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_꽃과 나무2013.07.25 23:13

"살구나무만 해도 어디 버릴 데가 있습니까? 꽃은 화사하게 피어 보기 좋고, 열매는 행인(杏)이라 해서 개고기 먹고 체한 데 특효지요. 나무는 살이 붉고 단단해서 목탁으로 깎아 쓰면 천년을 두드려도 변함이 없습죠."

 

 

 

from 이시백, [나는 꽃 도둑이다], 서울, 한겨레출판(주), 2013년 3월(초판 1쇄), 2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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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3.01.05 00:45

12월 하순부터 이틀 걸러 내리던 눈이 새해 1월 1일을 맞는 아침에는 폭설이라 불릴 정도가 되었다. 방송 뉴스를 보니 서설(瑞雪)이라며 애써 불편을 포장하고, 새해를 맞는 낭만적 기대를 하곤 하지만 그 말도 귀에 거슬릴 정도로 계속되는 폭설과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사람들의 마음도 얼어붙게 하겠다는 불편함이 마음에 덩달아 쌓였다. 땅집으로 살림을 옮긴 뒤 세 번째 맞는 겨울이고 이번 눈과 추위가 제법 새삼스럽다고 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특히 올 겨울은 제법 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몸이 먼저 기억할 것으로 판단된다. 눈이 쌓일 때마다 집 밖으로 나서 눈 치우기를 밤 먹듯 했으니 말이다. 아파트에 살 적에도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렸던가. 높은 곳에 사느라 관심이 적었거나 실제 생활로 체험하지 못했으리라는 것 보다는 최근 들어 눈이 자주, 많이 내린 탓이어서 새해를 맞는 첫날부터 마당과 데크 그리고 대문 밖 길에 쌓이는 눈 치우기로 새해를 열었다.

 

  

 

장독대와 대문을 열고 현관에 오르는 계단까지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제법 쌓였고, 밀대와 삽을 들고 현관을 나서는 나를 걱정하며 아내는 쉬엄쉬엄 하라는 걱정을 놓지 못한다. 땅집에서의 겨우살이를 여러 번 체험한 아이들도 눈이 내리기만 하면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 내복이며 장갑을 준비하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내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다. 시청에서 운행하는 제설차량이 집 앞 도로에 잊을만하면 와서 염화칼슘을 뿌린다고는 하지만 날씨가 너무 찬데다가 눈이 녹을 새도 다시 쌓이니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내리는 눈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하루걸러 혹은 서너 시간 간격으로 퍼부었고, 집 앞길을 치우던 이웃도 치우기 무섭게 다시 쌓이는 눈 치우기를 그만 두고 집으로 들어간 뒤 벽난로에 참나무를 넣어 불을 지핀 뒤 고구마를 구워 먹자고 우리 식구들을 청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도 눈이 내리지 않는 낮 시간대는 볕이 좋아 태양 복사열로 눈을 치운 곳은 제법 뽀송뽀송 말랐고, 지붕에 얹힌 태양광 패널 위의 눈도 여러 날을 가지 않고 녹아내렸다. 마당 잔디밭의 눈은 치울 재간이 없어 그대로 두었더니 이제는 거실 밖 데크의 높이까지 차올랐고, 아내는 제대로 된 겨울 풍경이라며 즐기는 눈차였다. 폭설과 강추위로 사람들이 움츠러들고 연말연시 휴가와 방학까지 겹치니 동네는 완전히 겨울에 잠긴 분위기다.

 

 

강아지 ‘마루’도 추위를 느끼는지 이불 속에서 눈만 빼꼼히 내놓고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고, 눈을 치우다가 심심한 듯 두 아이는 대문 안 경사마당 아래에 성깔 있는 표정의 눈사람을 만들어 두었다. 이곳으로 옮긴 뒤 세 번의 겨울을 맞지만 올 겨울만큼 겨울다운 느낌을 가지는 경우는 처음이고, 눈 치우기가 일상이 된 것도 계사년을 맞는 겨울이 아닌가 싶다. 정말 눈 구경은 배가 터지도록 만끽하는 겨울의 복판이다.

