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집_일기2012.12.14 19:45

오래도록 계속되었던 폭설과 강추위가 가시더니 겨울 분위기 가득한 비가 이틀째 추적추적 내린다. 학교도 서울시립대학교에 이어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과정의 수업을 끝으로 2학기가 마무리되었다. 마침 내년 봄 출간하기로 한 <아파트_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사회(가제)>의 집필도 여전히 보충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지만 그림과 표를 제외하고도 200자 원고지 1,130장에 달하는 것으로 일차 마무리되었다. 물론 여전히 2012년이 여러 날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 해의 끄트머리를 향하는 시간의 궤적에서도 궁리했던 크고 작은 일들을 마무리하니 기분은 제법 상쾌한 편이다.

 

겨울의 우울함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들도 제법 생긴 며칠 동안이었다. 윗집 친구와 더불어 출간한 <아파트와 바꾼 집>이 교보문고의 2012년 분야별 베스트셀러 발표를 통해 기술·컴퓨터분야에서 4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함께 순위를 다툰 책들이 대부분 포토샵이나 엑셀 등과 같은 컴퓨터도서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올해 건축분야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셈이라 애써 자위하면서 도서출판 동녘의 편집자와 출판사측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도 했다. 또한 자랑 삼아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려 다른 이들로부터 강요된 축하인사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출판사도 재고가 대부분 소진되어 다시 7쇄를 인쇄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다.

 

  

 

또한 이틀 전 밤늦은 귀가 후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비록 날이 찼지만 두고 볼 수만 없어 어머님이 계시지 않은 상황에서 고추장을 모두 담갔다는 소식을 전해주어 가족들과 더불어 봄에 시작한 간장, 된장, 고추장 담그기와 지난 달의 김장담그기도 모두 마무리된 셈이니 겨울잠을 즐길만한 먹거리를 모두 갈무리한 셈이다. 거실 밖으로 보이는 언덕배기 너머의 눈 덮인 살구나무 모습이나 마당의 풍경은 흰 눈이 그득한 한겨울이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녹지 않은 눈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제법이다.

 

 

 

종강과 더불어 금요일의 여유를 학교에서 즐기다가 문득 살구나무집의 두 해 째 1년 관리비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도시가스와 전기, 상하수도 공급자의 인터넷을 검색하니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꼼꼼하게 이번 달의 사용량과 납입비용을 찾아 매달 기록하고 있는 살구나무 아랫집 월별 공과금 추이분석표에 넣어보니 1년 동안의 관리비 총액은 3,228.240원으로서 도시가스(취사와 난방연료)가 2,112,050, 전기료가 946,190, 상하수도 비용이 170,000원으로 작년의 관리비 총액인 3,222,810원과 엇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물론 올해 역시 각종 공과금이 올랐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제법 아껴 사용한 셈인데, 2010년의 중계동 대림아파트 거주 시절의 1년 관리비 총액과 비교할 때 여전히 월평균 104,248원을 덜 내는 결과가 되어 살구나무 아랫집에서 추가로 드는 보안시설비용(90,000/)과 화재보험료(8,000/)를 매월 추가로 보태더라도 아직까지는 매월 6,286원의 비용을 아파트에 비해 덜 낸다는 실증적 결과를 얻었다. (아래 그림에서 가장 진한 선은 2010년 중계동 아파트의 월별 관리비, 스카이블루는 2011년 살구나무집 관리비, 그리고 가장 연하게 보이는 부분이 2012년 살구나무 아래집 관리비)

 

 

이를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월별 관리비 사용내용을 직접 비교할 수도 있다.

살구나무집의 전용면적이 중계동의 41평 아파트에 비해 1.7배나 넓은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관리비용이 낮다는 <아파트와 바꾼 집>에서의 주장을 수치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결과도 지난 2년 동안의 물가 상승이나 공과금 상승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실증적 계량 수치라 할 수 있다.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살구나무 윗집도 비슷한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를 월별 비용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위의 그래프이다.

 

관리비 사용내역을 거칠게 살펴보면, 2월과 3월을 제외하면 아파트의 관리비가 단독주택에 비해 절대적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추운 동절기 동안 다수 주택에 공급되는 단지형 중앙난방방식이 개별 보일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단독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적의 이익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라 하겠다.

