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집_일기2011.06.20 01:20

오후 3시에 평촌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터라 늦은 아침을 먹고 어제까지 아내와 큰 아이가 심어놓은 마당의 잔디깔기 마무리 작업에 나섰다. 마침 현장의 보완공사도 속도를 내고 있어 현장의 여러 가지 보완 내용도 확인할 겸 마당 잔디깔기 작업의 마무리도 할 겸 아침 일찍부터 마당으로 나섰다.

3월 4일붙터 본격적인 공사보완이 시작된 죽전 살구나무집은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과 조남호 선생이 지적한 내용들이 하나씩 현장소장의 지휘 아래 보완되는 모습이었고, 아침부터 작업반장을 포함한 에스화이브의 손길이 무척 바쁘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일러실에서 나온 연도의 재시공 문제였는데 그 공사가 가장 크고 보완공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어서인지 연도공사는 준비만 되어 있는 상태이고, 오늘까지는 자질구레한 외부공간의 마무리 작업으로 판단되었다. 대문을 열면 만나게 되는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판의 주변에 U자형의 측구를 설치해 구릉지로부터 혹시 내려올 지 모를 우수 등을 대비하고, 현관 앞 서측 외부공간의 구배를 새롭게 잡고는 포장면과 흙이 직접 만나는 부분의 경계에는 쇄석을 채워 넣는 등의 일이 계속되었으며, 아랫집과 윗집을 연결하는 목재계단 후면부에 흙을 채워넣기 위한 목책작업도 마무리되었다.


작업에 참여한 인력과는 별개로 나는 안마당과 바깥마당을 번갈아 오가면서 몇 가지 완전치 않아 보이는 잔디깔기 작업의 마무리를 위해 공력을 보탰고, 작업반장의 조언에 따라 어느 곳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물어가면서 작업에 열중하였다
.


거칠게 본다면 외부공간의 자질구레한 공정의 대부분은 며칠 사이에 거의 마무리가 된 기분이었다. 보일러실 연도 재시공을 제외한다면 이제부터는 살면서 가족들이 하나씩 덧붙이고 고쳐가며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잔디를 심고 가꾸는 일 뿐만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 계절별 초화류도 오가면서 심고 감상해야 할 것이며, 마당을 쓸고 닦는 일, 대문에 문패를 설치하는 일부터 대문 옆 공지에 적절한 상록수종을 골라 식재하는 일 등이 여기에 해당될 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밖에도 아직도 손을 보아야 할 일이 더러 남아 있기는 하다. 지난 겨울 지하수로 인한 동파 때문인지 외부공간 콘크리트 바닥 일부의 크랙 부분에 대한 적절한 보완, 2층 아이들 공용화장실의 수전설비 보완, 외벽 스토커 탈락부분의 보완, 대문 안쪽 서측 외부공간의 경사 구배잡기와 조경적 차원의 보완 마무리, 주차장의 스토퍼 설치와 콘크리트 강화제 도포, 실내 페인트 하자 부분 보완과 못질 흔적 지우기 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들 공사는 전문가와 인력이 배치되면 단 하루만이라도 처리 가능한 일들로 판단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보일러실 연도 재시공이라 할 수 있다.


오전을 마무리하기 조금 전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정기용 선생님 별세!!! 아, 그렇게 편찮으시더니 당신의 애창곡 봄날은 간다와 어울리게 올 들어 가장 따뜻한 날이라는 시각을 택해 세상을 버리신 것이다. 서둘러 외출준비를 마치고 평촌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 들렀다가 서울대학교 부속병원의 빈소를 찾았다. 빈소에는 아직 영정도 준비되지 못했고, 건축가 조성룡 선생님과 김영섭 선생님께서 먼저 가신 정기용 선생님을 안타까워하며 소주잔을 기울이고 계셨다. 슬픈 마음과 안타까움을 점점 짙어지고, 늦은 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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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6.12 00:34

오전 10시 출근길에 집 앞에서 한샘 작업차량을 발견하였다. 무슨 일인가 물으니 오늘 화장실 일부를 손을 보러 왔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목요일이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루 먼저 작업을 하러 온 것이다. 마침 나를 배웅하던 아내는 한샘 작업인부를 보더니 화색이 돌았다. 지금까지 제일 불만이었던 곳이 안방 화장실이었기 때문이다. 세면대의 높이가 다른 곳에 비해 10cm가 높아 손을 씻으려면 팔꿈치 부분으로 물이 흘러내려 불편하고, 욕조의 배수도 용량이 작아서인지 시원스럽게 내려가지 않으며 환기팬은 용량이 작아 샤워를 끝낸 뒤에도 한동안 수증기가 욕실에 가득 찬다는 것이 불만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일을 한샘이 해결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부분이라도 불만의 내용을 줄이거나 완전하게 해결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 생각이기에 차를 출발시키면서 안방 화장실 욕조의 일 처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마침 오늘은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강아지 집과 주택모형 그리고 조남호 선생이 특별하게 생각해서 제작하였다는 두 집의 스케치업 도면과 디테일 등이 포함된 패널을 배달한다고 연락을 해 온 날이기도 하다.