 

  

 

계사년 첫 아침에는 반가운 손님 까치가 살구나무를 찾았다. 모든 잎을 떨군 채 묵묵히 큰 몸을 지탱하고 있는 살구나무에 앉아 제법 우렁찬 소리를 낸 탓에 2층 아이들 방에서 놀이에 열중하던 강아지는 누구세요 라는 표정으로 계단 난간으로 나서기 일쑤이고, 그렇게 임진년과 계사년이 겹쳤다. 새해 첫 눈을 서설이라 이름 붙여 상서로운 기운이 들 것이라 반겼던 조상들의 습속은 아마도 모진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다짐의 역설적 표현이었겠지만 우리 식구들도 애써 계사년 새해가 평온의 일상이 될 것이라는 소망과 믿음으로 새해를 맞는 날이 며칠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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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2.10.30 19:58

며칠 전 태양광 설치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계약과 동시에 사전 점검작업을 거쳐 전지판 설치를 위한 프레임 가설작업에 이은 패널 고정과 인버터 설치 작업이 모두 마무리된 셈이다. 시공과정에서 지하실 북측 벽 속에 연결해놓은 전선을 찾아 새로 설치되는 인버터의 여러 가닥으로 만들어진 전선을 잇자 계기판에는 패널의 발전 효율이 99.9%라는 발광숫자가 나타났고 식구들은 모두 가벼운 흥분에 싸였다. 밖으로 나가 전력량계를 보니 집 안에서 전기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전력계 바늘이 움직이지 않으니 모두들 신기해 할 따름이었다.

 

     

 

태양광 발전설비 공사를 마치니 이제는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채비를 모두  마친 느낌이었고, 마침 그날부터 집 안팎은 본격적인 늦가을 풍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배롱나무도 잎사귀를 조금식 떨구기 시작허더니 이내 굵고 가느란 줄기만 남기기 시작했고, 살구나무도 커다란 잎사귀부터 차례대로 서재 마당으로 낙엽을 떨구었다. 출퇴근을 위해 현관을 들고 나면서 매일 다른 풍경을 관상할 수 있는 날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경사마당의 노출콘크리트에 붙은 담쟁이덩굴과 야생화도 제각기 뭐라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하고 가련한 가을빛을 뽐내기 시작했고, 제각각의 집에서 뿜어대는 빛으로 인해 동네는 온통 늦가을에 풍덩 빠진 느낌이다.

 

 

열흘 전 까치밥 몇 개를 남기고 모두 털어낸 연시는 거실장 위에서 자줏빛으로 변하면서 살이 부드럽게 익어가고 있고, 화살나무와 공작단풍은 붉은 빛을 더해 간다. 아이가 구해다 심은 한라구절초는 꽃잎을 한껏 벌리고 가을빛을 받고 있고, 용담은 낮과 밤을 번갈아가며 보랏빛도 아니고 하늘색이라고 하기에도 어려운 빛깔의 꽃잎 여닫기를 반복한다. 머루의 잎사귀는 마치 조선시대 문인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투명하고도 오묘한 빛깔을 드러내며 가을임을 알려주고 있으며, 더 이상의 잔디깎기가 이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큰 아이는 잔디깍는 기계를 갈무리해 창고에 넣어두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표정을 달리하는 살구나무 언덕과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을 느끼게 하는 공기 탓인지 이웃 사람들도 며칠 전보다 훨씬 이른 밤을 맞는 모양인지 여름과 달리 밤10시가 되기 전에 사위가 조용해지는 나날이 시작되었다. 가끔씩 이웃집 강아지들이 짖는 소리가 오히려 평화로운 일상을 알리는 기분이다.

