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집_일기2011.05.20 00:31

오랜만에 현장에 가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이라는 생각으로 느긋한 주말을 보내는 중에 조남호 선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은 방배동의 다른 프로젝트 문제로 죽전 현장에 들렀다가 방배동으로 이동하는 중인데 오늘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는 날인데 현장이 오지 않아 궁금하던 차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내 경우와는 달리 아직 현장에 남아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P 교수에게 전화를 거니 이상목 실장을 바꿔 주었다. 이상목 실장에게 오늘 내가 꼭 현장에 가야 하냐고 묻자 오시면 좋겠다는 대답이어서 아내와 서둘러 준비를 하고 현장으로 이동하였다.

현장은 제법 여러 군데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사무실에 도착하자 아직 현장을 떠나지 않은 P 교수 내외와 이상목 실장 그리고 김봉섭 소장이 반겨주었다. 이어서 이상목 실장의 설명이 이어졌는데 핵심적인 의논 사항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전에 도면을 주고 알토조명으로부터 받은 견적내용을 기본으로 건축주들과 의논한 내용을 다시 보내 정밀한 견적을 요청하여 받아보니 사무소의 예상을 훨씬 넘는 비용이 계상되어 조명 공사비 전체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 우려되어 이를 유사한 디자인의 다른 제품으로 일부 바꾸고, 마당 등에 설치하기로 한 조명기구 등을 일부 솎아내는 등의 작업을 거쳐 조명기기 선정작업을 솔토건축이 새롭게 했다는 것이었는데 P 교수 내외와 우리 부부는 모두 이 의견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였다.

두 번째 안건은 대문과 현관의 비디오폰+디지털 도어록에 관한 것이었다. 제안된 내용 가운데 1안은 대문에서는 목소리로 방문자를 확인하는 방식이지만 디지털 도어록은 가능하고, 현관에서는 비디오폰을 이용해 방문자의 모습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고, 2안은 대문과 현관 모두에서 비디오폰으로 방문자를 확인하는 동시에 디지털 도어록으로 문을 개폐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나와 아내는 하루 전에 이 문제를 이미 상의했던 터여서 2안을 택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까닭에 2안으로 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이는 약간의 비용 증가가 수반된다는 것이었다. 내친 김에 증가 비용을 묻자 따로 따로 계산한 것이 아니라 조명기구에서 약간 줄어드는 비용을 비디오폰 추가비용에 다시 산입하는 방식이어서 적게는 80만 원에서 120만 원 내외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대답이었다. 아내는 그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두 곳 모두에서 비디오폰과 디지털 도어록으로 확인하고 개폐하는 방식을 원한다고 하였고, 나 역시 아내의 의견에 따랐다.

P 교수는 3안을 제안하였다. 3안이란 어차피 단독주택이어서 KT Telecop이나 SECOM 등 보안 전문업체에 경비용역을 맡길 것이라면 그들도 아예 디지털 도어록 일체형 서비스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이미 이곳에 주택을 새로 지어 입주한 이웃들이 모두 KT Telecop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으므로 2중 안전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경우는 SECOM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제안도 새로운 아이디어여서 그 문제는 솔토건축에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다음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대강의 합의를 마쳤다.

이어진 논의는 우리집에만 해당하는 것으로서 우수관 문제였다. 아직까지 대청초등학교 뒷길을 지나는 우수관에서 우리집으로 분기한 줄기를 찾지 못했는데 어제 한국토지주택공사 담당자와 죽전택지개발지구를 토목 시공한 현대산업개발의 담당자가 현장에 모여 의논한 결과 다음 주 화요일 정도에 현대산업개발 측에서 장비를 동원하여 현장으로 나와 도로굴착 등을 통해 우수관의 분기점을 찾는다는 것이었고, 나는 그에 따른 비용 문제는 일전에 언급한 것처럼 부담할 용의가 없으니 현장소장이 알아서 정리해 달라는 뜻을 주장하였고, 김봉섭 소장은 언제나 그러하듯 빙그레 웃으면서 확답은 피한 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을 주었다.

현장을 떠나면서 이상목 실장에게 오늘 설명한 조명기기 선정 내용을 이메일로 다시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고, 아울러 현장에 설치된 컴퓨터에 현장에서의 작업사진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현장소장에게 나중에 집이 다 지어진 뒤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다양한 작업공정과 해당 공정의 공사진척 모습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드릴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앞으로 이 기록을 책으로 출간한다면 퍽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요청한 말인데 현장소장의 흔쾌한 답변이 마음에 들었다.

집에 있는 아이의 식사 문제로 P 교수 아내가 먼저 차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비록 가깝지만 걸어가는 방법 이외에 이렇다할 방법이 없는 P 교수를 내 차에 태워 분당의 집에 내려준 뒤 서둘러 잠실의 아파트로 돌아왔다. 결국 이번 주는 거의 하루 정도만 빼놓고 나나 아내가 각각 혹은 둘이 함께 매일 죽전의 주택건설 현장을 찾은 셈이다. 이런 생각에서 현장을 서둘러 빠져 나오면서 마주친 작업자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너무 자주 현장을 찾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였다. 현장소장은 현장을 떠나는 우리들에게 다음 주말에도 현장에는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먼저 못을 박아놓는 바람에 다음 주도 우리 의지대로 현장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다음 주 토요일이면 12월 4일이고, 당일에는 대학원 신입생 면접위원의 역할을 해야 해서 현장을 찾더라도 아내 혼자 와야 하는 상황이 되는 바람에 아내더러 다음 주말에는 현장을 찾지 말라고 일러두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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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15 23:24

주말에 현장에 다녀온 뒤 P 교수와 아내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솔토건축으로 이메일을 하겠다는 약속윽 한 것이 생각나 서둘러 이메일을 작성하여 솔토건축과 P 교수께 동시에 보내주었다.

보낸 사람  박철수 cspark@uos.ac.kr
받는 사람  조남호 <soltos@unitel.co.kr> P 교수님
받은 날짜  2010년 11월 15일 17시 09분
제       목  박철수 입니다.

조남호 소장님께(이상목 실장님)
박철수 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부산에 볼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잘 다녀오셨는지요?
지난 주 현장에 다녀온 뒤 P 교수님 등과 의논한 일을 포함하여 몇 가지 여쭙고자 합니다.

1. 우선, 지난주에 조명기기 등에 대해 나와 P 교수께 알려주신다고 하셨는지요? P 교수께서 그리 묻기에 저는 잘 모르는 사안이라 말씀드렸습니다만, 혹시라도 이미지 등이 있다면 묶어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2. 지난 번 일단 서명을 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 주 토요일이 건축공사비 증액분에 대한 지불 일자로 알고 있습니다. 두 집 모두 확실하게 정리된 증액금액이 나왔다면 다시 한 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이번 주 금요일 경에 현장소장에게 증액분 공사비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3. 지난 주말 현장을 다녀왔는데 일의 진척이 조금 더딘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실 제가 아는 어르신 한 분께서 우리집 마당에 심을 배롱나무 한 그루를 주신다면서 언제 심었으면 좋겠냐 하시는데 현장 사정이 그리 녹록치 않아 김봉섭 소장께 물었더니 아무 때나 심어도 된다고는 하지만 영 불안합니다. 특히, 외부공간의 공사가 잘 정돈되지 않고 내부 공사도 조금 느리게 진행되는 느낌입니다만, 조금 서둘러 공정이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4. 부엌 설비에 대해서도 한샘과 계약을 한다고 들었는데 잘 되었는지요?

별안간 이렇게 메일을 드립니다. 답신 기다립니다.

박철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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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09 17:04

오후 3시에 지인의 혼인식으로 조금 이른 시간에 현장에 가서 논의를 마치려고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다. 물론 논의 과정이 언제나 길어졌기 때문에 현장을 둘러볼 시간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약속시간이 10시지만 현장에 도착하니 30분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죽전 현장에 도착해 지하층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현장에 도착한 이상목 실장과 김봉섭 소장을 마주쳤는데 현장소장이 나를 보자마자 ‘현장이 많이 진행되었지요?’ 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바람에 다른 얘기를 건넬 수 없었다. 목요일 조남호 소장과의 통화에서 확인한 것처럼 주택 외벽의 스터코 마감은 마무리가 되었고, 아랫집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철제 계단도 놓였으며, 2층 아이들 방의 다락방도 남측으로 답답하게 막혔던 목책도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또한 지난 번 모임에서 한 단 낮추기로 한 바 있는 콘크리트 블록 담장도 논의한 것처럼 한 단이 낮아져 마당으로부터 모두 5장이 쌓이는 높이로 이미 조정이 완료되었으며, 목제 두겁을 얹을 수 있도록 담장의 수평면에도 스터코 마감이 이루어진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며칠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덕에 외벽의 벽돌은 잘 말라가고 있는데 남측과 서측 그리고 동측의 벽면과 달리 북측면은 아직 지하수 처리가 덜 된 상태였고 햇빛도 그리 잘 드는 곳이 아니어서인지 푸른 이끼가 벽돌에 일부 끼어 있었고, 뒷마당의 흙은 여전히 축축한 상태에서 아직도 지하수가 조금씩 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인 현장의 풍경은 이제라도 곧 마무리 공정으로 접어들 수 있을 정도로 곳곳이 마무리 공정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느낌이었고, 창호 설치를 위한 개구부 언저리 미장 마감도 완료된 상태였다. 특히 1층 현관 진입 후 바로 마주하게 되는 동쪽 개구부가 지난 번과는 달리 매우 낮은 모습이 생경하였는데 아내는 이를 보더니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눈치를 계속 보내고 있었다. 이와 함께 철제로 만들어진 계단 구조물의 계단참들이 집 안에서 움직이다가 부딪치면 크게 몸을 상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적당한 방법으로 변명을 하면서 둘러대기는 하였지만 아내는 아직도 마음에 흡족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집의 모양이 갖춰지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더 안도하는 표정이었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최종 마무리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에게 거푸 질문을 하고는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하였다. 현장을 거칠게 둘러본 뒤 현장사무실로 들어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P 교수 내외와 조남호 선생을 기다리면서 커피 한 잔을 나누었다. 이상목 실장은 많은 것을 준비해 왔는지 커다란 헝겊 백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연신 팸플릿과 인쇄물 등을 내놓으면서 조남호 선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시가 조금 지나면서 조남호 선생과 P 교수 내외가 현장사무실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었다.


