층 창문 서단부까지 쌓는 것으로 정리하였고, 그 지점으로부터 동측으로 60cm 정도 더 나아간 지점에서부터 동측 방향으로 아랫집의 뒷마당에 이르는 계단이 4단 정도 놓이게 되는 대안이었다. 건축가의 제안에 따라 참석자 모두가 흔쾌히 동의하였고 깁봉섭 소장 역시 대만족을 표시하였다.

마지
막 쟁점은 윗집과 아랫집의 경계부에서 용출하는 두어 군데의 지하수 처리 문제였다. 건축가와 현장소장의 의견은 그 부분은 마무리 공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급히 결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지만 기본적인 원칙은 정해 놓아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자연스럽게 서측 단부로 흐르다가 공원부지의 물 처리 시설로 흘리거나 아랫집의 대문에서 현관에 이르는 계단 측면을 따라 흘린 뒤 배수구로 이어가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현재 임기응변으로 처리하고 있는 방법을 좀 더 구체화한 뒤 이를 시설로 고정한다는 것이었다. 가벼운 의견교환이 있었지만 누구도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이 문제는 건축가가 좀 더 시간을 두고 궁리하는 것으로 일단락 하였다. 자리를 파하기에 앞서 P 교수는 윗집 서측 마당의 처리 문제를 조속하게 마무리해야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모두 모인 드문 자리라는 점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오리역
근처의 남도미락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흥겹고 유쾌한 식사를 하였는데 생태탕과 파전 그리고 삼합을 곁들인 점심식사를 잘 먹고 각자의 일상공간으로 돌아가는 자리에서 우리 부부는 국민은행 LH공사 지점에 들러 아파트 담보 대출금의 일부를 이미 오래 전에 갚았지만 서류상으로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말끔하게 정리하여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중계동의 부동산중개업소에 팩시밀리로 보낸 뒤 다시 잠실의 아파트로 와 아내를 내려준 뒤 근 한 달 만에 학교로 향했다. 학교로 가서는 이번 유럽 여행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은 바 있는 이미지 4장 정도를 골라 P 교수와 솔토건축에 보내주었다. 서측 외부공간의 처리는 일부 콘크리트 판석을 만들고 일부는 목재를 끼우거나 거친 잔디가 자랄 수 있도록 흙으로 메워두는 방식을 코펜하겐에서 보았고, 빗물을 잘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스톡홀름 교외의 단안한 교회 중정과 에스토니아의 탈린에 위치한 식민기억박물관의 중정에서 보았던 사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직은 공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근 한 달 만에 찾은 현장은 이제야 비로소 집의 모양과 형태를 갖추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였으며, 윗집의 골조공사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두 집의 형태적 조화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