 

 

 

쉬는 날이면 동네 사람들 모두가 천천히 겨울을 준비하는 모양인지 망치 소리며 톱질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고 우리 식구 역시 창밖의 가을 풍경을 보며 겨울 채비할 날을 가늠한다. 세상의 모든 가을빛이 꽉 들어선 동네 풍경이고, 살구나무 아랫집 풍경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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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2.06.08 17:03

6월 5일은 24절기 가운데 망종이었다. 원래의 뜻풀이를 하자면 벼나 보리와 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종자라는 의미지만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에는 망종을 지나면서 드디어 보릿고개를 넘겨 보리를 먹을 수 있게 되고 다 자란 볏모는 가을의 결실을 위해 물을 받아놓은 논으로 서둘러 내다 심어야 한다는 날이다. 그런데 마당 딸린 사람들에게는 다른 뜻으로 전해져 망종이 지나면 마당 귀퉁이에서 과육을 키운 매화나무 열매(梅實)를 채취해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마침 청이나 술로 혹은 잼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푸른 매실이 시장에 나오기도 하는 때이다.

 

어설픈 마당 가꾸기의 전형은 살구나무 아랫집에서 볼 수 있다. 지난 해 매화나무를 한 그루 사다 마당 귀퉁이에 심으면서 농원 전문가의 말을 따라 가지를 과감하게 잘랐더니 매실을 따야 하는 절기라는 망종에 이르러 나무 전체를 샅샅이 뒤져도 달랑 2개 밖에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거름이나 손질 혹은 정성이 부족했거나 나무의 생육/생장조건을 제대로 만들어주지 못한 탓이겠지만 들은 것은 있어서 그저 해걸이를 하는구나 하는 정도에서 다시 한 해를 기다리기로 했다. 아쉽지만 이웃집들의 매실 수확에 손을 보태야 할 형편이다.

 

올해는 살구나무도 과육을 키우지 못했다. 역시 들은 그대로 해걸이를 하는구나 하는 정도에 혐의를 두고 있을 뿐이다. 족히 100년은 됨직한 나무에 굳이 영양가를 고루 갖춘 거름을 주어야 할 까닭도 없고 생육조건을 인위적으로 맞춰야 할 일 역시 없으리라는 생각에서 우리 내외가 품은 혐의가 점점 진실처럼 변질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꽃도 화사하게 피웠고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여린 열매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리기는 했었다. 그런데 꽃이 지고 제법 열린 살구가 미처 과육을 키우기도 전에 하나둘 서재마당으로 떨어지더니 급기야는 올려보아도 과실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떨어지고 말았다.

 

망종이 지난 다음 날인 현충일에 동네 이웃 세 집이 모여 살구를 따자는 결기가 무색해졌고 잼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맛이라도 보이겠다던 윗집 친구의 유리병 사전 준비도, 혹시 살구를 따는 과정에 땅으로 떨어져 터질 것을 염려해 이웃에서 준비한 3미터 폭의 기다란 부직포도 모두 창고에서 내년을 기다려야 할 형편이 되었다. 아쉽지만 어쩔 것인가. 식구들은 이제 안마당의 감나무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내심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꽃을 틔운 감나무의 감꽃이 떨어진 뒤 하룻밤 사이에 스무 개도 넘는 어린 감이 낙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떨어진 것보다 가지에 달린 것들이 많아 감나무 스스로 과육의 생장조건을 통제하면서 건강한 결실을 맺으려는 것이려니 하고 위로를 삼고 있지만 내심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현충일 아침. 다른 휴일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으레 그러듯 이른 아침 현관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 대문 안에 떨어져 있는 신문을 주워들었다. 1면을 머리기사를 건성으로 본 뒤 계단을 오르며 언제나처럼 경사마당의 변화를 살핀다. 꽃뱀무의 꽃이 두 개쯤 더 여물면서 붉은 자줏빛을 내보였고, 동자꽃도 한 송이 하늘을 향해 꽃잎을 활짝 열었다. 경사마당의 대부분이 노랑빛을 띠는데 비해 동자꽃이며, 송엽국과 꽃뱀무의 붉은 빛이 제법 대조를 이루며 흥취에 젖어들게 한다. 며칠 전 심은 황금달맞이는 강한 노랑으로 풍경을 밝히고 있으며 싱싱한 줄기를 하늘로 뻗치는 사사와 기린초는 푸르름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듯하다. 담벽 가까이에는 나비바늘꽃이 흰 빛을 우우하게 밝힌다. 아직 개화하지 않은 노루오줌 역시 꽃가지의 끄트머리를 붉게 염색했다.