이상목 실장은 그동안 건축주들의 온갖 요구사항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정리한 듯한 새로운 유인물을 내놓았고 준비한 노트북을 통해 하나씩 설명을 해가며 요구사항에 대한 확인 작업과 건축사무소에서 제안하는 내용들을 설명하면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회의 중에 혹은 의논을 통해 현장에서 변경하기로 한 실내디자인 사항을 정리하면 ;

아랫집의 주방은 상하부는 유로노블 백색으로 하며, 아일랜드 부분은 초콜릿색의 하단 마감을 하고 C-채널은 '세련된 그레이(한샘에서 부르는 이름)'로 한다. 윗집의 경우 주방 상하부는 유로노블 B&W로 하며, 아일랜드는 ‘키친바흐 6000 퓨어화이트’를 참조한다.

윗집, 아랫집 안방 욕실의 화장지와 잡지꽂이의 형식은 좌우 복합설치 방식에서 상하 복합 타입으로 하되 사용자들이 모두 오른손 잡이라는 점을 고려해 양변기 우측에 설치하며, 모든 욕실에 위치하는 샤워기는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다.

아랫집의 마루바닥재는 기존에 선택한 오크 원목마루로 하되 1번지의 경우는 T=2mm 원목마루로 한다. 이 경우 사용하는 재료는 ‘H/S 싱글스모크, 127X1090X10T’를 사용하며, 재료는 물푸레 나무로 건축주가 제안한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며 비용 증가분은 추가공사비에 반영한다.

아랫집 계단참은 자작나무에 오일 스테인으로 처리하여 마루 재료와 조화로운 색감으로 조정하고, 윗집의 경우는 라왕 합판 등에 무늬목을 입혀 색감을 조정하는 방안을 건축가와 솔토의 실무자들이 검토하여 제안한다.

윗집의 신발장은 무늬목 색상으로 하되 자작나무 합판보다는 약간 진한색이 되도록 하며, 아랫집의 경우는 기존에 선택한 것과 동일하게 화이트 하이그로시로 시공한다.

윗집과 아랫집의 욕조 하단 타일은 벽타일의 색상을 따르며, 수납장은 무늬목 워시 처리한 것으로 하되 아랫집의 경우는 작은 아이방에도 이를 설치하는 것으로 한다.

그밖에도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지하수의 조경수 활용방안(물길)에 대한 사항을 기존의 생각에서 완전 변경하여, 흘리는 방법 대신에 위험을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완전히 지하로 빼서 향후 물로 인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조정하며 특히, 북측면에 습한 공간을 형성하지 않도록 한다.

건축물 외부 비계 해체가 다음 공정을 준비하는데 장애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우선 벽돌면의 발수제는 건축물의 지붕 하단 부위만을 먼저 도포한 뒤 비계를 해체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소장의 지휘 아래 발수제를 바르되 외부공간의 시공 효율을 감안하여 조속히 철거하고 다음 공정에 만전을 기한다. 한편 징크공사에서의 몇 가지 수정 사항은 현장 소장이 즉각 반영하여 시행한다.

이와 함께 조남호 선생이 준비한 조경계획이 검토되었다. 아랫집과 윗집 모두 충분한 조경공사비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준공검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경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되 장기적으로는 건축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외부공간이 좋겠다는 점이 전제되었다.


아랫집의 경우는 현재의 담장을 거실 인접부에서 약간 틀어서 그 부분과 거실 사이에는 조팝나무 등과 같은 상록수를 밀식하고 나머지는 모두 마사토를 깔아두는 정도로 마무리하되 판석 일부를 한식담장 북측의 오픈 스페이스에 깔아둠으로써 대문 진입 후의 공간과 상호 연관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마무리 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하면 담당 안쪽의 그늘진 부분에는 자연스럽게 이름없는 풀들이나 야생화가 자라날 것을 기대하는 것이었다.

한편, 집의 서측 오픈 스페이스는 콘크리트 마감을 원칙으로 하지만 현관 입구의 일부는 현관 안쪽의 타일을 그대로 끌고 나와 공간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타일을 붙이고, 삼각형과 직사각형의 푸른색 부분은 흙을 그대로 두어 자연스럽게 풀이 자라도록 할 것이며, 대문 진입 후 만나게 되는 서측의 외부공간은 다양한 종류의 씨앗을 뿌려둠으로써 내년 봄에 자연스럽게 싹을 틔운 야생화와 풀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러운 둔덕을 이루게 할 것이 설명되었다. 물론 외부에서 반입할 배롱나무와 단풍나무의 위치도 이견 없이 결정되었다.

한편 전기용량은 우리집의 경우는 7KW를, 윗집의 경우는 12KW를 이미 신청했다는 김봉섭 소장의 설명이었다. 통상적으로 가정집의 경우는 5KW 정도를 신청하는데 윗집은 가스 가마를 들여올 예정이라는 점에서 조금 용량을 키우는 것이 합리적인 대안의 선택이라는 점을 고려하였고, 아랫집의 경우 역시 7KW 정도면 충분한 것이라는 설명이어서 다들 동의하였다.

오늘 회의 결과 공사비 증액분도 대체적으로 결정되었고,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증액부분에 대해서도 적당한 공감과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되었다. 오늘 회의 내용 모두를 그대로 반영하면 아랫집의 경우는 1,253만 원이 증액되어야 하고, 윗집의 경우는 2,552만 원 정도가 추가되는 것이었다.
회의를 마치고 우리 내외는 혼인 때문에 서둘러 자리를 비우고 P 교수 내외는 여전히 현장에 남아 이상목 실장과 김봉섭 소장과 더불어 자잘한 문제 정리를 위해 회의를 계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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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04 00:38

여늬 토요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토요일을 맞았지만 오전 10시의 현장 미팅 때문에 조금 부산을 떨며 아내와 집을 나섰다. 죽전으로 가는 도중에 조남호 소장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본인은 이미 현장 근처에 도착했노라면서 언제쯤 도착 가능하냐는 것이어서 마침 경원대학교 근처를 지나노라 답하고 빨리 현장에 도착하겠다고 하고는 서둘러 현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띤 현장의 지난 주와 다른 점은 마당의 둘레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담장이 시멘트 블록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현장 사무실에 오르기 위해 대청초등학교에서 집으로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주차장 입구에 슬라이딩 도어 설치를 위한 레일과 센서감지기를 포함한 자동문 운영 시스템이 부착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주일 만에 현장을 찾은 탓에 서둘러 더욱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눈을 비비고 찾으려 해도 이것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내심 초조한 기분이 없지 않았으나 마침 조소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던 김봉섭 사장이 “그동안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소장님이 오셔서 별로 진척이 없다는 말씀을 하니 약간은 서운한 심정”이라면서 먼저 퉁을 놓는 바람에 목까지 차올랐던 말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1층 마당 레벨로 오르니 지난 번 방문 때와는 달리 몇 가지 새로 변한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그동안 목조틀만 보이던 각층 공간의 수벽이 석고보드 등의 패널로 채워진 것이었으며, 바닥은 온돌 파이프를 모두 설치한 뒤 다시 셀프레벨링에 의한 시멘트 몰탈 작업이 끝나 양생을 완료한 모습이었고, 지하층의 창고에는 강제 문틀이 설치되어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창호 설치 부분이 매끄럽게 정리되었으며, 지하층 주차장 처마와 1층 거실 부분의 돌출 처마 하단에 목재 마감이 완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 양생 부분이나 내민 처마의 목재 마감 부분은 모두 깔끔하게 정리된 것으로 보였으며, 주말임에도 경륜이 굉장해 보이는 두 분이 서로 의논해가면서 거실 창호 부분의 세밀한 마감 준비와 스터코 시공을 위한 준비작업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아마도 월요일부터 새로운 공정이 시작되는 까닭에 많은 사람이 현장에 나와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준비작업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장을 먼저 돌아보던 조남호 선생은 담장의 높이가 적정한 것인가에 대해 조금은 의구심을 가지는 모양이었다. 현재는 시멘트 블록을 모두 6장을 쌓았지만 도면에서의 느낌과는 달리 조금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었으며, 몇 분 정도를 이리저리 할애하면서 여러 가지 궁리를 하더니 내게 의견을 구해 왔다. 마당 안쪽에서 밖을 보는 시늉을 하면서 그 높이를 살피니 조남호 소장의 의견대로 조금 높다는 느낌이어서 1장 정도를 내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 나름의 답을 주었고, 몇 차례 더 마당을 오가던 조남호 선생 역시 1장 높이를 낮추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물론 담장의 맨 위 테두리에는 두께 20mm 내외의 방부목이 두겁으로 올라갈 것이며, 이를 통해 전체가 일관된 모양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이대로 마감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블록의 표면에 스터코를 붙일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을 주고 판단하겠노라는 것이 건축가의 의견이었다.


현장을 함께 들러보던 김봉섭 소장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스터코 작업이 시행될 것이므로 다음 주말에는 외벽이 마감된 모습을 볼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창호 제작이 공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10월 20일부터 23일 정도에 창호설치가 완료되면 건축물의 외벽을 둘러싸고 있던 비계가 모두 철거되므로 집 모습을 제대로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현장 공정이 상당히 진척되었다는 점을 애써 설명해 주었다. 아울러 그동안 건축주들이 걱정하고 있는 마당의 지하수 처리 문제도 창호가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자연스럽게 경사진 대지를 올라 현장사무실에서 미팅이 속개되었다.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었지만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공정연기의 문제에 이에 따른 현장관리비 추가 지불 문제

천재지변에 가까운 게릴라성 폭우와 지속된 우기로 인해 불가피한 공정 연기는 결국 비용 증가를 수반하는 바 현장관리비 증가를 초래한다는 점에 건축주와 시공자, 설계자가 모두 동의하며, 솔토건축사사무소가 중재안으로 제안한 비용 분담 원칙을 수용한다. 이에 따르면 추가 공기가 약 한 달이며, 1일 현장관리비를 50만원으로 상정하면 모두 1,500만원의 공사비 증가요인이 생겼고, 이를 건축주와 시공자가 50:50으로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두 집의 건축면적을 중심으로 이를 다시 나누어 부담하면 1번지는 4,125,000원이 되고, 7번지는 3,375,000원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동의한다.


물론 이 문제는 다시 입주 지연이라는 다른 상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입주 일정은 10월 말에서 11월 말이나 12월 초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물론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동료 지인의 집에 보증금도 없이 살고 있는 우리 형편을 한 번 더 생각해 주도록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보다 알차고 세밀한 현장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것을 현장소장과 건축가에게 더불어 청하였다.

2. 창호 설치 문제

창호는 현재 제작공장의 일정을 확인한 결과 10월 20일에서 23일 사이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창호 반입과 설치가 완료되면 비계 철거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이 이어졌고, 그 후 본격적인 마무리가 이루어질 것인데 통상적인 경험으로는 창호 설치 완료 후 입주는 대개 1달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현장소장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고, 건축주들은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3. 담장 높이 조절

현장을 여럿이 함께 둘러본 상황과 각자의 판단으로 미루어 보건대 현재의 윗집과 아랫집 담장 높이는 시멘트 블록 한 개를 내리는 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하였으며, 그 위에 수평방향으로 설치되는 목재 두겁은 19mm 보다는 보금 더 두께를 가지는 것으로 20~24mm 정도의 방부목을 설치하는 선에서 의견이 조율되었다.