건축물 명패와 관련해서는 P 교수의 이메일이 도착되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좋다는 평과 함께 건축 착공일이 사용승인서에 의하면 2010년 5월 4일로 명기되어 있는데 명패에는 5월 1일로 되어 있으니 사소한 것이지만 바로 잡아 만들자는 것이었고, 살펴본 뒤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연락을 주었다.

다시 하나디자인의 이승주 실장에게 전화를 넣어 건축시공 일자를 5월 4일부터로 바로 잡아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동시에 알루미늄의 두께가 너무 두꺼우니 1cm 내외로 줄여 명패의 무게도 줄이고 비용도 아끼자고 말했고, 도금은 하지 않아도 되며 콘크리트 벽체에 부착할 것을 고려해 무게가 어느 정도 나가면 명패의 상단 좌우측에 적절하게 구멍을 뚫어 못이나 피스 혹은 다른 철물 등으로 고정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을 한 뒤 이들 문제가 정리되는 즉시 명패를 제작할 수 있도록 주문을 부탁하였다.

오후에 확인을 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또 문제가 생겨 한샘의 작업자들이 준비한 물건과 현장의 수정 사항이 맞지 않는다고 해 설날 이전에 다시 와서 고치거나 아니면 설 연휴를 지난 뒤 전체적으로 손을 보는 일정으로 작업이 수정되었다는 것이다. 늘 그러하듯 현장의 상황과 조건에 대한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시간과 비용의 손실을 가져오는 것이 현장의 통상적인 습속이라는 점에서 좀 더 체계적인 작업내용 이해와 공종간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늦은 저녁에는 다시 건축물 명패 수정안이 도착되었다. 다른 사항은 이미 지적한 것처럼 모두 반영되었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주소지 표기에 의문이 들었다. 즉,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393-7번지로 디자인이 마련되어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393-7로 표기해서 ‘번지’라는 단어를 빼는 것이 나으리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저 관행적 방법으로 읽자면 1393번지 7호로 읽어야 하므로 호수 뒤에 번지를 붙이는 것이 뭔가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승주 실장에게 메일을 보내 의견을 전한 뒤 나머지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주문해 줄 것을 청하였고, 그 내용을 P 교수에게도 전달하였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오니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과 안종진씨가 들고 왔다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조남호 선생이 지난 주 얘기한 것처럼 자작나무 합판을 이용한 살구나무 아랫집 모형과 위아랫집의 입면과 아랫집 투시도 그리고 거실과 아이들 방의 종단면 디테일이 그려진 1,200×400mm 크기의 장방형 패널이 유리가 끼워진 상태에서 거실에 놓여 있었다. 이밖에도 우리집 강아지인 ‘마루’의 집도 자작나무 합판을 재료로 해 깜찍한 형상으로 만들어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와 큰 아이는 좋아라 환호했지만 아내와 작은 아이는 조금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우선 아내는 모형의 크기가 거실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커서 이미 거실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작은 모형이 있던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어디에 놓아야 좋을지 선뜻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며, 패널은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마땅히 붙일 자리를 찾아보았으나 여의치 않다는 것이었다. 강아지 집은 기존의 강아지 집을 대신해 거실 소파 옆에 앙증맞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오늘 물건을 들고 왔던 이상목 실장과 안종진씨 모두 적당한 위치를 추천하지 못한 채 돌아간 것으로 파악되었다. 아내 말로는 모형과 패널을 들고 집 안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패널을 벽에 대보는 등의 일을 여러 차례 하다가 마지막에는 그냥 바닥에 두는 것도 괜찮은 느낌이라면서 두고 갔다는 것이었다.
마치 전시를 앞두고 그림과 모형을 둔 것처럼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었다. 비록 밤이 늦은 시간이었지만 일부러 아내에게 의논을 청하고,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의견을 들어 솔토건축에서 보낸 모형은 적당한 깊이를 갖는 2층 가족실의 카운터에 올려놓기로 결정했는데, 마침 그 자리가 건축을 전공하는 큰 아이 방의 입구인지라 느낌도 괜찮고 건축을 공부하는 큰 아이가 오가면서 여러 가지로 공부가 될 것으로 보여 좋은 자리로 판단하였다. 도면이 그려진 채 유리 액자로 제작된 패널은 가로가 길고 세로가 상대적으로 짧은 형태여서 약간 올려다보는 기분으로 걸어놓고 보면 좋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이미 모형전문가인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만들어준 작은 스케일의 아기자기한 기분의 모형이 거실 귀퉁이에 놓여 있고, 2층의 가족실 카운터에도 건축모형이 놓여있으므로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패널을 이들과 같은 공간 영역에 두는 것은 조금 어설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 어느 벽면에 부착하건 액자가 위치할 곳은 서재였다. 아내 역시 이 의견에 동의를 하면서 지난 주말에 함께 구입한 SEDEC의 책상이 금요일 경에 배송될 것이라 했고, 그 책상은 서재의 한쪽 벽에 붙여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의자를 이용해 책상에 앉아 올려다보는 벽의 적당한 높이에 패널의 자리를 잡아 그림을 거는 것이 좋겠다고 해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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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6.11 23:08