 

2월과 3월의 난방비가 단독주택이 아파트에 비해 높게 나오는 것이고, 모든 비용은 전월에 비해 후속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1월과 2월의 동절기 난방비용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10개월의 경우는 건실하게 지은 단독주택이라면 절대적으로 관리비가 적게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살구나무 위아래집의 경우처럼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도시가스에 의한 난방 대신에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전열기를 동절기 두 달 정도 사용한다면 난방비 부분도 아파트에 비해 적게 지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시사를 얻는다. 그러므로 살구나무 아랫집의 경우는 201211월 말에 비로소 태양광 발전설비 장착이 마무리되었으므로 20131년 동안 가동상황과 발전량 등을 살펴야 구체적인 성과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12월의 폭설과 강추위 이전에 마당의 나무들 겨울나기 준비를 먼저 해두었다는 사실이다. 기상청의 발표에 의하면 이번 겨울이 눈도 많이 오고 추위도 혹독하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겨울은 따뜻한 봄날과 더불어 새싹들의 풋풋함을 기다리는 계절이어서 견딜만하다는 것이다. 폭설과 함께 이제는 제 집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실의 이불 속에서 겨울을 나는 살구나무집 강아지 '마루'도 같은 느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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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생각2012.04.18 16:32

지난 주 동녘출판사로부터 <아파트와 바꾼 집> 5쇄 인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을 지은이로서 더불어 기쁜 일이라고 답을 보내고 책이 세상에 나온 뒤 그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되새김해 보았다. 책 출간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생각나는대로 하나씩 작은 노크에 적어보기도 했다. 출판사와 더불어 책에 담긴 속살을 대중들에게 전하느라 분주한 일상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대형서점의 횡포 내지는 독단에 여러 번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지은이들이 건축학과 교수여서 그들이 만든 책은 당연히 '기술공학'으로 분류한다는 것이어서 그렇지 않음을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5쇄를 인쇄한다니 세상에 돌아다닐 책은 모두 6,000권이 되는 셈이다. 초판 2,000권이 2011년 12월 20일에 나왔으니 매월 한 차례씩 1,000권의 책을 더 찍으면서 쇄수를 거듭한 셈이다. 물론 4개월 만에 5쇄를 찍었다는 일은 수험서와 실용서, 소설이나 정치평론, 드라마로 만들어진 원작 등을 제외하고 "건축"이나 "집 짓기" 등의 분야 (사실 <아파트와 바꾼 집>의 분류는 대형 서점마다 제각각이어서 기술과학, 대중예술, 가정생활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분류되었다) 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5쇄 인쇄한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전하자 여러 사람들이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온 것이 바로 그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그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책이 나오기 전부터 '살구나무집' 짓기 소식을 알게 된 잡지사들로부터 받은 청탁원고도 있었고, 책이 나온 뒤 강연을 해 달라거나 방송에 출연해 달라는 청을 가려 움직이기는 했지만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한 번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청탁원고 : <한겨레 21>, <국토연구>

여성잡지 : <우먼센스>, <여성동아>, <행복이 가득한 집>, <리빙센스>

남성잡지 : <Esquire>

종합잡지 : <바자>

인터넷 잡지 : 프랑스 인터넷잡지 <Le courrier de l'architecte>

건축잡지 : <와이드>, <건축가>, <건축문화>

주택 전문 잡지 : <전원주택 라이프>, <주택저널>

방송(공중파 및 유선) : <MBC 시사매거진 2580>, <KBS TV특강>, <토마토 TV>

중앙일간지(서평/인터뷰 포함) :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출판전문지 : <월간 비읍>

인터넷 연재 : <채널 yes>

라디오 : <SBS 책하고 놀자>

초청강연 : <새건협 HAU Lecture 2452>, <토탈미술관>, <북카페 산새>, <부암동 국민대 동문 모임>, <이화여대>

               <참여연대>, <LH 공사 도시건축연구회>, <파주 중앙도서관>

 