4. 실내 계단 설치

실내계단의 경우 1번지는 이미 콘크리트로 설치되어 있지만 7번지의 경우는 강제 프레임에 자작마루 합판을 대는 것인데 이것 역시 다음 주 중에는 일단 강제 프레임이 설치될 것이며, 그 후 내장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바닥판도 아울러 설치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5, 마당 데크의 크기 조정 문제

그동안 잠정적으로 합의된 아랫집의 데크는 폭 2m 40cm이며 거실의 동측 방향에 설치되면서 남측으로 감아 도는 것이었으나 솔토건축에서 새롭게 제안한 것은 거실의 데크의 폭은 그대로 하되 길이는 동측 창 1/2로 줄이는 것을 제안하였다.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현장으로 내려가 확인을 거쳤지만 쉽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건축가인 조남호 선생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일단 솔토건축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따라서 거실 안에서 마당을 내다볼 때 창호의 반은 데크면이 다른 반은 잔디마당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조남호 소장은 데크 폭의 확장에 따라 마당의 비례가 처음 설계 내용보다 혹시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이어서 건축가의 생각에 좀 더 무게를 두기로 하였다.

6. 욕실의 수납장 설치 문제

원칙을 정하기로 하였는데 수납장을 가지는 경우는 세면대 벽면에 거울만 설치하는 것으로 하고, 1층 손님용 화장실의 경우는 가벼운 선반만 설치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특히 2층의 아이들 욕실의 경우는 입구에 이미 카운터와 수납장이 있는 별도의 수납가구가 설치되므로 세면대 위 허드렛 물건을 놓을 수 있는 젠다이를 두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위로 들어 올리는 수납장과 선반이 일체화된 수납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7. 현관 문짝의 형상과 재료

그동안의 논의 결과 약간의 서로 다른 이해가 있었던 부분인데 아내는 기본적으로 대문과 같은 느낌의 강제+목재로 구성된 육중하고도 무게감을 가지는 현관문을 선호하는 데 반해 추천된 것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유리가 들어간 것이어서 이를 한 번 더 고민해 줄 것을 설계사무실에 요청하였다. 건축가 조남호 선생은 조적조 건축물에 어울리는 주문형 현관문을 선호하고, 이를 위해 설계사무소가 선정한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추천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고민을 해 줄 것을 건축설계사무소에 요청하였다.

8. 식재 가능 기간 및 위치 제안

주변에서 집을 짓는다고 하니 몇 분이 나무를 보내주겠다는 감사할 일이 있어 이를 현장소장에게 문의한 결과 마당의 한식담장이 완료된 뒤 수목을 식재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답이어서 그 기간이 언제가 될 수 있냐고 재차 묻자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잡으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이에 따라 현장 사정을 고려하여 현장소장이 식재가 가능한 일정을 별도로 정하면 이에 따라 준공을 위한 조경 외에 건축주가 비용을 들이는 개별적인 식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고, 준공검사를 위한 식재는 현장소장이 임의로 판단하여 설치하는 것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9. 그라운드 레벨의 물처리

공사 진행을 위해 터파기를 한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지하수의 처리 문제는
다음 주 스터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으며, 건축주들은 물처리를 포함하여 부지 서측의 공원 연접부의 경사지 구배 조정 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으로 의견을 주었다.

10. 부엌가구

한샘 브랜드를 그대로 적용하되 1393-7번지의 경우 유로급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싱크대 하부의 수납장 색상을 초콜릿으로 할 경우 비용이 상당히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면 비용의 문제를 우선시하여 원래대로 화이트로 할 것이며, 아일랜드 하부는 그대로 초콜릿 컬러를 유지하는 것으로 잠정 의견의 일치를 보았고, 비용 증가가 상당하지 않으면 최초 의견대로 싱크 상판 아래는 초콜릿 컬러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정도에서 의견을 절충하였다.

11. 건가구와 바닥재료

(주)가온의 주문제작으로 하되 문짝은 무늬목 위 워시처리 기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하고 가온에서 가져온 샘플보다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흰 빛이 드러날 수 있도록 제작하도록 의견을 통일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1393-7번지의 경우 아이들 방 한 곳(동측 작은 아이방)은 현재의 아파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샘 붙박이장을 그대로 옮겨와 현장에서 일부 가공하는 것으로 하며, 동측 발코니가 딸린 방(큰 아이방)에는 추가적으로 수납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하되 이렇게 한다면 건가구 금액이 높아질 것이 예상되므로 이 역시 새로운 추가 공사금액을 반영하여 최종 견적을 작성하는 것으로 한다.


12. 공사비 증가에 대한 의견

솔토건축에서 제안한 공사비 증액 내용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개별적 증액부분(예를 들어, 큰 아이방의 수납장 추가 등)만을 반영하고 사소한 변경 내용은 증액된 공사비 내에서 솔토건축과 시공사가 협의하여 더 이상의 공사비 증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상호 준수한다.

13. 공사비 잔금 지불과 감리비 지불 시기

최초 공사계약과 설계계약에 따르면 공사비 잔금(총 공사비의 10%)과 감리비(두 집 각각 1,000만 원)는 준공 후 입주 시점에 맞추어 지불하는 것으로 정했던 바, 이를 재확인하며 준공 후 입주 전후에 두 건축주가 정한 일시에 맞추어 지불한다.

14. 수납장의 내부 구성

(주)가온의 인터넷을 통해 제시된 기본형을 중심으로 수납장 내부 구성 항목을 선택하며 별도의 개별적 추가 주문시 공사비 증액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가급적이며 가온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메뉴 형식(A,B,C...)을 사전에 선택하고 이를 솔토건축에 이른 시간 안에 고지하기로 한다.

15. 다음 현장 회의

다음 현장회의는 10월 8일 토요일 오전 현장사무실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다음 미팅에서는 타일 선정과 부엌가구 선정 등을 위한 최종 회의로서 10월 8일 회의 후 본격적으로 현장의 내부 마감공사가 시행된다.

회의를 마치고 아내와 미리 약속한대로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제5회 전원주택-리모델링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이란 것이 늘 그렇듯 급히 마련된 행사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으며 이렇다 할 볼거리도 별로 없는 곳이어서 발품을 많이 팔고 만 나들이였다. 현장에서 본 바닥마감재가 좋아 보였지만 ㎡당 재료비(시공비 포함) 단가가 우리가 책정한 비용으로서 도저히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한 상태였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배고픔도 심해져 집으로 가자고 아내를 채근하였다.

아내는 태양광 패널 설치 업체들이 전시장 여러 곳에 부스를 차려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장면을 보더니 향후 단독주택으로 입주해 살게 되면 당연히 지금의 아파트보다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자사를 통해 사전에 신청을 할 것을 종용하는 전시장의 업체 관계자들에게 이것 저것을 묻고는 우리도 반드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서둘러 태양광 사용 신청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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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4.23 00:39

현장에는 건축가의 이같은 제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기 위해 이미 외벽 스티로폼과 메쉬감기 등의 스토커 마감공사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중이었으며, 현장 사무실의 작업 일정표에도 작업공정 계획이 표기되어 있었다. 아내는 아직도 스토커 마감에 대해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모르는 눈치였고, 이를 알아차린 현장소장은 사무실에 마련된 스토커 단면 모형을 보여주면서 상세하게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모든 결정은 건축가의 권고에 따르기로 하였다.

이어서 조남호 선생은 아랫집의 담장 설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동안 여러 차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도로에 면하는 부분의 상당 길이를 콘크리트 블록으로 마감을 하고 거실에 면하는 일부의 끄트머리에는 식재를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도면을 보여주었다. 도면에 의하면 마당의 남측 단부는 동쪽 끝에서 5.6m에 걸쳐 높이 1.2m의 블록을 쌓고 그 위에 20mm 정도의 목재 두겁을 두는 것이었으며, 이와 같은 높이로 식당 외부의 작은 발코니도 벽체를 설치하지만 그 마감은 스토커를 한다는 것이었다. 1393-6번지와 면하는 부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안이 제시되었다.

한편, 거실 동측의 데크는 그동안 우리가 요구한 것처럼 2.4m 정도로 확장하고 마당 안의 나지막한 한식 담장의 길이는 동서방향으로 조금 더 늘려서 안방 외벽의 동쪽 끄트머리에 일치시키도록 하였으며, 스토커를 이용하되 청고 벽돌을 켜서 9cm 간격으로 단부가 보이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그 높이는 역시 1.2m이고 폭은 30cm 정도로 제안하였다. 청고벽돌은 이미 외부 파벽돌이 입고될 때 들어와 있는 것으로서 상큼한 마당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현장은 그 전보다 몇 가지가 눈에 띠게 달라졌다. 하나는 창호 발주를 위해 정밀한 치수가 필요했으므로 이를 위해 방수를 겸한 창호 인방부의 징크 설치가 완료되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부 바닥 마감을 위한 기포 콘크리트 타설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김봉섭 소장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창호에 면한 바닥과 개구부의 프레임이 만나는 단부는 반드시 70mm의 스티로폼을 대고 기포 콘크리트를 쳐야 한다면서 우리를 데리고 현장에서 직접 설명을 해 주기도 하였다.

그동안 많은 시간에 걸쳐 세심하게 마무리 작업을 벌인 바 있는 지붕 마구리 부분의 징크공사도 이제 정리가 되면서 제대로 된 입면을 볼 수 있도록 형상을 거의 갖추었으며, 동절기에 눈이 쌓여 녹으면서 아래도 낙하하는 눈이나 얼음에 의한 안전사고의 불상사도 방지할 겸 눈이 녹으면서 물받이 홈 통이 얼어붙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겸하도록 눈 쓸어내림 방지 프레임도 역시 지붕 외부의 1/4 지점에 계획대로 설치되어 있었다.