출근길에 아내가 전화를 하더니 내가 출근하는 도중에 상수도 검침원이 다녀갔는데 그동안 공사현장에서 사용한 상수도 요금을 하나도 납부하지 않아 연체료가 붙은 금액이 청구서로 날라 왔으며, 이번 달에 내야 할 12월 분 사용료도 함께 배달되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사계약에 따르면 공사 중 사용한 상하수도 요금과 가스비용은 시공자 측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으며, 며칠 전 납부한 가스요금의 문제만 하더라도 깔끔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내가 그 부분은 우리가 감당하자고 해 마지 못해 동의한 것인데, 상수도 요금의 문제는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분명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나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윗집의 P 교수도 연루되어 있는 문제이고, 계약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즉시 P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 출근 전이라면 현장사무소에 가 이 문제를 정리할 것을 청하고, 나는 그 문제에 대해 감리를 책임지고 있던 이상목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의 문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런 문제를 현장소장이 좀 더 깔끔하게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사실 그동안 공사비와 설계비 및 감리비 등의 지불에 있어 한 번도 약속시한을 어긴 적이 없는 건축주로서는 계약에 들어 있는 다양한 조건들에 대해 질 높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명쾌한 설명 내지는 공감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구석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솔토의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한 건 옳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왜냐면 감리자가 각종 제세공과금을 도급자가 지불하였는가를 따져 물을 것이 아니고, 오히려 건축주와 시공자의 공사도급 계약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에스화이브 김봉섭 사장과 두 명의 건축주가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건 까닭은 현장의 김소장과 직접 말을 나누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는 개인적 판단과 함께 이번에 처음으로 두 채의 주택설계를 감리하게 된 이상목 실장에게 간접적인 경험지식을 얻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건축학과 교수로서 이상목 실장이 큰 건축가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전화를 걸어 온 아내로부터 몇 가지 일에 대해 소상하게 들었다. 하나는 2층 큰 아이 방의 바닥난방 문제가 배관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인데 2층의 두 방으로 나뉘어 들어갈 배관이 모두 작은 아이 방으로 들어가도록 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어서 이를 바로 잡았으며, 보일러 기술자로부터 온도 조절 등을 위한 기계조작 방법을 익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오늘 아침 언급한 상수도 요금과 관련한 문제인데, 우연히 현장소장을 만나 이 문제를 의논하였더니 공사도급 계약서에 명기한 것처럼 이는 자신이 담당할 문제라면서 현장소장이 고지서를 들고 갔으며, 책임지고 문제를 처리할 것이니 염려 놓으라 했다면서 그동안 수도사업소 측과 공사 진행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밀고 당기는 일이 있어 요금을 납부하지 않아 빚어진 일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는데, 아내가 앞으로도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 뒤 특히 남편이 공과금 문제의 체납 등에 무척 예민해 하는 사람이니 원만하게 일처리를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그동안 벽지 등을 임시로 붙여 창을 가렸던 것이 블라인드 설치로 모두 마무리되었으며, 블라인드가 설치되지 않는 곳 일부에 대한 시트지 접착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자 에스화이브의 김 소장이 그 역시 이른 시간에 처리한다고 했으며, 안방 화장실의 일부 보완과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여 다음 주 목요일에 한샘 기술자가 방문하여 화장실내 수납장과 세면기 높이 조정 문제를 해결하도록 약속을 잡았다는 것이었다. 일단 지금까지 불거진 가벼운 문제들에 대해 일괄적인 해결대안이 마련된 셈이다.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울 무렵 조남호 선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에 대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는지, 각종 공과금 고지서 처리에 대한 언급, 향후 대응해야 할 집의 여러 부분에 대한 문제점 해결 방안 등에 대해 가볍게 생각을 나누었고, 오늘 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집을 방문하였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오케이. 건축가를 아버지로 둔 아이들과 그를 남편으로 둔 아내에게 자신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성과물을 보여주는 것은 다른 직업인으로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일이거니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건축가와 시공자 등을 공식적으로 초청하여 소박한 식사를 대접하는 일은 별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방문은 비공식적인 가족나들이 쯤으로 해 서로 저녁식사를 해결한 뒤 밤 9시 경에 산보 삼아 우리집으로 와 차를 한 잔 나누면서 정담을 나눌 것을 제안하였다. 아내의 스케줄도 중요하므로 아내에게 연락을 취해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흔쾌히 좋은 일이라며 동의해 주었고, 조남호 선생에게 문자를 보내 약속 시간에 집으로 올 것을 청하였다.

퇴근을 하며 우편함을 보니 이번에는 전기요금이 청구되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전기요금은 그동안 체납한 것이 없었지만 우리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장소장이 부담해야 하는지 구분하기 모호한 청구내용이었다. 12월 15일부터 1월 7일까지 사용한 전기 비용을 청구한 것인데, 준공 이후라면 우리집에서 7일분을, 나머지는 현장소장이 부담해야 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자신이 이 문제를 알아서 처리할 것이니 청구서를 자신에게 달라 하여 보조주방 어딘가에 두는 모습이었다.