 

 

 

이제 계단참에 오른다. 가을꽃인 채송화는 마치 소나무 군락처럼 제각기 줄기를 세우며 키 자랑에 여념이 없고 채송화를 보다가 허리를 펴면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 앵두가 아침 인사를 건넨다. 삐죽삐죽 제멋대로 자란 새순을 일주일 전 가지런하게 잘라냈더니 여린 잎들이 하늘로 키를 키우면서 붉은 색을 더하는 앵두를 감추는 모양이다. 서재마당의 여러 가지 야생화들은 각기 제 스스로의 운행을 계속한다.

 

 

 

 

연잎양귀비는 잎사귀를 두텁게 하면서 짙은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보이고, 이미 꽃을 내린 각시붓꽃은 키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돌확 뒤에 은근히 자리한 돌단풍은 잎사귀의 수를 늘리고 있으며 분홍주름잎은 농원 주인의 말대로 동심원을 키우듯 가녀린 줄기를 사방으로 늘리느라 애를 쓰는 모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은 산수국이다. 가운데 소복하게 들어가는 양성화를 에워싸는 네 방향의 중성화가 각각 네 개의 꽃잎을 펼치면서 군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른 꽃들과는 달리 노지에서는 아주 느린 속도로 꽃잎을 가지런히 만들고 동서남북으로 각각 하나씩 다시 꽃대를 만들어 이곳에 네 장의 꽃잎을 만들어 자연만이 그려내는 꽃봉오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집에 있던 수국을 가져다주고 노지에서도 겨울을 나는 산수국으로 바꿔온 뒤 처음 피우는 꽃이어서 기대와 흥미가 제법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마음먹었던 일을 한다는 심정으로 마당으로 나섰다. 오늘 할 일은 안마당에서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곳의 잔디를 기계를 이용해 고르게 정리하는 일이다. 마당의 통로는 식구들이 오가며 밟아준 탓에 크게 자라지 않는 모습이지만 담장이나 벽에 가까이 있는 잔디들은 대개가 약한 잎새만 키우는 바람에 뿌리는 약한 상태에서 키만 키우기 십상이다. 따라서 뿌리를 튼튼히 한다는 명목으로 아주 짧게 자르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장갑도 착용하고 해를 가리는 모자도 썼기에 사흘 전 쯤에 친구가 보내온 머루나무 두 그루도 안방 동측의 담장 가까이에 심었다. 넝쿨성 식물이기에 적당한 지지대가 있어야 하지만 마땅한 지지대를 구하지 못해 우선은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상토를 섞은 마사토에 충분히 물을 댄 웅덩이를 파고 자리를 잡아두었다.

벌써 점심시간. 아내가 준비한 비빔국수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마당으로 나서서 병꽃과 마가목이 자리는 서재 밖 귀퉁이의 잔디를 깎고 물을 대면서 이제는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에 안마당에도 시원스럽게 물을 뿌리고 잡초를 뽑는 것으로 대강의 마당작업을 마무리하였다. 연일 계속되는 더위와 강한 자외선 때문에 집 밖으로 잘 나서지 않던 아내가 현관을 나서더니 잘 익은 앵두 하나를 따 건네면서 올해 첫 앵두 수확이라면서 맛이 들었는지 먹어보라는 것이었다. 작년에 비해 알이 굵어진 앵두는 망종이라는 절기에 맞춰 제법 맛이 들었고 엄마를 따라 나선 아이도 한 알을 먹더니 올해는 앵두주를 담을 예정이라며 며칠 뒤 모두 따야겠다고 하는 바람에 좀 더 본 뒤 따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다독이기도 했다.