그밖에도 추후 공정을 준비중인 여러 가지의 마무리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온돌 난방을 위한 배관공사를 위해 각 층의 바닥 레벨을 고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주차장의 경우는 내부 마무리 작업이 된 상태여서 혹시라도 다른 공정을 맡은 작업자들이 못질을 하거나 낙서 등을 하지 못하도록 주의사항이 종이에 인쇄되어 붙어 있기도 했고 지붕으로부터 지면으로 내리는 홈통 설치를 위해 임시로 벽돌을 보호하기 위한 임시홈통이 설치되어 다음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공정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딘 것으로 판단된다는 생각과 오래 살 집인 만큼 꼼꼼하게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이 교차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소유하신 분이 매매할 생각으로 부동산에 내놓았다는 얘기를 들은 이후에는 마음이 바쁜 모양인데 이는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현장을 둘러보다가 김봉섭 소장이 별안간 공정이 상당 부분 밀려 40일 정도가 더 소요된다는 말을 하자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P 교수 내외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그동안의 우기를 생각한다면 동의하는 바지만 그래도 너무 늦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남호 선생은 공기가 밀리는 것이 결국은 비용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므로 현장소장이 세밀하고 구체적인 공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주의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고, 10월 2일 토요일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시 모여 긴 시간을 가지면서 마무리 공정을 위한 모든 사항들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하고 현장 미팅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이에 동의하였다.

확장된 데크의 마무리 모양에 대한 의논도 이어졌다. 우선 데크의 재질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김봉섭 소장이 보여준 보편적인 방부처리목에 대하여 이견이 없었지만 마무리 작업에 대해서는 의견이 서로 달랐다. 기본적으로 널을 댄 후 끝자락을 감추는 아주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방식과 널을 댄 후 맨 끄트머리 부분의 널이 아래에 붙는 방법에 대한 이견이었는데 건축주 두 사람은 모두 방부목이 그대로 끝선까지 이어지며 마무리되는 방식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현장에서의 공사 역시 이같은 의견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회의를 마무리하기 전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결정한 바 있는 목욕탕과 주방 등에 대한 타일 선정 내용이 토의되었고, 아내는 홍대 입구의 ‘부러운’ 가구점에서 가져온 나무결 무늬목에 워시 처리된 문짝 샘플을 이상목 실장에게 전달하면서 혹시 홍대 앞 붙박이장 주문제작 업체를 방문하게 되면 같이 따라갈 용의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고, 다음 월요일쯤에 견적을 위해 그곳에 가게 될 경우 동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P 교수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하지 않은 까닭에 우리 내외가 정하는 내용을 그대로 따르겠노라는 말을 남겼고, 다만, 주방의 설비에서 전기오븐레인지를 둘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보겠노라 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하고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마친 뒤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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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27 00:57

점심식사가 가까운 시간에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오후에 시간을 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유를 묻자, 현장의 콘크리트 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이고 다행스럽게도 9호 태풍이 비껴갔기에 바짝 공정을 당겨야 하기 때문에 줄눈을 넣으려고 하는데 건축가 조남호 선생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 시험시공이 되어 있으니 한 번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오후 시간이 괜찮다고 하자 P 교수와 건축가 조남호 선생도 모두 모이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여 시간을 조율해서 다시 연락한다고 하더니 잠시 후 저녁 6시 경에 건축가와 P 교수 모두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해 나도 현장으로 가마 하고는 전화를 마쳤다.

전화가 걸려온 시간은 마침 도서출판 동녘의 이상희 부장이 연구실을 찾아온 시각이었다. 동녘도 마티와 마찬가지로 죽전동의 집짓기 책 출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간의 정황을 들려주자 적극적으로 출간을 고려하고 만약 동녘에서 출간을 한다면 시기는 내년 1월 정도인데 문제는 현재의 원고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내용을 어떻게 담건 간에 전체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를 기준하여 1,000매가 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며칠 전에 도서출판 ‘마티’에서 책을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의욕을 들을 바 있고, ‘동녘’ 역시 출간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고 하니 필자로서는 난감하기는 하지만 더 이상 좋을 일이 없었다. 다만, P 교수와 공동으로 책을 만드는 것이 여러 면에서 좋을 것이고, 원고의 양 역시 1,000매는 훨씬 넘을 것으로 보여 어떤 형식으로 출간을 할 것인지는 P 교수와 의논을 한 뒤 조금은 건방진 소리인지는 모르지만 필자들이 출판사를 선택하겠노라 하고 조금은 늦은 점심을 먹고 연구실로 돌아왔다.

마음이 바빠졌다. 친구와 약속이 있어(사실을 알고 보니 친구들과 어울려 5만원의 복채를 들고 점집에 몰려갔었다는 실토_아마도 집도 짓고 하니 마음이 뒤숭숭했던 모양이라고 생각) 오전 중에 외출한다고 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 현장모임이 있는데 동행할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마침 집 근처로 돌아오는 중인데 잠실 석촌호수 주변의 친구가 하는 떡집에 있을테니 학교에서 나오면서 전화를 하면 같이 갈 수 있겠다고 해 그러마고 하고는 학교에서 조금을 더 지체한 뒤 4시 20분 경에 학교를 떠났다. 현장에 가는 길에 
아내를 태워 현장에 도착하니 약속시간인 6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고, 미처 현장을 둘러볼 틈도 없이 김봉섭 소장이 나와 현장에 시험시공된 줄눈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현장에 시험시공된 줄눈은 기성 줄눈 시멘트 몰탈에 따라 크게는 3가지가 제시되었다. 하나는 백색 줄눈이고, 다른 하나는 회색줄눈, 그리고 나머지가 소위 백색과 회색의 중간색이라 할 수 있는 비둘기색 줄눈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비둘기색 줄눈을 중심으로 줄눈의 깊이에 따라 다시 3가지의 시공이 윗집 북측면에 부분적으로 시공되어 있었다.



시험시공된 줄눈을 거칠게 둘러보는 틈에 P 교수와 조남호 선생이 도착하였고 긴 논의 없이 회색 줄눈으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벽돌 사이의 줄눈 깊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논의로 이어졌다. 역시 큰 무리 없이 참석자 전원의 공감은 대개 3mm 선으로 합의가 되었다.
이 정도에 합의를 하는 것으로 기울던 논의는 벽돌공정이 종료되기 전 이루어지는 발수제 살포 문제로 급회선 했다. 특히, 조남호 소장은 발수제를 바를 경우 현재의 색보다 조금 짙어질 것이 분명하므로 이를 고려한다면 비둘기색을 원칙으로 하되 그보다는 조금 더 밝은 느낌이었으면 한다면서 기성제품으로 출시된 비둘기색 일정량에 백색을 조금 섞어서 약간은 더 밝은 분위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들 역시 이 의견에 동조하였지만 김봉섭 소장은 현장 인력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섞는 것보다는 기존의 완성품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공정에 조금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고수하였다.


마침 근처의 다른 주택의 경우도 살펴보고, 바짝 마른 상태의 벽돌색도 살피는 등의 의사결정 과정이 진행된 뒤 잠정적으로는 비둘기색 4포대에 백색 1포대를 섞는 것으로 정리되었지마 믹서(mixer)의 용량이 시멘트 3포대를 최대로 하고 있다는 현장 조건이 다시 문제시되면서 결국 비둘기색 2포대에 백색 0.5포대를 섞어 내일부터 시공에 들어간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물론 김봉섭 소장은 인부들이 이런 기본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시공에 임할 것이며, 현장 소장인 자신도 주의를 기울여 각각의 시멘트 배합비율을 고려하겠지만 최종적인 상황에서 색감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면서 건축주와 건축가 모두 이 문제를 염두에 둘 것을 당부하였다.

며칠 만에 다시 가 본 현장은 여전히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특히 지붕마감재로 쓰이는 징크의 공정 마무리를 위해 벽체와 만나는 부분에 대한 세밀한 공정이 진행중이었다. 이와 더불어 스터코로 마감될 부분의 조적공사가 마무리 되었으므로 곧 이어질 스터코 공정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스토커 작업은 모두 150mm 정도가 콘크리트 구조체에 추가되는 것인데 10mm의 몰탈과 70mm의 추가 단열재 그리고 그 위에 70mm의 스토커가 붙는 작업이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외벽은 벽돌이 붙는 부분에 비해 스토커로 마감되는 부분이 약간 더 낮은 표면을 가지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비교적 밝은 빛의 벽돌과 연한 비둘기색의 줄눈 그리고 백색에 가까운 스토커가 벽체를 이루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설명이 조남호 선생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이미 시간은 저녁 8시가 되었고 사위가 캄캄해졌다. 처음으로 현장에 밤 시간에 머무른 셈이다. 날이 어두우니 더 이상 살피거나 논의할 처지가 되지 못했으나 윗집 남측 대지 경계부의 담장 재료와 높이에 관한 논의가 불거졌다. 현재 반입된 블록의 경우 그 질이 매우 만족스러워서 블록을 그대로 쌓으면 마감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였고, 높이 문제는 갑론을박 끝에 6장 높이(1m 20cm)로 공감하였는데 이 높이는 곧 아랫집의 동측 담장 높이와 동일한 것이므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또한 일전에 아랫집 마당의 데크 확대는 건축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원래의 경우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으로 하되 단지 폭은 2m 40cm로 확장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건축가의 의견은 너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대응보다는 현관에 집입한 뒤 창을 통해 보이는 마당의 풍경이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며,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물확 정도가 하나 덩그머니 놓여 있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풍경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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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22 12:02

오전 내내 강한 비가 몰아치더니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파란 하늘이 구름 사이에 드러나며 땡볕이라도 해야 할 정도의 강한 빛이 내리쪼이자 아침 겸 점심을 마친 아내가 현장에 한 번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왔다. 특별히 오늘은 현장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없어 글쎄 하면서 결정을 미루자 큰아이가 나서며 자신도 오늘은 별다른 일이 없는데 함께 갔으면 한다는 뜻이 비쳤다. 며칠 전 솔토건축에서 조남호 선생이 아파트에 새로 입주하면서 세덱(SEDEC) 가구를 하나 구입했는데 가격이나 디자인이나 괜찮더라는 말도 생각나 인터넷을 뒤져 분당의 세덱 전시장 위치를 확인하고, FC 서울의 응원을 위해 아침부터 축구장을 찾은 작은 아이를 빼고 셋이 길을 나섰다.


죽전 현장은 바삐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주차를 하고 대문 입구에 서자 주차장 내부 블록쌓기가 한창이고, 외벽의 벽돌공사가 탄력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는데 솔토의 이상목 실장도 현장 인부들과 어울려 이곳저곳을 단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사를 건네고 현장사무실로 오르자 오늘 오전에 조남호 선생이 다녀가면서 창호 여닫이 위치와 조적 공사에 대한 몇 가지 사항을 체크했노라 일러주었다. 그동안의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조남호 소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에 현장에 나와 이것저것을 확인하고 지시하는 등 감리업무에 충실한 모양이다.