거칠게 잡아봐도 거의 서른 건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알림 내용이 꼽혔다. 참 많이도 바쁘게 움직였다는 생각이지만 이런 알림의 기회도 필자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쓴 웃음이 나올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간에 다른 글을 또 책으로 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공공도서관의 도서구입 시스템과 태도로 귀결된다. 책을 쓰고 만들어 유통시키는 행위는 지식산업이고, 지식산업이란 결국 사회의 인프라를 강고하게 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공의 적극적인 책임의식과 실천이 지식산업을 살찌우는 일이라는 점에서 공공도서관의 획기적인 태도변화가 필요하다. 모든 공공도서관과 대학(나아가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도서관이 적극적인 도서구입 의지를 내 보이고 실천에 옮길 때 사회가 건강해지고, 필자들의 붓놀림이 바빠지는 것이다. 좋은 책을 가릴 주체는 당연히 독자이고. 그런 독자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이며 문명사회라는 점에 퉁을 놓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지식이 축적되는 사회, 지식이 소비되고 유통되는 사회야말로 바람직한 사회일 것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공공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식산업은 구호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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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2.03.06 14:24

지난 달 24일에 중앙일보사 스튜디오에서 이세라 기자와 더불어 말을 나누고 조금은 민망하게 촬영에 응했던 내용이 오늘 중앙일보 기사로 게재되었다. 중앙일보를 집에서 받아보지 않는 까닭에 신문 지면에는 어떻게 인쇄가 되었는지를 모르나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 그림을 보고는 아내와 아이가 모두 낄낄대며 수군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점심 식사를 위해 교내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몇 분의 동료 교수들 역시 내심 웃음을 참으셨는지 그저 ‘신문에 난 기사 잘 읽었습니다’ 라는 말로 인사를 건넨다. 스튜디오에서 사진 작가가 하라는대로 뒤꿈치를 들거나 상자에 턱을 괴거나 하는 모습으로 촬영에 응했지만 정작 온라인으로 확인한 그림은 가분수를 연상하게 하는 카툰 형식의 사진이니...

<아파트와 바꾼 집>을 출간한 동녘출판사의 편집부장도 트위터를 통해 ‘두 분 이런 모습 처음입니다’라는 멘션을 올렸다. 아마도 애써 웃음을 참아내며 자판을 두드렸으리라. 어쨌든 살구나무 아래 윗집 사진과 더불어 캐리커춰 형식으로 만든 인물사진은 아래를 찾아보시라. 지면으로는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은 알 길이 없으나 두 개로 나누어 온라인에 올라온 기사의 제목은 각각 ‘내게 맞는 집 지으려면’과 ‘아파트 팔고 내게 맞는 집 지은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238/7536238.html?ctg=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172/7536172.html?ctg=

점심 식사 후에는 몇몇의 지인들이 신문에서 사진을 보았다는 짧은 글과 더불어 정감 있는 인사를 전해오기도 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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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2.02.24 00:00
일주일 전 <아파트와 바꾼 집>을 출간한 도서출판 동녘의 이상희 부장으로부터 전해들은 '한경비즈니스'의 살구나무집 사진 자료 요청과 역시 건축가 조남호 선생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들은 바 있는 한경비즈니스 우종국 기자의 인터뷰 기사 내용이 출판사를 통해 PDF 자료로 전달되었다.

전체적인 기사의 논조는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면서 그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 가운에 구본준 기자와 건축가 이현욱이 지은 일명 '땅콩주택'과 함께 '살구나무집'이 기사의 대표 사례로 소개되었다. 더불어 살구나무집을 설계한 건축가 조남호 선생의 일문일답식 인터뷰 자료가 실려 있는 것이었다. 천천히 기사를 읽어보니 통계적으로도 아파트 공급을 위한 사업승인 건수가 줄어드는 반면 최근에는 단독주택 건축허가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 구체적인 유형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일종의 트랜드 보고서 형식의 기사였다.

흥미로운 점은 건축가 조남호의 인터뷰에 언급되고 있는 내용이다. 즉, 보편적 집짓기가 우리에게도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진지한 건축가들의 참여가 요구되며, 그래야 건축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자재 등의 규격화가 따라오는 것인데 아직은 이런 일들이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단독주택을 짓는 일이 모든 이들에게 버거운 일로 여겨지고 비용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동의하는 대목이다. 여기 해당 원고를 그대로 싣는다.