저녁 9시가 조금 지나자 조남호 선생 가족이 도착했다. 이제 막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아들과 5학년이 되는 딸 그리고 아내를 동반한 조남호 선생 가족을 데리고 새로 지은 집의 이곳저곳을 안내했다. 큰아이에게 조근조근 집 설명을 하는 조남호 선생과 그의 아내에게 집 구경을 다 시킨 후 어른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아이들에게는 우리 집 큰 아이가 아이패드를 건네주었다. 정담은 이어졌고, 밤 11시가 되어 P 교수가 도착해 윗집으로 옮겨 다시 집 구경을 하였다.

마침 조남호 선생은 휴대폰에 언젠가 만들어 준다고 약속했던 강아지집 사진을 담아 왔다. 나와 P 교수 그리고 조남호 선생집에서 모두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집을 3개 만들어 서로 나누어 선물로 준다는 것이었고, 내친 김에 다음 주 월요일을 전후해서 조남호 선생이 직접 가지고 오거나 아니면 이상목 실장을 통해 죽전 살구나무집의 모형과 패널도 각각 하나씩 만들어 보내준다고 약속하고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살구나무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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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30 18:13

저녁식사 시간을 기다리며 소설책을 잡고 있을 즈음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현장에 들를 예정이라고 들었던 죽전 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떡집을 운영하는 친구가 오늘 시간이 난다면서 집 구경을 원해 함께 다녀오는 길이라면서 몸이 뿌듯하여 찜질방에 들러 집으로 갈 것이니 그리 알라는 것이었다. 걱정과 궁금증이 더해 현장이 어떤 상태냐고 묻자 저녁나절에 일하는 사람들이 달라붙어 마지막 준공청소를 하는 상황인데 전체적으로 깨끗하더라는 전언이었다.

건축을 전공한 처지라 행여 아내가 불편해 하는 것이라도 생길 것이 염려된 상황에서 특별한 불만족을 표출하지 않으니 내심 고맙기도 하고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동료 교수 연구실에서 차를 나누는 도중에 이번에는 휴대폰 문자가 도착하였다. 내용은 LG전자에서 보내온 것으로 새로 구입하기로 주문한 가전제품을 납품할 예정인데 통화버튼을 누르면 음성 가이드가 나오고 그에 따라 대응해 달라는 것이었다. 통화 버튼을 누르니 내일 오전 배달 설치 예정인데 날짜 변경이 필요하면 그에 따라 패드 숫자를 눌러 배송 일자를 조정하라는 것이었다. 전화기 속의 음성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한 뒤 가전제품 배송 일자를 1월 6일로 조정하고 확인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가전제품의 배송일자 조정을 마쳤다. 아내와 약속하고, P 교수에게 알려드렸던 날짜로 가전제품 납품 일자를 조정한 것이다.

동료 교수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후 학교 연구실에서 책을 보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이번에는 솔토건축사사무소가 발신인으로 된 문자가 도착했다. 내용은 죽전주택의 1차 펀치리스트를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냈으니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는가를 검토해 달라는 것이었다. 지난주부터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이 현장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공사내용을 꼼꼼히 둘러보더니 일부 미비점과 보완사항을 전반적으로 정리한 모양이라고 생각하였다.

보낸 사람 솔토건축 soltos@unitel.co.kr
받는 사람 cspark@uos.ac.kr
받은 날짜 2011년 01월 04일 20시 03분
제 목 [GIGA]죽전주택_펀치리스트

두 분 교수님께.
교수님. 새해, 새 집에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말씀 드렸던 바와 같이 입주 전 공사내용에 대한 수정사항들을 정리한 펀치리스트를 작성하여 보내드립니다. 1차 체크사항이며, 미처 기록 못한 사항들은 공종별 수정작업이 진행되는 중간 미비점들을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금일, 현장에서 감리자와 시공자가 논의한 바를 아래와 같이 요약하여 말씀드립니다.

첫째,
펀치리스트의 내용을 실행함에 있어, 3단계의 공정을 둔다.
1단계: 입주전 (펀치 리스트상의 모든 실내공사 및 일부 실외공사)
2단계: 입주후 1월 말까지 (입주 후 시급한 보수사항 및 건축주 요청사항)
3단계: 4월경 (펀치 리스트상의 일부 실외공사 및 건축주 요청사항)

둘째,
금주 말(1월8일 토요일)에 건축주와 시공자, 감리자가 참석하여 시공자가 작성한 잔여공사의 단계별 실행목록을 논의한다.(시공자가 펀치리스트를 검토하고 예를 들어 NO.28번은 3단계, NO. 15번은 1단계 등으로 구분하여 작성)