전반적인 현장의 모습은 본격적인 외부 마감공사와 더불어 지붕재 설치 마무리, 전기 배선 공사 마무리 등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하주차장과 지하실의 벽체가 마무리되는 모습이었고, 그동안 디테일 처리 등의 문제로 남겨두었던 지붕 징크공사를 마무리하거나 외벽의 조적과 지붕이 만나는 부분의 세밀한 조적 공사 등도 착실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지붕 마감재 공사도
일부 물흐름 구배를 잡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위해 남겨둔 것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마무리 상태에 들어갔다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동안 건축주로서 일정한 염려를 가지고 있던 지하수 처리 문제도 대지 서측의 공원 방향으로 U자형 측구를 두어 일단은 물흐름의 방향을 돌려놓은 상태여서 현장은 그 이전보다 매우 정리된 느낌이었으며, 내장재를 마감하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 두어야 할 배선공사와 콘센트 위치 등을 잡는 전기공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많은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집을 둘러보니 그동안과는 달리 변한 풍경이 눈에 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거의 모든 창호에 걸쳐 몰탈 마감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즉, 그동안에는 콘크리트 타설한 모양대로 창호부위가 구멍난 채 있었으나 오늘 현장에 가보니 창호의 크기와 규모 그리고 개폐방식 등이 일정하게 정해진 모양인지 모든 창호의 외곽에 매우 정밀한 몰탈 마감이 진행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보조주방의 보조 싱크 보울이 들어설 자리에 냉온수가 배분될 수 있는 파이프가 배관되어 있었고 목재 지붕틀이 군데군데 구멍이 난 상태에서 전기배관 선들이 그곳을 꿰고 있는 풍경이었다.


이와 함께 마당에서 물을 쓸 수 있는 수도배관도 안방의 외벽에 자리를 잡아 설치되어 있었으며, 현장사무소 마당에는 조적의 줄눈을 넣을 수 있는 별도의 줄눈용 시멘트가 쌓여 있었다. 마침 우리들의 방문 소식에 사무실에서 나온 김봉섭 소장은 이제 벽돌의 줄눈을 넣는 작업과 징크 마감작업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며, 그리되면 집이 제대로 보일 것이라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이번 공사는 그 결과가 매우 좋을 것이라면서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다만, 그동안 비가 너무 자주 내린 탓과 창호 주문과 제작이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전체적인 공정이 조금 뒤로 밀려 예상한 날짜 보다 조금 늦어진 상황에서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러면서 이번 태풍으로 이미 살고 있는 옆집의 기와 일부가 파손되었고, 아래쪽의 신축주택 주차장 섀시가 우그러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살구나무 윗집과 아랫집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도 전해주었다.


이제 전체적으로 집의 모습과 형태 그리고 재료 등이 일목요연하게 보이는 단계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장을 안내하던 김봉섭 소장은 이제부터 집이 점점 더 규모가 있게 느껴질 것이며, 특히 외벽 벽돌쌓기를 위해 설치한 발판 지지대 등이 철거되면 집의 형태가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니 기대하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징크 지붕으로부터 내려오는 물홈통이 조적조 위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남호 선생의 설명대로 집을 돌아가며 홈통 설치 구간이 벽돌을 쌓은 부분으로부터 돌출되지 않도록 새심하게 배려되어 자리를 잡았으며, 그 폭 또한 서로 달라 꼼꼼한 설계가 공사 현장의 작업자들에게 꽤나 애를 먹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도 하였다.


이제 벽돌이 쌓이지 않은 부분은 모두 스토커 처리를 위해 남겨진 공간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라는 설명을 이상목 실장으로부터 들었으며, 깁봉섭 소장은 조금 밀린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복합 공정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는 설명이었다.


적당하고 여유롭게 현장을 둘러본 뒤 현장사무실에 들어가 차를 한 잔 나누며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건축주에게 답을 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물론 아내도 함께 자리하여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다. 주로 논의된 내용과 제안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안마당에 설치하기로 한 데크의 폭 확장과 더불어 그 길이를 마당의 한식담장 너머의 안방측 벽체까지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이유는 현관을 열고 들어온 뒤 마주하는 대형의 고정창 너머로 볕이 잘 들지 않는 부위의 음습한 흙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보다는 마치 바닥이 창을 통해 외부공간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갖는 것이 더욱 좋으리라는 기대이므로 설계사무실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망한다.(나+아내+김봉섭 소장)

2. 현재의 보조주방에 들어가는 가전기기의 종류와 사이즈가 주방설계안에 담긴 기기와 설비의 모든 내용을 다 담으려면 조금 좁아보이는 느낌이므로 현재 사용 중인 에어컨을 수벽이 아닌 곳에 독자적으로 세워놓을 경우를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이상목 실장), 보조주방에 들어갈 가전기기의 사이즈는 솔토측에 건축주가 제공한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나) 조금 더 지혜를 모으고 시간을 가진 뒤 주방 사용자와 긴밀한 협의를 갖기로 한다(아내).

3. 아랫집의 경우 줄눈의 컬러는 솔토건축이 제안하는 바를 그대로 수용하지만 윗집의 경우는 다시 한 번 건축주 내외분께 의견을 물어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나).

4. 창호의 구체적인 치수 등이 아직 창호업체에 전달되지 않았고, 창호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이 약 한 달 이상이나 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그동안 공사를 중지할 수는 없으므로 내부 바닥과 지붕재 마무리 공사를 병행하게 될 것인데 이 경우, 혹시 바닥에 크랙이 생길지도 모르며 이는 하자가 아니라는 점을 건축주들께서 먼저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이며(김봉섭), 물론 보완 공사를 해가면서 하는데 혹시 오가다가 이를 보며 기분이 언짢아 할 것을 염려해서 먼저 알려드리는 것이다.

5. 기존에 선정한 도기 가운데 아메리칸 스탠다드가 생각과 달리 사용자들로부터 하자가 자주 생긴다는 의견을 자주 접하고 있어 불안하므로 이를 아예 대림 등의 다른 브랜드로 변경 설치하고자 하므로(이상목) 이에 대해 건축주가 동의를 바란다.

6. 아랫집의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을 가로지르는 지붕틀로 쓰인 두툼한 목재를 그대로 실내공간에 노출하는 방안에 대해 건축가와 현장에서 적당한 조언과 대안을 주시기 바란다(나).


대강의 현장 살피기와 의논을 마친 뒤 아내와 큰아이를 데리고 분당의 가구 전문점인 세덱으로 가 천연목재를 이용한 다양한 가구를 구경하였다. 도면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어서 정확하게 어떤 물건이 우리에게 긴요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피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본 사항은 ① 현재 사용하는 소파를 그대로 가져와 재사용하되 약간 넓어진 거실의 분위기를 보아 1인용 소파 1~2개 정도를 추가로 구입하여 배치한다. ② 2층 가족실의 경우는 등받이가 있는 소형 소파 2개 정도를 구입하여 아이들이 사용하도록 하고, 거울 역시 추가적으로 구입한다. ③ 서재와 큰아이방의 책상은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경우와 세덱의 제품을 구입하는 방안을 함께 생각하되 현장의 여건을 보아 추후에 다시 검토한다. ④ 안방에는 일단 침대를 들여놓은 뒤 여분의 공간을 판단하여 1인용 의자 2개와 티테이블 등이 필요할 경우 구입을 검토한다.

세덱에서 가구 등을 구경하는 동안 P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등산을 한 뒤 일산의 어머님 집에 들렀노라면서 내가 가구전시장에서 구경을 하는 중이라고 하자 부엌가구 전문점에 들러보라는 의견이었다. 친구의 의견에 따라 이왕 밖으로 나왔으니 가볍게 국수로 저녁 아닌 저녁을 한 뒤 내친 김에 잠실의 한샘부엌가구 전시장으로 차를 몰아 솔토건축에서 제안한 바 있는 유로 5000 시리즈의 주방가구를 살펴보았다.


주방 가구는 물론 팸프릿을 통해 한 번 살핀 것과 동일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전시장에 근무하는 직원을 통해 몇 가지 의견을 추가로 구하였다. 아내는 기본적으로 싱크 상판을 흰빛을 가지는 인조대리석으로 할 것이며 현재 한샘에서 제안한 내용을 전제한다면 F104 프로스트랜드(10T 혹은 12T)를 선택한다는 것이었으며, 수납장의 문짝 역시 흰색으로 하며, 수납장의 경우는 맨질맨질한 흰색보다는 약간의 나무결 무늬가 있는 흰색이 좋겠다는 의견이었고, 나와 큰아이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그 문제를 결정하도록 위임하였다.


중요한 것은 아일랜드형 보조주방용 테이블이다. 이 경우, 싱크대 방향으로는 다양한 크기의 서랍장이 짜여지는데 아내는 가로 방향으로 긴 서랍을 넣는 것 보다는 잘게 나뉜 서랍을 여럿 설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었으며, 나는 그 반대 방향(즉, 거실방향으로 향하는 부분)의 수직 방향 가리개가 어떤 칼라여야 하는가에 관심을 주로 두었다. 전시장에는 골판지 모양으로 된 흰색의 수직재가 있었지만 이는 사무용 가구로서 주방가구에도 설치 가능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으며, 유로 5000 시리즈보다 한 층 가격이 높은 키친바흐의 경우에는 약간 들려올라간 상태의 보조주방이 아일랜드로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사항은 이미 솔토건축에 우리의 의견을 전한 바 있으므로 그 결과를 받아본 뒤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하고 하루 종일의 견학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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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05 01:21

오랜만에 건축주 두 사람 내외, 건축가와 솔토건축의 설계팀장, 현장소장 등이 모두 모인 주말 아침회의가 진행되었다. 회의는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준비한 유인물을 돌려보면서 윗집과 아랫집의 순서로 의논을 해 가는 순서로 이루어졌고 사전에 예고했던 것처럼 실내 마감재와 수전설비 등에 대한 잠정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도기와 수전은 윗집과 아랫집 공히 ‘American Standard’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선정한 내용들에 대한 채택여부와 의견을 주고 받는 자리였고, 처음에는 대체적인 동의와 공감에 따라 수월하게 의견조율이 이루어지는 듯 했다. 손님방을 제외한 화장실의 변기는 비데일체형을 사전에 선택했던 까닭에 최근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는 유로젠이라는 브랜드의 변기가 제시되었고, 깔끔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 모두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다만, 손님용 화장실의 변기는 같은 브랜드의 원피스 양변기가 추천되었다.