이와 더불어 며칠 뒤 집짓기 과정을 담은 한경비즈니스 기사내용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아파트와 바꾼 집>을 포함해 몇 권의 책을 참고해 한경의 이홍표 기자가 정리한 것이다.

http://magazine.hankyung.com/business/apps/news?popup=0&nid=01&c1=1001&nkey=2012022300847000121&mode=sub_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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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2.02.16 18:58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 동료가 사준 진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았더니 동녘출판사의 이상희 부장의 멘션이 타임라인에 올라왔다. 하이퍼 링크된 두 개의 주소를 따라가니 하나는 건축사진작가 박영채 선생의 블로그이고, 다른 하나는 2월호에서 '살구나무집'을 다루었던 <여성동아> 기사 링크 사이트였다.

이상희 부장의 멘션은 ;
@saangheee 선, 면, 공간을 보여 주는 건축전문사진가의 사진
http://pychea.com/10119629903?Redirect=Log&from=postView.
화사하고 따듯한 분위기를 강조한 여성지의 사진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12/02/03/201202030500005/201202030500005_1.html
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12/02/03/201202030500007/201202030500007_1.html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인터넷 주소를 따라가 보니 과연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여성동아>와 같은 달에 살구나무집을 취재한 <우먼센스>도 마침 인터넷으로 지면을 열어놓았다. 같은 독자층을 향한 여성잡지들 사이의 사진찍기 감각을 비교하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듯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먼센스 2012년 2월호에 소개된 살구나무집. 마침 기사 제목도 살구나무집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아파트와 바꾼 집>과 같다. http://www.iwomansense.co.kr/woman/starstory_read.html?seq=4009&article_type=N&svc=20

동녘출판사의 이상희 부장으로부터 들어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기는 하지만 월간 "바자"에서도 '집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의 두 쪽짜리 기사를 내보냈는데 살구나무집 사진 두 장과 <아파트와 바꾼 집>을 소개하는 글이 담겼다는 전언이다. 회원 가입을 하지 않으면 기사를 볼 수 없도록 장치되어 있어 할 수 없이 간편회원으로 가입해 기사를 훑어보았다.
http://www.ikissyou.com/IKY_InMagazine/InMagazineBa.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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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2.02.02 00:13

<아파트와 바꾼 집>이 독자들의 호응 속에 폭 넓은 입소문을 탄 때문인지 작년 12월에 몇몇 여성잡지와 전원주택을 다루는 전문잡지사들로부터 인터뷰와 사진 촬영 요청을 더러 받았다. 무작정 거절하기도 난감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서서 집을 공개의 장으로 펴내는 것 또한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혹시라도 건축가 조남호 선생의 일감이 좀 더 늘지는 않을까 혹은 기왕에 출간한 책이 널리 읽히지는 않을까 하는 등의 생각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가 동녘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응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사진촬영이나 인터뷰가 당연히 살구나무집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기에 아내와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불편함 초래였다. 잡지사들마다 촬영이나 인터뷰를 원하는 시간이 달랐고 그들의 요청에 일일이 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불편한 일일 뿐만 아니라 같거나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하는 것 또한 마땅치 않았다.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잡지사들에게 조금의 항의를 듣는 일이 있더라도 취재와 촬영 일자를 내가 정해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성심껏 답변을 드리고 촬영의 편의를 제공하겠노라 일방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렇게 해서 지난달인 1월 6일 오후에 살구나무 아랫집에서 집단 취재가 이루어졌다. 윗집 친구와 건축가 조남호 선생에게도 함께 자리할 것을 청해 찾아오는 잡지사 기자들의 서로 다른 질문과 독자를 대신하는 물음에 최선을 다해 답해 주었다. 그 날 살구나무집을 찾은 잡지사는 ‘여성동아’, ‘우먼센스’ 그리고 ‘전원주택라이프’ 기자와 사진작가였다.