셋째,
사용승인 후 공사사항(화강석 평석 깔기, 주차장 지붕설치, 7번지 서재 앞 목재계단 설치, 1번지와 7번지 사이의 담장 설치) 등 미비 공정은 금주 내 마무리 한다.
이상입니다. 계속되는 영하의 기온으로 인하여 일부 외부공사를 4월경으로 미루고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날씨가 이유가 되지만, 봄이 되면 겨울 내 생겨난 건물 외부의 문제들이 드러나게 되어 함께 보수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듯하여 가족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주로 외부 콘크리트 면에 대한 하드너 작업, 발수제 도포, 우수처리 문제, 콘크리트 보수 문제 등이며, 정확한 구분은 토요일 회의에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내드리는 펀치리스트를 검토해 보시고,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메일로 보내온 내용과 달리 첨부된 압축파일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애써 열려고 컴퓨터의 다른 프로그램을 작동시키자 경고문과 함께 지원하지 않는 파일이라는 경고문만 뜨는 상태여서 할 수 없이 다시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 해결을 요청하였고, 솔토건축이 운영하는 웹하드를 통해 펀치리스트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문건은 모두 54가지에 해당하는 미비점과 추가 보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고, 건축주가 알기 쉽도록 사진도 첨부되어 있었는데 그동안 나와 아내가 보았던 것들에 비해 상당히 많은 지적사항들이 명기되어 있었다. 윗집 박인서 교수의 집은 숫자상으로는 우리집에 비해 10가지가 적은 44개 정도의 미비점과 보완사항이 언급되어 있었다. 새집으로 들어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사하기 전까지 모든 내용을 다 정리해 달라 억지를 부릴 수도 있겠지만 이상목 실장이 이미 메일을 통해 언급한 것처럼 각각의 문제 부위에 대해서는 이사하기 전 마지막 며칠 동안에 처리할 일과 입주 후 1월 말까지 조금의 시간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일, 그리고 해동기를 지난 뒤 다가올 봄철에 각각 보완해야 할 사항들로 나누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정리는 솔토건축의 제안대로 토요일 미팅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일로 남겨두었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정리된 문건이었다.

아무튼 건축주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이 많지만 실제 건축설계를 담담하고 설계 감리를 하는 조남호 선생이나 이상목 실장뿐만 아니라 현장소장과 각 파트의 시공책임자와 담당자들, 작업에 동원된 기술자들 모든 분들의 여러 가지 노력이 적지 않게 소용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집을 짓는다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까닭에 많은 분들이 입으로는 단독주택 짓기를 희망하면서도 선뜻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런 일로 어제 가볍게 생각했던 명판 작업에 대해 좀 더 분명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솔토건축에서 보내온 펀치리스트의 제목이 ‘1차’인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2차 혹은 3차 등의 제목을 단 펀치리스트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고, 먼저 집을 지은 경험을 가진 주변의 많은 분들이 조언한 것처럼 적어도 1년은 살아봐야 그 사이에 문제들이 드러나고 손을 보아가면서 비로소 집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서둘러 눈에 보이는 문제를 화장술로 덮어두는 우를 범하는 것 보다는 살아가면서 차분하게 집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라고 서둘러 생각을 정리하였다.

찜질방에 들러 자정 무렵에 귀가하겠다는 아내와 밤샘 의논을 하고 꿈을 카워야 할 일이 남았다는 생각에서 집에 가져갈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솔토건축에서 보내온 펀치리스트 파일을 저장하였다.

늦은 밤 귀가하고 보니 등기우편물이 배달되었으나 집에 사람이 없어 보안관리실에 맡겨두었다는 스티커가 현관에 붙어 있었다. 내게 배달된 등기를 보니 용인시 수지구에서 보내온 것으로 ‘건축물 사용승인’과 더불어 ‘개발행위 준공’도 의제처리 되었다는 통지문이었다.

즉, 건축주가 신청한 건축물 사용승인 신청은 건축법 제22조 제2항 규정에 따라 2010년 12월 30일자로 승인되었으므로 사용승인서를 수령하라는 것과, 건축물 사용승인일과 실제 사용일 가운데 빠른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취득세를 자진납부 하고, 개발행위 준공검사 역시 건축물 사용승인에 따라 준공된 것으로 처리되었다는 것이다. 소위 법이 정한 건축행위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었고, 이제는 그에 따른 세금 등을 내라는 것과 다름 아니었다. 이와 더불어 면적이 300평(990㎡) 이상일 경우는 개발부담금 부과대상이므로 이에 해당할 경우에는 개발비용 산출 내역서를 작성,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마지막 내용은 우리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시해도 좋을 일이고, 이제는 취득세 신고절차가 남은 셈이다. 건축물 사용승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용승인 내용 [2010-도시건축과-신축허가-24호]
가.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1393-7번지
나. 사용승인 건축물 현황
1) 종 별 : 신축
2) 대지면적 : 337.50㎡
3) 건축면적/연면적 : 134.26㎡ / 263.29㎡
4) 건폐율/용적률 : 39.78% / 59.11%
5) 용 도 : 단독주택
6)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7) 층수/동수 : 지하 1층, 지상 2층 / 1동
8) 허가일자/착공일자 : 2010.03.03 / 2010.05.04
다. 의제처리사항 : 개발행위준공검사[면적 337.50㎡(대), 목적 : 단독주택 부지조성]