그밖에도 다른 수전 설비나 도기에 대해서는 솔토건축의 추천내용이 대부분 동의되었다. 다만, 휴지걸이가 매입형이 아니라 돌출형으로 될 경우 샤워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물튀김에 대해 대책이 없다는 뜻에서 매입형으로 새롭게 검토해 줄 것과 휴지걸이와 간단한 책꽂이가 일체로 생산되는 제품 등에 대해 좀 더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밖에도 욕조와 변기 사이에 설치될 강화유리벽과 비누대, 컵을 올려놓을 수 있는 주변 악세서리, 변기솔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제안이 이루어졌고, 전체적으로 일관된 디자인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에 동의하면서 상당 부분은 건축사무소의 제안이 우선적이며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다만, 욕실에 수납장이 있느냐와 경우에 따라서는 선반 등이 달려야 한다는 점, 그리고 카운터가 설치되는 경우에 카운터 하단에 일정한 수납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추가적인 의견이 개진되었으며, 아랫집의 경우는 손님용 화장실에 2단 정도의 선반 설치와 휴지걸이의 위치 이동, 카운터 하단부의 수납공간 제공 등이 추가적으로 요청되었다. 또한 모든 휴지걸이를 매입형으로 할 것과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도 2단의 선반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과 2층 가족실 카운터 하단부에 수납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논의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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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진행된 가구에 대한 토론에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엌 싱크대의 상판 컬러를 결정하는 것이었는데 윗집의 경우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아랫집의 경우는 싱크대 전체와 수납장 모두를 흰색으로 하되 싱크 상판과 수납장이 모두 흰색이라면 싱크대와 수납장 사이의 부엌 벽면은 조금 짙은 색으로 하여 강조색을 두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정도의 제안이 이루어졌다. 물론 주방에 대한 레이아웃이 좀 더 확실하고 분명해진 상황에서 재론한다는 것으로 일단락 하였다.

문제는 수납장과 신발장, 책꽂이 등에 대한 논의였다. 사전에 세웠던 원칙은 수납장은 대체적으로 하이그로시로 하되 문짝은 광택이 없는 일반적인 흰색으로 처리하며, 책꽂이는 거실측, 서재 내부, 큰아이방에 설치될 것으로 자작나무로 하는 것이 좋으리라는 판단을 하였다. 물론 문을 열고 닫는 방법은 아내가 그동안 일관되게 요구한 미닫이식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참석자들이 대부분 이러한 방향에 동의를 하였고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논의는 거실과 모든 방에 대한 바닥재, 욕실 벽면과 바닥 타일에 대한 논의였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티크 온돌마루를 선택하였고, 윗집 역시 같은 재질을 선택하였는데 샘플로 제시한 것보다는 조금 더 무늬가 나은 것으로 할 것과 너무 밝지 않은 색으로 선정할 것을 주문하였다. 욕실의 경우는 안방과 아이방, 손님방 모두 같은 재료를 가지도록 하였는데 솔토건축이 제안한 밝은 갈색 계열의 바닥 타일과 비례가 조금은 생경한 느낌의 벽타일로 할 것을 잠정 결정하였다. 다만, 윗집의 경우는 솔토건축이 제안한 타일보다 훨씬 더 거친 표면의 재료를 다시 제안해 줄 것을 요구하였으며, 화장실의 경우도 1면이나 코너를 포인트 타일로 마감해 줄 것을 추가적으로 요청하였다.


대강의 결정이나 잠정적인 추천 등이 이루어진 뒤 본격적으로 윗집의 추가 가설공사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윗집의 경우는 식당 서측의 발코니에 서향빛이 매우 강하게 쪼일 것이 염려되어 일부를 강화유리로 덮는 방식의 식당 캐노피가 제안되었고, 특별한 이견이 없이 그대로 진행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주차장의 덮개 부분은 폴리카보네이트 10T가 제안되었다. 조남호 선생은 이상목 실장이 디자인한 궁륭형 주차장 덮개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곡면이 조금 더 평활하게 되도록 다시 디자인 할 것을 현장에서 요청하였으며, 폴리카보네이트를 잘 사용하면 전체적인 형태구성이나 외관 디자인에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였다. 아무튼 주차장 부분에 대해서도 조금 더 나은 디자인 대안을 마련한다는 선에서 대강의 합의와 이견을 조정하는 것으로 논의를 마치고, 조남호 선생은 아이들을 데리러 가야 한다는 약속 때문에 먼저 자리를 떴다.


이제 그동안의 공사 진척 상황을 구경하러 나가자고 얘기를 꺼냈는데 이상목 실장이 아주 중요한 논의가 남아 있다면서 다름이 아니라 공사비 증가 예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추가공사/구매/발주 품의서’로 이름 붙여진 서류는 2010년 8월 19일 작성된 것으로서 공사범위와 순수공사비 산출(VAT 포함)/현황근거라는 항목에 따라 그동안 조금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새롭게 견적하여 추가 공사비를 산정한 것이었는데 아랫집의 경우는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내용과는 달리 3천3백5십만 원에 이르는 커다란 금액이 증가분으로 제안되었다.

낭만적이고 희망적으로 개진했던 여러 가지 사항들이나 바람이 결국 3천3백5십만 원의 추가공사비라는 현실로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느낌이었다. P 교수의 윗집 역시 상당한 정도의 추가공사비 발생이 예상된다는 것이었고 즐겁고 화기애애한 논의 분위기는 별안간 걱정으로 가득찬 무거운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현장소장과 솔토건축의 담당자가 논의하고 확인하면서 제안된 품의서 겉장을 열자 두 집에 각각 3장 정도의 구체적이며 세밀한 산출근거 등이 명시된 부속서류가 붙어 있었고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각이어서 자세히 들여다보기에는 시간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각자 집에 돌아가 검토한다는 정도에서 논의를 마쳤다. 다만, 부속서류에 들어있는 일부 내용에 대해 김봉섭 소장에게 문의한 결과 ‘도장+자작 납품 받을시’라는 것의 의미는 하이그로시로 요청한 사항은 도장을 하고 나머지 자작나무 합판으로 요청한 내용은 모두 주문하여 완성품을 납품받을 경우의 가격이며, ‘도장납품+자작 현장제작시’라는 말은 하이그로시를 도장된 상태로 납품받고,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것은 모두 현장에서 내장 목수에 의해 제작되는 경우라고 일러 주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비용상으로는 저렴하지만 제품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공장 주문제작품에 비해 조금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요청사항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마음먹으면 현장에서 제작하는 것이 예산상으로 조금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을 지났건만 현장을 둘러보지 않고 간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이 불편해 점심식사를 조금 더 지체하더라도 현장을 한 번 더 훑어보고 가기로 하였다.



윗집의 경우는 먼저 외벽 조적공사를, 아랫집의 경우는 먼저 지붕 마감재인 징크 공사를 한 뒤 서로 공정을 바꾸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아랫집은 징크 자재가 반입되어 있었고, 거실과 주방 부분의 일부 지붕이 징크로 둘러지는 모습이었으며, 윗집의 경우는 빠른 속도로 외벽 조적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외에도 아랫집의 현관 진입후 만나게 되는 개구부는 이미 조남호 선생의 의견에 따라 창호 아랫부분이 철거되어 아주 시원한 모습으로 골조가 정리된 상태였으며, 지난 번 논의에서 이전하기로 했던 수도 역시 안방 동측 외벽으로 옮겨진 상황이었다. 천창 역시 이미 부재가 반입되어 설치가 완료된 상태였으며, 아랫집의 대문 진입 후 오르게 되는 계단 접면 부위의 조적공사도 일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매번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서재에 들어찬 물 때문에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았던 까닭인지 김봉섭 소장이 자신 있게 나를 데리고 서재로 가 물을 다 빼냈고, 그 물이 그동안 비가 들이쳐서 고인 것이지 결코 방수처리가 안 되어 스며든 물이 어니라고 극구 강조하였다. 현장 소장의 말을 듣고 보니 물을 제거한 뒤 서재의 바닥은 이미 상당 부분이 말라 있어 마음 속 깊이 걱정하던 고민 하나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윗집의 식당 외연부 조적공사는 그곳이 요철이 없는 넓은 벽면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표정을 만들고 싶다는 건축가의 의견이 반영된 듯 매우 흥미로운 쌓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랫집도 일부에는 조적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마도 윗집에 투입된 조적공 가운데 일부의 손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 아랫집의 계단부위에 대한 조적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김봉섭 소장에게 물어보니 윗집과 아랫집 모두 자재 반입은 완료된 상태이며, 이제는 날씨만 도와준다면 일주일 안에 조적과 지붕마감재 공정이 모두 다 완료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점점 더 집이 집다워 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운 진행이었고, 생각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집이 완성되어 입주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강해졌다.


점심식사를 위해 김봉섭 소장과 이상목 실장에게 청하자 김봉섭 사장은 투입된 조적공들의 업무지시와 감독을 위해 자리를 뜨기 어려워 간단하게 배달 음식으로 대신하겠다고 해 이상목 실장과 두 집 내외만이 자리를 옮겨 주변의 식당에서 가벼운 예산 증액분 걱정과 자질구레한 요구사항을 곁들이며 점심을 들면서 그동안 마음에 가지고 있던 비용에 비해 오늘 보여준 예산 증액 내용이 너무 과하다는 불만섞인 심정을 이상목 실장에게 토로하였다. 그리고 8월 23일 월요일에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계획했던 상량식이 있으니 시간이 되는 솔토건축의 직원들이 와도 좋겠다는 청을 넣고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차에서 아내는 계속해서 예산 증액분이 적지 않다면서 걱정이 많았고 공사계약금의 30~40%가 실제 공사과정에서는 더 들더라는 흔히 들었던 경험담이 직접 내게 닥친 문제라는 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고, 조금 더 시간을 보아 가면서 지혜를 모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고 아내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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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3.02 23:46

생일이라는 이유로 어머님께서 아침 나절에 집을 찾으셨다. 늦은 아침을 겸한 점심을 마친 뒤 어머님께 죽전으로 함께 나들이하실 것을 청하였다. 현장을 둘러본 뒤 주변의 음식점에서 이른 저녁을 함께 하고자 함이었다. 토요일이고 약간은 비가 뿌리는 날인 까닭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P 교수에게도 현장에 함께 갈 것을 청하고 집을 나서 오래 지나지 않아 현장에 도착했다.

며칠 동안 때 아닌 폭우가 내리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이 계속된 까닭인지 현장은 평온한 분위기였고, 오늘은 일기 불순을 이유로 현장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듯 한 모습이었는데,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미리 알고 있던 김봉섭 소장이 현장을 정리하였던 때문이지 현장은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처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나이 지긋한 작업자 한 분이 각종 자재를 정리하는 풍경이었다. 우리를 본 작업자께서는 집을 둘러보기 위해서 밟아야 할 곳과 조심해야 할 부분을 자세하게 일러주셨고, 어머님과 아내, 그리고 두 아이와 큰 댁 조카 등이 이리저리 새 집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아직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설치되지 않은 탓에 어머님은 거실 한 곳에 적재된 목재 위에서 가쁜 숨을 가다듬고 계셨다.