취재에 앞서 살구나무 위아랫집 주인과 건축가들 제외한 나머지 식구들은 일체 인물 촬영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거개의 여성잡지가 그려내는 스위트홈을 보여주기 위한 작위적 연출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고, 잡지사들 역시 흔쾌히 동의하였다. 그런데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잡지의 촬영은 건축잡지와는 달리 빠르게 진행되었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약속한 시각부터 세 시간 안에 모두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설을 지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우먼센스’ 2012년 2월호가 집으로 배달되었고, 오늘 ‘여성동아’가 역시 택배기사의 손에 의해 집에 배달되었다.



두 잡지 모두 살구나무집을 다루면서 기사로 만든 내용은 우리들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사항 모두를 담지는 않았다. 물론 여성잡지이기 때문에 건축 전문집단을 겨냥하는 건축잡지와는 독자층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사진 또한 건축잡지에 실리는 경우와 앵글이나 분위기가 전혀 달라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 가운데 어느 정도는 나나 윗집 친구 그리고 건축가 조남호가 힘주어 말한 내용을 정확하게 담고 있어 나름 안도할 수 있었다. 또한 집짓기의 기록을 담아 출간한 <아파트와 바꾼 집>에 대한 정보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확하게 담고 있어 잡지사측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리가 원한 내용은 아파트를 떠나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을 이렇게 지어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는 탐방기 형식이 아니라 현재의 집짓기 관행과 아파트 문화에 대한 변화의 가능성과 방향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잡지가 나오기 전에 과연 여성잡지들이 이런 우리의 생각을 정확하게 짚어낼 것인가가 걱정이었는데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두 잡지 모두 ‘살구나무집’과 더불어 여러 유형과 규모의 집들을 묶어 소개하고 있는데 흥미롭게도 두 잡지 모두 ‘살구나무집’에 가장 많은 쪽수를 할애해 다루어 주었고, ‘여성동아’는 위아랫집 주인과 더불어 건축가의 이름과 인물 사진을 크게 넣어 좋은 집 짓는 법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여성잡지에서 살구나무집을 취재하고 기사로 실은 것과 때를 맞추어 출판사에서도 지난 번에 이어 다시 5단 크기의 <아파트와 바꾼 집> 광고를 어제 한겨레신문에 게재하였다. 잡지 기사와 신문 광고 때문인지는 몰라도 설 연휴에 잠시 주춤했던 인터넷 서점과 광화문 서점가에서의 <아파트와 바꾼 집> 판매가 설을 지나면서 다시 호조를 보이면서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많은 분들의 소감이나 독후가 트위터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몇몇 미술관과 북카페, 자그마한 동호인 모임 등으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고 있다. 평창동의 토탈미술관 문예아카데미 강좌 초청에 이어 부암동의 건축가 모임으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았고, 최근에는 천안의 '북카페 산새'로부터도 <아파트와 바꾼 집>에 대한 강연 요청을 받았다. 감사할 일이다. 잡지사의 취재에 응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 이들 강연요청을 모두 수락하였고, 성심껏 집짓기의 생각을 전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하였다.

새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을 기록한 어제의 폭설은 단독주택의 새로운 삶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동기가 되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늦은 저녁 무구랄 것도 없이 문 앞의 길에 쌓인 눈을 치우기 시작한 이웃들과 헤어지기 섭섭해 몇 집이 어울려 먹거리를 들고 살구나무 아랫집으로 모인 것이다. 평소 알고 지내기는 하지만 술잔이 한 순배 돌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얘기들을 주고 받았고 마치 먹고 마시기 모임이라도 되는 듯 늦은 해맞이 파티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모임은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유쾌하고 떠들썩한 밤을 보낸 셈인데 그 여파 탓인지 오늘 하루는 온 동네가 조용했다. 물론 폭설에 이은 수십 년 만의 한파가 사람들을 움추리게 만들었겠지만 새벽까지 이어진 모임 때문은 아닌지 조금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맹위를 떨치는 집 밖의 추위와 달리 다행스럽게 집안은 따뜻했다. 졸음이 밀려오는 점심 나절에 마당으로 나섰다.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햇볕을 받는 부분은 눈이 녹아내리고 있어 다시 얼 것이 염려되는 데크 위의 눈과 대문에서 현관으로 이르는 계단 등을 아이와 함께 제법 깔끔하게 치우고 느긋하게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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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12.30 19:53
해를 보내며 그 끄트머리인 어제 책을 내느라 마음 고생을 한 동녘출판사의 이상희 편집부장과 편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최근의 출판계 사정과 독서 시장의 흐름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헤어지기 전 연구실에서 커피 한 잔을 나누면서 열흘 쯤 전에 세상에 나온 살구나무집 짓기의 이야기인 <아파트와 바꾼 집>의 판매 상황에 대해 물었더니 '순조롭다'는 대답이었다.