공구 정리를 하고 이웃으로 마실을 갔다. 이웃집 아저씨가 오늘은 목재를 이용해 대문 밖에 내놓을 화분을 하나 제작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웃집의 지하주차장은 잘 정돈된 공방과 다름 아니다. 다양한 공구가 일정한 법칙에 따라 공구함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일을 치루는 솜씨 또한 범상치 않아 늘 구경의 재미가 있는 작업풍경을 만든다. 마침 데크용 목재가 모자란다는 얘기를 듣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몇 개를 들고 구경을 가 곁에서 손을 돕지는 못하고 찬 음료만 대접받으면서 저녁 식사 시간까지 구경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접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의 휴일은 대개가 오늘처럼 지내는 것이 보통이고 같은 절기라면 특별히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이기도 하다. 아침부터 마당에 나서 눈에 보이는 가벼운 일들을 처리하고 점심을 먹은 뒤 그늘에서 쉬거나 차를 마시면서 지낸 뒤 해가 서녘으로 질 무렵이면 다시 나서서 미진한 일을 갈무리하고 장갑을 벗어 옷을 턴 뒤 집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 통례이고, 이웃들 역시 나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저문 강에 삽을 씻는 일’이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되는 것인데 그런 과정에서 자연의 순리를 알아가거나 시간의 변화를 감상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휴일이라고 해서 아파트 생활처럼 의무감으로 집밖으로 나와 무엇인가를 다급하게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잉여도 없고 잉여를 채울 의무도 없는 삶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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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2.05.05 15:50

여름이라고 불러야 적당할 정도의 높은 기온과 그림 한 점 없는 하늘이 5월 5일의 주말을 선사하였다. 진딧물이 대문마당의 공조팝에 조금 보이는 듯해 서둘어 진딧물 약을 살포하고, 노곤한 점심을 맞았다. 늦봄은 하루가 달랐고, 어제와 오늘의 다른 풍경을 선사하였다. 대문 마당으로부터 안마당에 이르기까지 늦봄의 살구나무 아랫집 풍경을 그림으로 담았다.

 

대문마당의 비비추와 며칠 전 꽃을 피운 머위 그리고 무늬바위취의 군락

 

작년 고사한 산딸나무 대신 상록수를 하나 준비하자는 아내의 뜻에 따라 새로 옮긴 섬잣나무와 영산홍 그리고 공조팝과 주목 

 

경사마당의 지하수를 받는 돌확 주변의 비비추와 뱀딸기, 돌나물, 맥문동과 바위채송화

 

소담스럽게 자란 백리향과 불두화와 황금조팝

 

대문 안 오름계단의 참에 이어 붙은 야생화마당의 양지꽃 등

 

 이제 서서히 과육을 키우고 있는 앵도나무

 

서재 앞 비밀의 정원. 매발톱, 아주가, 무스카리, 분홍주름잎, 은초롱꽃, 아기별꽃, 두릅 등

 

큰 아이와 애써 만든 흙막이목책과 산수국

 

뒷마당을 돌아 안마당으로 이르는 구석의 줄사철

 

윗집 트임난간 앞에 새로 심은 황매화와 일년이 자라 울창함을 뽐내는 찔레

 

감나무 아래 화관처럼 고리 모양을 이룬 꽃잔디

 

화살나무 세 그루와 외로운 모습으로 자리를 차지한 상사화

 

한식담장 남측을 오르는 인동덩굴과 줄사철의 건강한 모습

 

안마당의 늦봄 손님 공조팝

 

안마당의 귀공자인 배롱나무와 영산홍 고리

 

담장 너머 동네풍경에 보탬이 되로독 의도한 대문마당의 공조팝

 

붉은 꽃잎을 떨구는 명자나무와 이제 막 봉오리를 올리는 미스김 라일락. 무성하게 잎을 키우는 장미

 

가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감나무

 

마당에 나름의 그늘을 드리우는 공작단풍

 

경희대학교 온영태 선생님 농장에서 가져온 산사나무, 산딸나무 묘목들의 건강한 모습들. 그리고 중간의 매화

 

뒷마당에서 동측 모서리를 돌아 안마당으로 이르는 과정에서의 마당 모습

 

집 밖으로 나서기 위해 현관을 열면 맞딱들이는 고목 살구나무

 

봄 절기 내내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매발톱

 

귀여운 모습에 늘 웃음짓게 하는 은방울꽃의 가녀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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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2.04.13 19:13