현장에는 이미 P 교수가 도착해 있었고 별다른 기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나와 김봉섭 소장과 여러 가지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었다. 마침 우리 일행을 반겨주던 김봉섭 소장 또한 비가 많이 와서 현장 공정은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폭우 때문에 일부 토사가 유실되고 있어 급한 김에 몇 군데에 토사가 유실되지 않도록 차양막 등을 둘러쳐 놓은 상태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갑자기 몰아치던 게릴라성 호우 때문에 아니면 지난 주말에 현장을 보지 않았던 때문인지 지붕 목구조틀은 단열재가 채워진 상태로 합판 마감이 진행되고 있었고, 지붕에는 방수포가 붙여져 있었으며, 벽체 일부에도 방수천이 외단열재 위에 붙어 있어서 생각했던 것보다 현장은 안정적인 모습이었는데, 계속된 비를 걱정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는 인상이었다. 실내 공간도 이제 본격적인 내장 공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공정은 마무리되어 있었으며, 마당에는 내외장공사를 위한 구조물과 재료들이 들어와 있었다. 맨홀 구조물이나 블록, 러시아 산 파벽돌 등이 마당을 그득 메우고 있었으며, 목구조 틀을 짜고 남은 목재들도 가지런히 현장의 한 귀퉁이에 정돈된 채 놓여 있었다.



이미 여러 차례 현장에 왔었던 아내와 아이들은 지난 번에 비해 실내공간이 무척 넓어보인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면서 흡족해 했으며, 아이들은 자신들이 쓸 방의 다락방과 실외 경관을 감상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건축을 공부하는 큰 아이는 자기가 살게 될 방이 썩 마음에 들어하는 표정이었고, 서측 창문을 통해 보이는 살구나무 풍경이 마음에 든다고 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작은 아이는 별다른 느낌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엄마 곁에서 이것저것 물어가면서 새로 들어가게 될 집에 대한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거실 한 구석에서 며느리와 함께 앉은 어머님은 작은 아들이 이렇게 집을 크게 지어 들어오는데 당신이 가진 쌈짓돈을 꺼내서라도 냉장고나 에어컨 등 한 가지 물건을 사주겠노라 하시면서 이미 말라버렸을 것만 같은 눈물을 훔쳐내고 계셨다.



마당에는 주자창 등의 내부마감을 위한 블록과 외부 마감재로 쓰일 러시아산 벽돌이 반입되어 있었으며, 건물이 다 지어진 뒤에 방수를 위해, 또 결로(結露) 방지를 위해 타이벡과 동일한 국산 방수막이 북측과 서측 외벽의 단열재 위에 덧붙여져 있었다.



비가 많이 온 까닭인지 구조물의 벽체 외부 마당측은 어느 곳 가릴 것 없이 많은 양의 지하수가 흘러나와 공원측으로 흘러 들고, 다시 모인 물들은 아랫집 계단의 서측을 지나 배수구로 연신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아내는 지난 번부터 계속해서 지하수가 되었건 우수가 되었건 집 주변에 흐르는 물이 여간 걱정이 아닌 모양이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물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현장소장에서 묻고 또 묻고 하였다. 이와 함께 8월 23일로 예정된 상량식 준비에 대해 김봉섭 소장께 여러 가지 준비물에 대해 묻고는 상량식 당일 현장 인부는 몇 명이나 있을 것으로 판단되냐는 질문을 하는 등 상량 준비에 대해 질문이 많았으며, 안방에서 서재로 이어지는 수납장 공간의 미서기 문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소장에게 다짐을 받는 모습이었다.

김봉섭 소장은 지난 번 방문 때 아내가 부탁한대로 대들보가 올라간 부분에 상량문을 넣을 공간을 남겨 두었다고 설명하고는 몇 가지 잘 모르는 질문에 대해 성실하게 답해 주었다. 예를 들면, 큰아이의 방 외부에 만들어진 테라스에 고인 물은 어떻게 빠지는 것인가 등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었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일을 하느라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뿐 이미 잘 알고 대처할 것이라는 등의 대답이었다.



현장소장과 이상목 실장 그리고 우리 두 명의 건축주가 윗집에 이어 아랫집을 함께 돌면서 실무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나 건축가의 새로운 생각 등을 의논하는 시간이 되었다. 식당공간에서 테라스로 이어지는 부분의 지붕틀에는 수직 방향으로 힘을 받는 기둥이 서 있는데 이는 향후 둥그런 형태의 목재로 변경될 것이며, 서측으로 약간 내민 지붕틀에 비해 창호가 들어갈 구조가 거실 방향으로 약간 나온 것은 벽체가 지붕과 떨어져 있는 모습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며, 그 사이에는 간접조명을 활용하여 경사지붕 면으로 하얀 조명이 들어오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거실구조물의 경사지붕 북측에 천장에 하나 생기고 그곳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오는데 그 빛을 보조주방에만 이용하는 것보다는 거실 쪽으로도 활용하기 위해 보조주방과 거실 사이의 간벽 윗부분을 아래로 파인 디귿자 모양으로 틀 것을 제안하였고, 우리 식구는 이들 두 가지 문제 모두에 대해 동의하였다.


아이들 방에 설치된 다락방 구조물도 거의 목재틀이 완성된 상태였고, 이제는 마무리 공정을 남긴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윗집에 비해 지붕이 낮아지는 모습이 덜 시원한 느낌이었고, 다락방으로 오르는 입구 또한 매우 옹색해 보이는 것이 덜 만족스러웠지만 우리집에서 원한 것이고, 아이들 역시 색다른 자기 방의 느낌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이어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의견으로 그치게 하였다.

전체적으로 공정이 계획보다 조금 밀리는 것이 아니냐고 하자 조금 폭우와 폭염 탓에 조금 밀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기로 주어진 기간을 맟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는 김봉섭 소장의 말에 안심을 하게 되었고, P 교수는 그래도 너무 무리하게 진척을 시키면 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너무 무리하게 공정을 빼지 않는 범위에서 공사를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하였다.


거칠게 전체를 둘러보면서 의견을 나눈 뒤 본격적인 설계조정 내용이나 설계변경 내용이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우선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은 다음 주 중에 화장실과 목욕탕 등의 도기(陶器)와 수전설비(水栓設備)에 대해 골라놓은 것이 있는데 이에 대해 솔토건축에서 최종 선정회의를 하였으면 한다는 의견과 함께 현재는 제품명이 American Standard로 정한 상태라고 일러 주었다. 미팅 날짜는 추후 연락을 해서 다시 정한다는 원칙에 합의하였다.

한편, 지난 번 수납장과 책상 일체를 모두 자작나무 합판으로 할 경우에 대해 알아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 묻자 아직 세밀한 검토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나 최초 견적을 받았을 때를 상기하면 윗집의 경우는 800만 원, 아랫집의 경우는 약 1,500만 원 정도가 추가될 것이라는 이상목 실장의 의견이었다. 이 문제는 공정상 아직도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므로 두 명의 건축주와 솔토건축에서 다시 세심하게 검토한 후 결정할 것에 동의하였다.

이어서 아내의 질문이 있었다. 우선 제일 중요한 문제를 재확인한다는 것인 바, 지하수 처리 문제를 거듭 거론하였고, 솔토건축과 시공회사 측 모두 이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검토하면서 최종 대안을 낼 것임을 재삼 확인하였다.
이어진 아내의 질문은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철제 계단(자작나무 계단참)이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올 때 처음 만나게 되는 창문을 사선 방향으로 자르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고, 현장소장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자재 반입 등을 위해 조금 과하게 개구부를 만들어 둔 상황이고, 솔토건축의 이실장은 도면상 겹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사실 나와 P 교수는 당연히 창을 사선 방향으로 가로지는 계단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점에서 해당 개구부의 크기와 위치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아내의 의견은 그 창이 바닥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낮추어야 하며 폭은 줄여도 될 것이며 그렇게 할 경우 현관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바로 마당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P 교수 역시 아내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폭은 줄이고 높이는 늘이는 방법으로 재검토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주었고, 김봉섭 사장은 내게 조남호 선생에게 의견을 구할 것을 청하였다. 물론 나도 그러마고 응대하였다.


다음은 김봉섭 소장의 의견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마당에서의 물 사용 작업을 위해 수도를 마당에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몇 차례 검토를 하였으나 동절기의 동파 방지 등을 위해 마당에 파이프를 묻지 않고 실내에 파이프를 둔 뒤 수도꼭지 역시 외벽에 직접 붙이는 방법이 좋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현재의 위치와 마당과 안방의 외벽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는 현관 진입 후 밖을 보는 창문 밖에 수도를 본다는 것이 다소 못마땅하다는 점이 거론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안방의 동측 벽 외부에 붙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그곳 근처에도 적당한 구배를 두어 맨홀로 허드렛물을 내려 보낸다는 점을 전제하는 것이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호스를 이어 마당에 물을 대는 일도 고려되었다.


이어서 두 집의 공통적인 문제에 대한 의논이 이어졌다. 다름 아니라 커튼박스를 설치할 것이냐 아니냐의 선택이 그것이었다. 커튼박스를 설치하면 반자돌림의 모양이 아주 깔끔하지 않다는 것과 최근에는 대부분의 집에서 커튼박스를 설치하지 않고 봉(棒) 커튼을 사용한다는 점도 의논되었다. 우리 집의 경우는 봉을 사용하거나 블라인드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커튼박스를 설치하지 않는다고 확정하였으며, P 교수의 경우는 아내와 한 번 더 논의한 뒤 이를 알려줄 것이라고 응대하였다.

한편 건축가 이충기 선생으로부터 조언을 들은 바 있는 노출콘크리트 상단부의 캡을 씌우는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전하자 이상목 실장은 이미 그 문제를 고려하여 노출 콘크리트 옹벽의 단부를 마당 방향으로 구배를 잡아 빗물이 외벽을 타고 흐르지 않도록 배려할 것이라는 준비된 답변을 들을 수 있어 그리 할 것을 정하였다.
또한 서재의 앉은뱅이 책상 설치에 대해 P 교수가 나를 걱정하면서 그게 되겠느냐는 표정이어서 세밀하게 의논을 거듭한 결과 서재의 동측 벽면에 책꽂이를 두지 말고 그곳에 입식책상을 모서리 방향으로 붙여 안쪽으로 앉으면 앉은 자리에서 오른 편으로 큰 창을 통해 살구나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므로 그리 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자작나무 합판을 이용한 책상의 크기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게 된 셈이다.