수지구청에서 보내온 내용을 아내에게 설명한 뒤 학교에서 담아 온 펀치리스트를 노트북에 올려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큰아이와 작은 아이도 사뭇 관심을 가지는 태도였고, 그동안 현장을 자주 방문하지 않았던 작은 아이는 부위별로 촬영된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어느 곳을 설명하는지를 잘 모르는 상황이어서 자세하게 설명하자 귀찮은 듯 건성으로 내 얘기를 듣는 모습이었다. 솔토건축에서 보낸 메일의 첨부 파일과 그동안 나와 아내가 함께 걱정한 내용을 비교하자 두 가지 정도만이 언급되지 않았는데 하나는 주소지 판넬 부착위치와 세콤 표시판 부착위치에 대한 조언이므로 굳이 문제라 할 수 없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충망 설치라 할 수 있다. 방충망 설치 문제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이상목 실장에게 간단하게 문자를 넣어 알려주었더니 그렇지 않아도 내일 중에 방충망 설치작업과 필로브 창호 마감 수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답이 도착하였다. 나머지 구체적인 의논은 토요일 현장에서 모두 모여 의논하는 것으로 아내와 의견교환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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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5.26 12:11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후 P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현장 요청에 따라 죽전에 다녀온 길이라면서 현장이 난리가 났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왜냐고 물으니 윗집의 경우는 페인트칠과 도배가 모두 끝나고 실내 바닥공정이 진행 중이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작업인력이 우리집으로 내려가 철제 계단참에 자작나무 합판을 붙이고, 일부 싱크작업이 진행 중이며, 페인트 마감과 도배 등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번 주말이면 대체적인 윤곽은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용인지역 건축사에 의한 특별검사업무도 마무리되어 내일이면 건축물 사용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듣고 오는 길이라고 해서 어제 구입 여부를 의논한 가전제품 추가내용이 있는가를 물으니 지난 번 정한 그대로 하겠다는 대답이어서 윗집의 가전제품 구매 내용은 확정된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진전되므로 가전제품 설치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쯤 가전제품이 들어가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준공청소가 끝나면 될 것이고, 준공청소 일정은 이번 주말에 만나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기로 하였다. 이어서 세콤 등 보안설비도 준공청소 전후에 마무리를 짓자고 해 보안설비는 P 교수가, 나는 가전제품 공동구매를 전적으로 책임지기로 약속하였다.

마침 아내가 솔토건축으로 보내주겠다는 떡이 도착했는지 솔토건축으로부터 ‘보내주신 떡을 잘 먹겠다’는 인사 문자가 와 아내에게 그 일을 알려주려 통화를 했더니 이미 이상목 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12월 31일 정도에 준공청소를 마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1월 12일 이사를 위해 계약금을 주었던 업체가 당일에는 차량을 확보할 수 없다고 해 계약금을 돌려받았다면서 자신이 잘 알아서 이사계획을 짤 것이라는 얘기에 조금 비싸더라도 새 집으로의 이사인 만큼 안전하고 마음 상하지 않게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친절하게 잘 하는 업체로 계약을 하자고 말을 건네면서 P 교수에게는 이사 업체를 선정하였는지, 선정하였다면 얼마에 계약을 했는지 등을 물어보겠노라 하고는 전화를 마쳤다.

이와 더불어 우리집의 경우는 싱크대는 바닥에 이미 타일이 깔려 무리없이 설치되지만 아일랜드형 보조식탁의 경우는 한 쪽은 타일 위에 다른 한 쪽은 온돌합판에 걸치는 것이어서 바닥재가 완전히 설치된 다음 놓이게 될 것이어서 두 번의 작업이 며칠의 틈을 두고 진행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주었다.

P 교수와의 통화를 통해 전자제품 구매에 대한 윗집의 의견은 지난 번 정한 그대로 최종 결정되었는데, 아직 우리집의 경우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번 구입을 의논한 곳으로부터 받은 문건을 다시 꺼내 아내가 원하는 추가 구입제품까지 포함해 우리가 부담해야 할 내용의 가격을 모두 계산해보니 아랫집은 725만 원, 윗집은 그대로 315만 원으로 정리되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현장의 김봉섭 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름 아니라 준공청소와 관련해서 P 교수집은 1월 3~4일에 준공청소를 할 예정으로 약속을 했는데 우리집의 경우는 어느 날을 잡아야 좋겠느냐면서 12월 30~31일도 좋고, 박인석 교수와 같이 1월 3~4일도 좋다는 것이었다. 준공청소라는 것이 자잘한 마무리 공사가 다 된 연후에 하는 것이 좋다는 점에서 아내와 의논하지 않은 채 우리집도 1월 3~4일에 하자고 약속하였다.