이른 퇴근으로 인해 여유로운 금요일 오후를 맞았다. 집 안에서 빈둥대는 일도 객쩍고 무언가 한두 시간 안에 후다닥 해치울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궁리하다가 안마당의 감나무와 배롱나무 가지치기를 생각해냈다. 이웃집에서 사다리를 빌려 계단을 올라 마당에 세워놓고 장갑과 전지가위를 준비해 나무 밑에 서니 아내가 따라 따라나와 보배운 것 없는 경험과 초보 지식으로 가지치기를 시작했다. 감나무는 이미 잎을 틔우기 시작해 몇 가닥의 죽은 가지를 가볍게 잘라내는 것으로 그치고 배롱나무의 끄트머리 가지를 빙 돌아가며 잘라내니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잘라낸 것들은 가늘고 마른 것들이어서 바비큐 그릴을 마당 한복판에 놓고 얼기설기 잔가지를 올려 불을 당김으로써 삽시간에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전지가위와 사다리 등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뒷마당을 돌아 현관으로 나오는데 눈앞에 깜짝 놀랄만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침 출근 시간까지도 몇 송이를 제외하곤 꽃을 피우지 않았던 살구나무가 흰 무늬를 곁들인 연분홍의 뭉치를 이룬 것이었다. 본격적인 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어스름 저녁시간이 와서인지 이름 모를 새들이 서로 자리 다툼을 하느라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직은 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달린 꽃망울이 모두 개화한 것은 아니지만 자칫 시간을 기다리다가 봄비라도 한 차례 지나가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풍경이기에 휴대폰을 꺼내 이리저리 오가며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하였다. 그리고는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말처럼 아예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고 서측의 문강공 김세필 묘역으로 올라 사진 촬영을 계속하였다. 날이 궂어 푸른 하늘과 연분홍의 살구꽃이 따듯한 대비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작년 이맘때 즐겼던 풍경과 유사한 풍경이 눈앞에 전개되어 있다.

 

마침 이웃집 아주머니도 살구꽃 관상을 해야 한다며 집으로 드셨고, 아내는 꽃놀이 기분이라도 내려는 듯 차와 빵 몇 조각을 서재마당으로 내 왔다. 모두들 작년의 경험을 떠올리는 듯 주말 낮 시간에 동네 몇 집이라도 시간이 되는 집 식구들이 모여 살구나무 꽃그늘 아래서 차와 쿠키를 곁들여 잔치를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는 마침 오늘이 주말로 이어지는 금요일 오후라는 사실에 모두 안도하는 느낌이었다. 서재마당에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소리를 들었는지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큰아이도 2층 제 방의 창을 열고 살구나무 풍경을 바라보며 봄을 만끽하는 표정이었다.

 

 

 

 

이렇게 사진을 컴퓨터에 올려 놓고 보니 며칠 전 큰아이 방 앞 데크에 새롭게 마련한 붉은 색 파라솔이 조금 높다는 느낌이 든다. 앙증맞은 크기의 2인용 테이블에 맞는 가장 작은 크기의 파라솔인데 키가 조금 껑충해 보이는 느낌이다. 파라솔을 지지하는 봉이 마침 목재로 된 것이니 몇 번의 톱질이면 알맞은 높이로 잘라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봄은 확실한 모양이다. 지난 주부터 시작된 마당일과 야생화 심기, 그리고 몇 그루 되지 않는 마당의 나무들 전지작업 등의 일 때문에 하루가 바삐 돌아가기 때문이다. 덕분에 낮잠을 잘 기회는 없지만 밤잠이 달콤하다.

 

 

 

그리고 출판문화잡지 'ㅂ(비읍)'의 2012년 4월호 표지모델이 된 살구나무 아랫집 창으로 드는 햇살도 봄 풍경을 보탠다.

 

 

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풍경2012.01.16 11:39


깔끔하고 멋진 풍경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집 밖에 나섰다가 우연히 카메라에 잡은 이 풍경은 내가 제법 좋아하는 살구나무 아랫집의 모습이다. 전면폭이 꽤 넓은 집터의 조건은 문 앞을 지나는 이들로 하여금 '웅장한' 분위기를 줄 수밖에 없는 설계의 결과가 되었다. 하지만 '동네 풍경에 보탬이 되는 집'을 원했던 나와 윗집 친구의 강한 주장은 건축가 조남호 선생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 모양이다.