'순조롭다'는 것이 뜻하는 바가 정확하게 무엇인가 물었더니 내년 초에는 2쇄를 찍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2쇄를 내면서 일부 독자들로부터 들었던 표지 인쇄 내용에 대한 조언도 받아들여 조금 다른 방안으 찾아보겠노라는 것이었다. 필자로서 책이 잘 팔리도록 하는 방도가 무엇인지 특별히 알 도리가 없어 가르쳐달라 하자 사실 책을 지은 분으로서는 딱히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그저 책이 널리 읽히도록 하는 마음만으로 족하다는 대답을 한 뒤 추운 밤길을 거슬러 되돌아갔다.

해를 닫는 이틀이 마침 금요일과 토요일이어서 집에 머물며 서점 몇 곳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아파트와 바꾼 집>의 판매 양상을 확인해보았다. 대체적인 상황은 편집자의 의견대로 '순조로운' 형편이었다. 교보문고의 경우는 최근 일주일동안 '기술/공학' 부문의 베스트셀러 150권 가운데 4위를 차지하였고, 알라딘의 경우는 '예술대중문화' 부문에서 주간 베스트 1위, yes24의 경우도 12월 4주차 '주거생활' 부문 주간베스트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그리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틀이 지나면 새해이고 주간 판매량이 다시 집계될 것이니 두 곳의 인터넷서점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다시 볼 수 없을 것일지도 몰라 서둘러 그림으로 갈무리하였다.

 




마침 몇몇 제자들도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모두 읽어보았다면서 해맞이 인사를 전해왔고, 몇몇 지인들도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트위터 등을 통해 책을 잘 읽었다는 격려와 성원의 글을 보내주었다. 2011년 한 해 마무리를 감사의 마음으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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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10.17 17:16

살구나무 윗집과 아랫집의 서재는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 늦은 밤까지 사흘 동안 꼬박 불을 밝혔다. 11월에 책이 나온다는 전제 하에 두 차례에 걸친 원고 교정 이후 본격적인 책 만들기 과정인 편집 시안 작업을 위해 사진자료와 도면 등을 책의 차례에 맞춰 제 위치에 넣는 작업이 급했기 때문이다. 서로 붙은 두 집에서 각각 고른 사진과 도면 자료를 한 곳에 옮겨 다시 정리하고 편집자가 일하기 쉽도록 그림이나 도면마다 일련번호를 붙인 뒤 차례에 따라 제 자리를 지정하고 이를 문서로 정리한 쉬트를 만들어야 했고, 일을 마치려고 마음먹으면 다시 문제가 불거지는 등의 일을 감내해야 했다.

모두 정리해 놓은 자료는 모두 188건. 이들에 일련번호를 붙여 제대로 정리해 출판사로 보내자니 이번에는 이메일 첨부용량이 너무 커서 이메일이 전달되는 꽤 많은 시간을 우두커니 모니터를 지키고 앉아 멍청하게 올라가는 숫자를 바라봐야 하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억지로 편집자에게 옮겨진 자료에 대해 다시 휴대폰과 트위터를 이용해 몇 가지 의견을 주고받으니 벌써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고, 저 혼자 밝기를 바꾸면서 웅얼대던 텔레비전에서는 새벽 뉴스가 막 시작되는 시간이었다.