마지막으로는 몇 가지 향후 일정이 정리되었다. 우선 수전과 도기 선택은 이상목 실장이 정리한 내용을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솔토건축에서 만나 의논할 것을 결정하였으며, 이 때 추가적으로 결정할 사항들도 함께 정리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새롭게 설계 변경된 도면들이 없는 까닭에 자꾸 논의사항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으니 두 집의 변경된 평면이 있다면 이를 JPG 파일로 묶어 이메일로 이른 시간 안에 전달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으며, 세 번째는 자작마무로 수납공간의 내용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추가 경비에 대해 정확한 산출이 필요하므로 이를 준비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밖에도 서로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이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눌 것을 정하고 현장을 떠났으며, 김봉섭 사장에게는 8월 23일의 상량식 준비에 협조해 달라는 당부를 넣어 두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현장에서의 마지막 논의를 재차 정리하고 이틀 뒤 그 내용을 담담하게 정리한 이메일을 솔토건축에 보냈다.

보낸 사람 박철수 cspark@uos.ac.kr
받는 사람 조남호 soltos@unitel.co.kr
참       조 P 교수
보낸 날짜 2010년 08월 16일 16시 09분
제 목 조남호 선생님께

조남호 선생님과 이상목 실장에게
박철수 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지난 주말 P 교수와 함께 두 주일 만에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단 현장이 깔끔하고 폭우에도 잘 대응한 것으로 보여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현장에는 우연히 이상목 실장도 나와 있어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논의를 잘 하였으며, 당일 논의 내용을 재확인할 겸 의견도 구할 겸 메일 보내드립니다. 당일 의논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P 교수님도 필요할 경우 별도로 의견을 보낼 것입니다.

1. 현장 바닥의 지하수(우수일지도 모르지만)가 처음보다 꽤 많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 처리 문제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2. 이실장을 통해 들은 바 있는 아랫집 보조주방 위의 천창의 자연광을 거실 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조주방과 거실 사이의 간벽 일부를 비우는 방법, 동의합니다.
3. 식당공간에서 외부 발코니로 이어지는 지붕의 경사면에 대한 간접조명 생각, 물론 동의합니다.
4. 1층 현관에 들어선 뒤 마주하는 개구부(창호)의 크기 조정에 관한 문제입니다. 현관에 들어선 뒤 만나는 개구부의 폭을 줄여 2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중첩되지 않도록 하고, 아래쪽으로는 더 터서 조금 더 시원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요? 아내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동의를 구합니다. 즉, 현관에 들어선 뒤 마당의 바닥이 보이는 것이 훨씬 더 밝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상목 실장께 저희들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5. 마당의 물 사용을 위한 수도꼭지 설치 지점은 현재의 부위보다는 안방의 동측 외벽에 묻어서 설치하면 동절기 동파도 방지하는 동시에 마당에서의 허드렛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6. 우리집의 경우 커튼박스는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7.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지는 부분의 상단부는 벽으로 우수 등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일정한 구배를 둘 것이라는 이상목 실장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8. 서재의 좌식 책상 대신에 입식 책상을 쓰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서재 동측 벽체에 설치할 책꽂이는 설치하지 않고, 그 면에 책상의 좌측면을 붙여 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서재의 큰 개구부 밑에서는 살구나무를 올려다보면서 아내와 차를 나누어 마시는 공간으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9. 아이들 방에 설치된 다락방이 약간 옹색한 느낌이고 천정의 경사면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는(아직 식구들과는 의논하지 않은 상황) 큰 아이 방에는 없애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선생님의 의견은 어떤지요?
10. 도기와 수전설비 등에 대해서는 이상목 실장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솔토건축 등에서 만나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때 아내도 참석해야 하는지요?
11. 수납공간의 내외부를 자작나무 합판으로 바꾸거나 문짝을 자작나무 등으로 바꾸는 문제는 이상목 실장의 구체적인 예산 검토 등이 이루어지면 결정하겠습니다.
12. 그동안 자잘한 내용의 설계변경이 있었는데 이렇게 변경된 내용을 담은 도면이 없어 가끔씩 도면을 보고 싶을 때 약간의 불편이 생겨 이상목 실장에게 도면을 보내 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특히, 제 경우는 도면집을 이사하는 과정에 어느 박스에 두었는지 몰라 지금껏 못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13. 8월 23일 월요일 오전 11시에 죽전 현장에서 우리집만 상량식을 하려고 합니다. 간소하게 시늉만 낼 생각입니다. 초대합니다. 시간 되시면 한 번 오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직원들 역시 환영합니다.
이상입니다.

박철수 드림

이메일을 보낸 뒤 얼마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남호 소장과 P 교수 모두 이메일 수신 확인이 되지 않아 내친 김에 조남호 소장에게 전화를 넣었더니 사무실을 나와 일을 보러 걸어가는 중이라면서 대뜸 돌아오는 토요일 오전 10시쯤에 현장에서 만날 것을 제안하였다. 특별한 일이 없는 터라 일단 그러마고 한 뒤 메일을 보냈으니 살펴 달라는 부탁을 한 뒤 P 교수의 일정이 어찌될 것인지 몰라 전화를 넣으니 외부 회의에 참석중이라면서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는 문제에 대해 동의하였다. 전화를 끊기 전 메일을 보내두었으니 시간 있을 때 확인해 달라 부탁하고는 전화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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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2.22 22:42

별안간 불어 닥친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할 수 없이 살던 아파트를 전세로 주고 아는 분이 건축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들어가 살아도 좋겠다고 내어 주신 잠실의 아파트로 이사 온 뒤 걱정은 주민등록 이전에 대한 문제였다. 잠시 살 집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기에는 집을 소유하신 분에게 폐가 될 것으로 보여 신축주택이 건축중인 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마음 먹고 아내가 용인시 수지구에 알아보았더니 신축중인 주소지에는 아직 건축물 대장이 없어 실질 거주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등록 이전에 불가하므로 잠시 동안이라면 부모님 댁이나 친지 집에 주민등록을 이전해 두었다가 집이 완공된 뒤 다시 옮겨오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 있었다.

마침 작은 처형께서 신축 주택지 인근의 아파트로 이사하시는 일이 생겨 아내가 처형께 부탁하여 오늘 처형댁으로 우리 식구 모두의 주민등록을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과 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차량등록증을 모두 챙긴 아내는 용인 수지로, 나는 학교로 각자의 길을 떠나 볼 일을 처리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다행히도 처형께서 새로 이사한 집이 우리집을 짓는 곳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죽전동이어서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오후 늦게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간단할 것 같았던 주민등록 이전이 조금 복잡하더라는 것이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동사무소에 갔더니 금방 처리 되었지만 차량등록지 이전은 구청 관할 업무여서 길이 막히는 풍덕천 사거리를 지나 수지구청에 들렀더니 아내의 차가 구형 번호판인 까닭에 ‘서울’이라는 등록지가 명시된 것이어서 새로 바뀐 것으로 갈아야 하고, 그 때문에 안 써도 될 비용도 조금 들었다면서 힘든 하루를 지내느라 피곤하다는 투정이었다.

전화를 마치고 이메일을 확인하니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더불어 쓴 책의 편집본이 나와 모두 함께 모여 수정내용을 토의하고 보완하자는 모임이 정해졌으니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 도착되어 있었다. 만나는 일정은 7명 모두가 가능한 시간이어야 하므로 토요일 오전 11시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잘 알았다고 답신을 보낸 뒤 양재동 새건축사협의회에서 예정된 회의 참석을 위해 양재동으로 향했다.

양재동 모임에는 함께 집을 짓는 P 교수도 참석하였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분당의 공부모임 시간이 토요일 오전 11시이므로 그곳에서 가까운 현장에 다시 한 번 들러보자고 해서 토요일 오전 10시에 현장에서 만나 본격적인 마무리 공사에 앞서 확인하여야 할 일들에 대해 현장소장과 협의하기로 하였다. 공사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자잘한 문제들과 토론해야 될 쟁점들을 정리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인식에서 그동안 가볍게 다루었던 내용들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일례로, ① 마당에 설치하기로 한 상수도 시설 문제, ② 두 집 사이의 지하수 용출에 따른 기술적 대응 방안 혹은 조경 처리 문제와 아랫집 계단 부위로 지하수를 배수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의 합의 문제, ③ 현재의 아파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3m 60cm 길이의 붙박이장의 신축주택으로의 이전, 재사용 문제, ④ 새로 지을 집에 설치되는 붙박이장의 개폐 방식, ⑤ 마당 서측의 목재 데크 폭 확장 문제, ⑥ 아랫집과 윗집의 서측 경계부위 담장 설치 문제, ⑦ 각 집의 쓰레기 및 재활용품 적치와 처리 방식에 따른 현장에서의 조치 문제, ⑧ 조명기기 설치 위치 확정과 사용 시뮬레이션에 따른 검토사항, ⑨ Filobe 창호의 예외 없는 적용의 확인, ⑩ 각종 계량기 설치 위치와 검침의 편리성 확보 문제, ⑪ 우편물 함 설치 여부와 위치 문제, ⑫ 두 집 사이의 경계담장 설치 대안 제시 요청에 따른 대안 검토 및 확인 문제, ⑬ 아랫집 안방 바닥의 동판 설치 문제에 대한 비용증가분 검토 및 협의, ⑭ 수목 식재 시기 조언 요청, ⑮ 기타 현장에서 확인이나 결정이 필요한 사항 등이라 할 수 있다.
 
늦은 저녁 생각나는대로 항목을 정리해 P 교수에게 이메일로 알려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친구의 친구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상량식 문제를 협의해 왔다. 내가 유럽여행을 하는 동안 좋은 날을 골랐는데 우리 식구들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날이 7월 21일과 8월 23일이라면서 21일은 이미 지났으니 8월 23일에 했으면 한다는 속내를 비추면서 현장소장과는 이미 협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몇 장의 노트에 적어온 상량문을 보여주며 딱히 붓글씨를 잘 쓰는 분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으며, 건축주인 내가 써도 무방하다au 시간을 내어 상량문을 한지에 적어두라는 부탁이었다. 이와 함께 기독교 신자인 P 교수 내외에게 일의 전후를 설명한 다음 마음 내켜 하지 않으면 그 집은 그 집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상량과 관련한 예배나 의식을 치루어도 좋지 않겠느냐면서 특별히 다른 의견이 없다는 우리집에서 하는 김에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나는 아직도 한 달 가까이나 시간이 남았지만 차근차근 일을 밟아간다는 뜻에서 이런 아내의 뜻을 P 교수와 전화로 의논을 했고 P 교수는 8월 23일이 혹시 아내가 개학중이 아닐지 모른다면서 오늘 일러준 여러 가지 얘기에 대해 아내와 함께 의견을 나누어보겠다고 답하였다. 이 문제는 이번 주 토요일이나 혹은 다음 기회를 보아 P 교수와 얼굴을 맞대고 구체적으로 의논해 보는 것이 옳겠거니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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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