경사지인 집터에 집을 앉히고 식구들이 정온한 마당을 갖기 원한다는 점에서 건축가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옹벽을 높이고 그 위에 마당을 놓아야 할 것이었으리라. 그런데 사다리꼴로 자리한 집터이다 보니 엄청나게 긴 옹벽은 여러 가지 점에서 부담이었으리라. 건축가의 선택은 옹벽 전체를 요철이 있는 면으로 만들거나 재료를 달리 하거나 하는 방법과 더불어 동네 풍경에 보탬이 되는 집이 되기 위한 조건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옹벽의 귀퉁이를 크게 덜어내 길을 오가는 이웃들이 그 틈을 통해 경사마당을 관상하거나 경사마당의 끄트머리에 높게 솟은 살구나무의 자태를 보게 하는 것인데 강아지 산책을 겸해 집 앞을 오가는 이들은 가끔씩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 사이 우리 식구들과 말문도 트고 마당가꾸기의 조언도 잊지 않는다. 주차창 입구의 자산홍과 영산홍은 거친 골목에 자그마한 생기를 주고, 옹벽 위 마당의 투시난간은 마당의 계절을 이웃에게 알려준다. 물론 노출콘크리트와 붓칠로 마감된 스터코 벽면 그리고 투시형 난간 일부를 목재로 마감한 건축가의 세심함은 이곳에 원래 이 집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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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풍경2012.01.13 19:00
친구와 어울려 나란히 터를 잡고 집을 지어 더불어 살게 된 죽전의 우리집 이름은 '살구나무집'이다. 마치 음식점이거나 혹은 장어구이집이라면 어울릴만한 집 이름인 셈이다. 한국일보 기자이신 서화숙 선생님께 얻은 책 <마당의 순례자>를 읽다보니 우리집에 붙인 이름이 이미 선생님이 먼저 쓰셨던 이름이어서 송구하기는 하지만 이미 대문 앞에 명패를 떡하니 붙인 탓에 물리지도 못하고 그대로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당연히 살구나무가 집터 바깥의 공원부지에 있고, 수령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족히 100년은 넘었으리라는 것이 주변 분들의 생각이다.


봄이 한창인 4월 15일을 전후해서 살구나무꽃이 만개한다. 연한 분홍빛으로 보이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흰빛으로 변해 보이기도 하는 것이 살구꽃이다. 과실은 6월 중순이면 주렁주렁 달린다. 굳이 손을 보태서 열매를 얻고자 한 나무가 아닌 까닭에 장에서 파는 열매보다는 조금 작지만 가지마다 열매를 단 모습을 보면 자연의 힘이 가지는 힘에 엄숙함을 더하기도 한다.

그 살구나무가 윗집과 아랫집의 경계 부분에 튼튼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어 윗집 주인인 박인석 교수와 집을 짓는 과정에서 이름을 붙여보자고 했던 치기가 지금의 '살구나무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고, 집을 나서거나 들어설 때마다 그 이름의 천진스러움과 촌스러움(?)에 잘 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다.

2012년 6월 6일에는 이웃들과 더불어 살구나무 과실을 거두기로 미리 약속했다. 그리고 같이 살구잼을 만들기로 공언했지만 그 약속이 지켜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살구나무 가지가 2층 큰아이방의 외벽까지 뻗으면 우리집은 말 그대로 살구나무집이 된다. 그런 풍경이 길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서 기다려지는 모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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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풍경2011.10.17 19:51
매년 4월 중순이면 살구꽃이 만개한다. 올해도 예외 없이 4월 중순 꽃을 하늘 그득하게 피웠다. 살구나무 아래 안긴 듯 들어선 집, 살구나무 아랫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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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7.17 22:58

보름 동안의 동유럽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 만 24시간이 막 지났다. 그리 길지 않은 여행이어서 시차 적응이랄 것도 없겠지만 그동안의 여정이 생각과는 달리 피곤했는지 창을 통해 들이닥치는 강한 햇빛에 거의 정오 무렵이 되어 잠에서 깨어났다. 아내는 피곤할 터이니 좀 더 자라 청했지만 장마가 오늘로 끝이라는 텔레비전의 기상 예보와 함께 맑게 갠 하늘이라도 올려다 볼 겸해서 졸린 눈을 비비고 마당으로 나섰다.