편집자로부터 모든 자료를 잘 받았고, 내일부터 편집 시안 작업에 몰두하겠다는 말을 듣고는 취침. 편집자 역시 일처리가 녹록치 않을 터이다. 몇 개나 들어갈 것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지만 188개 모두가 들어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에게 폭 넓게 일을 하시라는 뜻에서 고른 이미지가 너무 많으니 무엇을 버리고 어느 것을 취할 것인가가 또 편집자의 새로운 일거리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수건돌리기 놀이판에서 내게 왔던 술래의 수건은 다시 출판사의 편집자 뒤편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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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10.09 22:54

지난 7월 초 장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몇 차례 취재 관계로 통화를 이어 오던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의 취재진이 집을 찾았다. 일은 6월 말부터 얘기되던 것이었다. 당시 계속되던 비와 6월 말부터 7월 20일까지 계획된 20여 일 동안의 동유럽 출장 때문에 서로 시간을 맞추지 못하다가 며칠 전 금요일 오전에 두 집 남자들이 모두 집에 있겠다고 약속한 뒤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잡지사측의 방문이었고 윗집 친구와 나는 건축가 조남호 선생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응했던 취재였다.

약속한 오전 10시에 사진작가 두 분과 취재기자 한 분이 집에 당도하였고,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얘기를 시작하였는데 잡지사측의 바람은 가족들이 촬영에 응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문제에 관한 한 사전에 전화로 의논을 한 것처럼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의사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우연히 식구 모두가 자리에 있었지만 사진촬영에 응하겠다는 경우는 없었다. 당연히 잡지사측의 바람은 물거품이 되엇지만 두 집 남자는 불가피하다면 둘 만이라도 촬영에 응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윗집과 아랫집을 둘러보면서 사진작가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기로 하고 아랫집을 먼저 둘러본 뒤 윗집을 살피는 도중에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였다. 그동안 몸이 편찮으셨던 윗집 친구의 빙부께서 방금 전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었다. 일단 모두 아랫집으로 내려왔고, 윗집 친구는 몇 가지 일을 내게 부탁한 채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고, 남아있던 우리집 식구들과 건축가 조남호 선생도 망연자실. 잡지사측 사람들도 아마도 처음 당하는 일이어서인지 난감한 표정이었다.

사진작가와 취재기자의 심각한 구수회의가 이어졌는데 일단은 다른 곳을 찾아 기사를 채우려는 노력으로 판단되었고, 나 역시 잡지사측의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살구나무집 기사는 이번 달에 실리지 않아도 그만이니 잡지사측에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하였다. 중요한 것은 윗집의 경우 실내 촬영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었고, 그렇다면 아랫집만을 대상으로 기사를 채우겠다면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 역시 잡지사측의 결정이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 결정을 존중해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10여 분 동안의 숙의가 이어지더니 윗집의 경우는 기왕에 건축가가 보유한 사진이 있으면 그것 일부를 다시 사용하는 방법으로 꾀를 내고 아랫집은 사진 촬영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식구들이 인물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은 까닭에 ‘행복이 가득한 집’의 여러 꼭지 가운데 건축가를 주목하는 ‘건축가의 집’으로 꼭지도 변경하겠다는 것이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최초 잡지사측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이 혹시라도 건축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뜻에서 그리 한 것이기에 나로서는 상황이 급반전을 이룬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랫집 2층에서 건축가 인물 촬영이 있었고, 마당에서 건축가와 건축주를 상대로 하는 인터뷰가 꽤 오랜 시간동안 진행되었다. 날씨는 딱 좋은 가을 낮이어서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나누는 그런 시간이었다. 건축주가 건축학과 교수여서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는지, 친구가 어울려 산다는 것이 생각처럼 즐겁고 유쾌한 일만 그득한지, 이웃 사람들과의 공감은 아파트와 어떻게 다른지 등등의 여러 가지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고, 기자의 질문 대부분이 11월 말이면 동녘출판사에서 출간될 책 <아파트와 바꾼 집>에 모두 담겼노라 답하면서 골자 몇 가지를 답하는 정도에서 인터뷰는 잘 진행되었다.

언제 책이 나오는지 묻자 이번 달 ‘행복이 가득한 집’은 10월 23일 배포될 것이라 알려주었다. 시간적으로도 다른 취재 대상을 찾거나 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기에 잡지사측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취재와 인터뷰를 강행한 것이었다. 가벼운 마음에서 잡지 제목인 '행복이 가득한 집'에 대한 서로의 느낌과 편견 혹은 오해일 수도 있는 생각들을 나누면서 얘기를 마친 시간은 오후 1시 정도. 아내는 인터뷰와 촬영이 길어지자 내일로 예정된 어머님의 생신상 차리기를 위해 큰아이와 더불어 수원의 재래시장으로 향하고, 나는 친구 빙부의 부음을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하는 것으로 계획된 용무를 마쳤다.