8시가 다 돼서 다시 P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조금 전에 서로 할 일을 나누어 하기로 한 뒤 바로 보안업체 등과 연락을 취했다면서 의논내용을 협의하자는 것이었다. 먼저 KT Telecop의 경우는 무선으로 실내외 보안을 감지하는 시스템이 없으므로 신축주택의 경우는 전기배선 공사를 할 때 보안업체의 전선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전기공사가 다 끝난 경우에는 전선이 벽면에 노출된다는 것이어서 알겠다고 한 뒤 다시 SECOM에 확인을 하니 그곳에서는 무선감지시스템을 독립적으로 갖추고 운영하는데, 문제는 창문의 경우 보안시스템을 작동시킨 뒤에는 10cm 이상을 열면 감지장치가 작동하므로 여름철에는 아예 보안시스템을 끄고 문을 열고 자거나 아니면 보안시스템을 작동시키면 반드시 창문은 10cm 이내에서만 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전기배선 공사는 마무리 상태라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내일 바로 SECOM과 계약을 할 것이라면서 비용은 공사비 40만 원+기계장치 보증금 9만 원에 매월 9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다른 대안을 강구할 입장이 아니어서 계약을 하는 김에 두 집 모두 계약을 하라고 했더니 나중에 보상 문제가 불거질 경우 계약자에게 배상을 하기 때문에 실명이어야 한다면서 그렇다면 주민등록번호가 명기되어야 한다고 해서 전화상으로 내 주민등록번호를 일러주고 대리 계약을 하도록 부탁하였다.

이어서 이삿짐센터와의 계약여부를 물으니 아직 계약을 안 했고 견적만 받은 상태라면서 ‘통인’의 경우는 190만 원의 기본요금에 단독주택이므로 모든 것을 인력으로 한다는 점이 장애요인이 돼서 여기에 추가금액이 적용되어 250만 원이 견적되었고, ‘국민트랜스’의 경우는 195만 원으로 견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통인의 경우, 생각보다 너무 비싸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국민트랜스와 계약을 할 예정이라고 해서 1월 12일이 흔히 얘기하는 '손 없는 날‘이어서 빨리 계약하는 편이 좋겠다는 정도에서 조언을 하고는 나도 서둘러 계약을 해야겠노라 전해주었다.

기왕 전화를 하는 김에 전자제품의 설치 일자도 의논하였다. 중요한 것은 준공청소를 마친 후 이사하기 바로 전이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점에 의견이 일치하였고, 그렇다면 1월 6일에서 7일 사이에 두 집의 전자제품 설치도 마무리하도록 조치하기로 잠정 약속하였고, 이 문제는 내가 직접 맡아 처리하기로 합의하였다. P 교수의 경우는 이미 전자제품 구입 내역을 확인하였으므로 내 경우만 남은 셈이다. 오늘 밤 귀가 후 아내, 아이들과 더불어 추가 구입 희망 가전제품에 대한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여 전자제품 구입내역을 확정하고, 토요일 현장 사정을 확실하게 파악한 후 물건 설치 희망일시와 대금지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현장에 물건이 반입된다 하더라도 로봇청소기의 경우는 가볍고 작은 제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 곳에 치워두거나 아니면 이사하는 날까지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사용한 후 이삿짐과 동시에 다시 가져오는 방법을 택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P
교수는 음식물 쓰레기통 등도 사전에 구입해야 이사하는 날 주변을 쉽게 정돈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구해서 그 문제는 용인시가 경우에 따라서는 단독주택 등에 용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조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과 아직 현장이 깔끔하게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하는 분들에게 거추장스럽게 될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그 문제는 이사 후 별도로 공동구매 등을 할 것을 제안하여 동의를 얻었다. 나는 언젠가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는 Rubber Maid 제품이 보기에 좋더라는 의견을 주면서 바퀴가 달린 용기를 아마도 음식물 쓰레기용, 재활용품용, 일반쓰레기용으로 구분해서 구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주기도 하였다.