마당은 아직도 꿉꿉하고도 눅눅한 기운을 한껏 품고 있었고, 햇살이 부족하지만 물이 충분했던 올 여름의 장마 특성 탓인지 거의 모든 풀들이 잔뜩 웃자라 있었다. 뒤를 따라 마당으로 나선 아내가 내게 배롱나무에 꽃망울이 생겼다는 말을 전했다. 작년 11월에 처음 심었던 배롱나무가 지난 겨울의 추위를 이기지 못해 동사하는 바람에 새 것으로 심은 배롱나무를 보면서 매일 노심초사 했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마당에 나서자마자 아내가 건넨 말이었다. 남동측 구석에 심은 배롱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내의 말대로 거의 모든 줄기마다 끄트머리에 크고 작은 꽃망울을 달고 있었다. 체기가 내려가는 듯 환한 마음이 생기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으며, 내친 김에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걱정했던 대문 안의 바깥 경사마당은 비가 올 때마다 아내가 나서 흙이 쏟아내리지 않도록 물길을 터 주는 등의 공을 들여 거의 아무런 문제가 생기기 않아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집을 비운 것이 비록 보름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름 모를 잡풀들이 제 키를 높이면서 뿌리를 굳건하게 흙 속으로 내리고 있었으며, 초여름 아이들과 함께 사다 뿌린 과꽃 씨앗도 자리를 틀고 앉아 제법 떡잎을 넓히는 모양이 대견하기도 하였다.

살구마당의 두릅은 어느 덧 나무가 되어 제법 튼실한 줄기에서 뻗은 모든 잔가지의 잎들이 제법 큰 그늘을 잔디에 드리우고 있었으며, 여행 전 마지막으로 치운 살구나무의 과실은 어느 덧 다 떨어지고 이제는 제법 큰 잎사귀들만이 바람이 불 때마다 한 두 장씩 떨어져 포장된 마당에 나뒹구는 모습이었다. 안마당을 비롯해 살구마당과 대문 안마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잔디는 오랜 비 때문에 뿌리를 더 늘리지 못하고 키만 세운 채 하루라도 빨리 깎아달라는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점심 식사 후 아내와 큰아이가 나서 우선 바깥마당의 잔디를 깎기로 하고, 전지가위와 주방용 가위 등을 들고 밖으로 나서 한 시간 여에 걸쳐 작업을 마치고 비 때문에 흐트러진 들풀들의 뿌리와 키만 세운 두릅이며 앵두나무와 산딸나무의 줄기 등을 정리하자 제법 괜찮은 모습으로 외부공간이 정리되었다.

이제는 돌확의 물들을 버리고 새로 채울 일이 남았다. 돌확의 부레옥잠은 뿌리를 계속 늘려가면서 왕성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문제는 흐르지 않고 언제난 고인 싱태가 되는 확의 물에는 장구벌레가 점점 개체수를 늘려가는 모습이었다. 아내의 성화도 성화지만 보기에도 그리 유쾌한 것이 아니어서 살구마당의 돌확에 담긴 물을 모두 버리고 부레옥잠의 뿌리 자르기 등을 한 뒤 우수를 받아둔 물을 퍼 와 새로 부어두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생식물들이 다시 생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작업이라고 할 것도 없는 몇 가지 일을 마쳤는데 어느 덧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일일이 가위를 들고 잔디를 자른 아내는 땀을 흠뻑 흘리더니 더워서 저녁을 할 수 없으니 밥을 사 달라 했고, 여러 가지 음악을 담은 아이패드를 우리 내외가 작업하는 곳으로 따라 움직이며 일을 도운 큰아이도 엄마의 요청에 맞장구를 치는 바람에 선선해진 저녁바람을 맞으며 동네 어귀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마당의 데크에서 주말의 일상적 풍경이 되어 버린 차 한 잔으로 단독주택 즐기기를 하며 하루를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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