얼떨결에 익숙한 건축잡지가 아닌 월간지에 살구나무집 기사와 사진이 실리게 된 것이다. 어떤 사진과 글자로 살구나무집이 채워질 것인지 자못 궁금하기까지 하다. 또한 그 기사가 좋은 집 짓기 운동과 건축가의 지혜 빌리기에 자그마한 주춧돌이라도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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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8.22 00:44

오후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도서출판 동녘의 이상희 부장이 집을 찾았다. 수일 전에 잡은 약속이었고, 책을 함께 쓰는 살구나무 위아랫집 두 사람이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라야 한 번에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으니 날을 잡자 한 것이 공교롭게도 토요일이어서 쉬어야 할 분을 멀리 죽전으로 걸음하게 한 꼴이 되었다.

이상희 부장이 살구나무집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 이미 지난 초봄에 바깥손님으로는 거의 처음이다시피 집에 온 적이 있었고, 마침 아내가 푸줏간에서 고기를 사 놓은 것이 있어 함께 마당에서 파티 아닌 파티를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아파트와 바꾼 집”의 전체 얼개를 놓고 윗집의 친구와 의논을 나눈 내용에 의견을 조금 더 보태 A3 용지로 정리한 것을 준비한 터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차 한 잔을 나누면서 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논의하였고, 잠시 후 윗집 친구도 함께 청해 필자와 편집자가 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저자인 우리들은 출판사측의 여러 가지 의견에 일리가 있다는 점에 충분히 동의하여 우리가 구성한 내용의 순서와 짜임을 조금 바꿀 것을 공감하였으며, 자세한 기획내용은 출판사측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 주기로 하였다. 우리들의 원고가 넘어가면 출판사의 전문가들이 원고를 읽고 교열작업을 하는 동안 우리는 책에 들어갈 사진을 고르는 것으로 대강의 일정을 정하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것으로 출판계약은 쉽게 이루어졌다. 사진을 제외한 최종 원고를 출판사측에 보내기로 약정한 날짜는 8월 30일. 이미 대부분의 원고는 마무리를 향해 질주하는 상태였고, 9월부터는 대학의 강의가 진행되는 시기이므로 방학 때처럼 원고 쓰는 일에 힘을 모을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출판계약을 마친 뒤 이상희 부장은 강남에서 다른 약속이 있다면서 저녁식사도 거른 채 종종걸음으로 되돌아갔다.

저녁식사 시간도 되었고, 오랜만에 하늘도 맑은 날이어서인지 아내가 문득 마당식사를 제안했고, 큰아이와 집에 놀러온 큰아이 친구가 호응하면서 별안간 마당은 파티 분위기로 돌변하였다. 바비큐 장비를 옮겨 불을 당기는가 싶더니 김치와 고추 등 채소가 나오고 그 사이 푸줏간에 다녀온 아내는 목살을 충분히 내놓았다. 계약을 마치고 윗집으로 돌아간 친구도 다시 청해 식사를 겸한 막걸리 파티가 시작되었다. 마침 집으로 돌아오던 두 집의 아이들도 못도 갈아입지 않은 채 함께 자리를 해 늦은 시간까지 정겨운 시간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두 집의 유일한 고등학생이 귀가해 남은 고기 모두를 먹는 것으로 주말의 밤을 마무리하였다.


이제 내일부터는 또 다시 본격적인 원고 마무리 작업이 시작된다. 그동안은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으고 사실을 확인한 뒤 분담한 원고를 일정한 투로 만들고 원고량도 조정하는 등의 작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유용한 정보와 경험지식을 담았는가를 독자의 시선으로 살펴야 하고, 책의 짜임이 우리가 목적한 바에 부합하는지도 더불어 검토하여야 한다. ‘좋은 집’ 만들기의 기록이 ‘좋은 책’ 펴내기로 옮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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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