점심시간 후에 나눈 통화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사항 몇 가지를 P 교수에게 물었다. 가장 중요한 물음은 역시 보일러실 배기구 문제였는데 오늘 급한 마음에 현장에 들러 거기까지는 아직 확인을 못했다는 대답이었고, 조명기구는 다 설치되었느냐고 하자 일부는 설치되었고 나머지도 설치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였다고 알려주었다. 자기집의 경우도 빠른 걸음으로 보고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확인한 것은 없지만 주방의 싱크대는 설치되었고, 아직 실내 바닥마감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일랜드 보조식탁은 나중에 추가로 설치한다는 말을 소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얘기도 더불어 전해주었다. 당연히 마당의 마사토 덮기 공정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무튼 토요일 현장에서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해야 하겠다면서도 성탄절이 토요일인데 현장에서 작업이 이뤄질까를 염려하며 내게 물었는데, 나 역시 답할 입장이 아니어서 현장이 바쁜데 어른들에게 성탄절이 그리 대단하겠느냐면서 아마도 일을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뒤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정도에 현장에서 만나기로 약조하였다. 별안간 맹추위가 온다니 지난 주 현장에서 만난 조경업체 직원의 말대로 마당에 심어둔 배롱나무가 이 강추위를 견딜까 걱정되기도 한다. 짚이라도 더 준비해서 주말에 줄기를 더 감싸야 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늦은 귀가 후 찜질방에 다녀온다는 아내도 기다릴 겸해서 아이들에게 가전제품 추가구입에 대한 의견을 들었더니 두 아이 모두 추가구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는 생각이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답을 듣고 보니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밤 늦은 시간에 귀가한 아내더라 오늘 있었던 여러 가지 얘기를 전해 동의를 얻은 뒤 역시 같은 내용을 물었다. 아내의 대답은 조금 다른 것인데, 우선 추가적으로 소요될 비용 가운데 작은 아이 침대가 있고, 현재 아파트에 설치된 수납장을 떼어 다시 옮기는 비용도 생각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돈 들어갈 곳이 많아 걱정이라면서 광파오븐 레인지는 혹시라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안의 어른들이나 손님이 오실 경우를 대비해서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로봇 청소기의 경우는 1층 거실이나 안방에 놓고 사용할 것이 아니라 2층의 아이들 방을 스스로 치우도록 하지만 여전히 먼지 등이 쌓일 것이 우려되어서 2층에 올려두고 아이들에게 사용토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지만 동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아내는 집에 두고 있는 팸플릿을 꺼내 P 교수집에서 구입하기로 한 광파 오븐레인지와 로봇청소기를 살피더니 광파 오븐레인지는 P 교수 집과 같은 것으로 하고, 로봇청소기는 P 교수가 선택한 것의 색이 검정인데 자신은 빨간색으로 구입했으면 한다며 모델번호를 일러주었다. 즉, P 교수집은 로봇청소기의 모델번호가
VR5901KL인데 붉은 색으로 된 것은 VR5902KL라면서 이렇게 바꿔 최종적으로 연락을 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잠정 확정했던 가전제품 추가구입 내용과 비용이 각각 늘어 6종이 되었고, 비용도 90만 원이 추가되어 모두 725만 원이 새로이 가전제품 구입비로 추가 지출되어야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사 일자와 이사 대행업체와의 이삿짐 운반계약은 일단 토요일 현장 여건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아내가 알아서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을 나누었고, P 교수와 내가 각각 보안설비 업체 계약과 가전제품 구입 문제를 나누어 관장하기로 한 만큼 새로이 구입하는 가전제품이 새 집으로 들어오는 날짜 역시 주말 현장에서 P 교수와 만나 최종 결정한 후 다음 주 초에 가전제품 업체에 알려주는 것으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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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25 15:51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출근하라고 아내의 채근이 이어진다. 공사비가 풍족하지 않아 중계동 대림아파트 시절에 설치한 안방의 수납장이 현재 임시로 살고 있는 잠실의 아파트로 옮겨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다시 죽전주택의 큰아이 방에 가급적이면 싼 비용으로 설치하기 위해 방문하는 한샘 기술자를 맞으려 한다는 것이다. 죽전에 새로 짓는 주택에도 부엌가구를 포함해 일부 건가구를 한샘에서 시공할 예정인 바, 지난 주 토요일 현장에서 이상목 실장과 무언가 꿍꿍이를 꾸미더니 그 일을 빌미로 경제적인 절약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는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강아지 ‘마루’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로 출근했다.

아내는 오늘 한샘의 기술자가 다녀간 뒤 외출하여 지난 주 지불키로 약속한 건축공사비 일부를 지불한다 했으며, 아침 식사시간에는 두 가지 정도의 제안을 하기도 하였다. 하나는 신문에 끼워 들어오는 광고전단지 가운데 하나를 식탁 위에 올리면서 이 소파 예쁘지 않느냐고 물으며 은근히 소파 구입에 대해 욕심을 드러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왕에 1월에 이사를 할 생각으로 마음을 정했으니 P 교수가 이사하는 날이 손 없는 날이기도 하니 함께 이사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노라는 것이다. 나도 두 번째 제안에는 동의를 표했다. 썰렁하게 먼저 이사를 한 뒤 비어 있는 윗집을 쳐다보는 것 보다는 같은 날 이사를 해서 서로 마음으로 의지하는 편이 아내에게나 아이들에게나 모두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못 되어 알토조명의 임원 한 분이 전화를 주셨다. 내용은 오늘 비로소 죽전주택의 조명기기 납품과 관련한 안건을 결재하고 있는데 두 집의 조명기기 비용에서 각각 100만 원 정도를 낮춰서 납품비용을 받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번 배롱나무와 공작단풍에 이어 다시 한 번 지인의 도움을 받게 된 셈이다. 거푸 고마운 일이 받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집이 잘 지어지면 모셔서 즐거운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전화를 마치고 P 교수와 이상목 실장에게도 같은 내용을 알려주고 조명기구에서 각각 절약되는 100만 원의 비용을 디지털 도어록 설치비용(예상비용 174만 원 추가)에 이전하여 계산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디지털 시큐리티와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이 70만 원 내외가 될 것이니 그리 할 것을 말해 두 사람 모두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이상목 실장은 마침 조남호 소장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있다면서 전화를 하시면 좋겠다고 해 대청초등학교 후문에 면하는 개방된 옹벽 부분의 처리에 대해 묻자, 김봉섭 소장이 계속 현장에서의 비용 상승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형편이어서 철제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조금은 어려워 보이지만 옹벽이 뚫린 부분에서 30cm 정도 높이를 띄워서 철제 봉을 하나 보내는 정도로 하고 조경계획에 반영되어 있는 서측 외부마당의 단풍나무가 식재된다면 심리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일러주었다. 나는 그렇게라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 적은 비용으로 건축가에게 집짓기를 맡긴 것이 미안하다 했더니 허허 웃으며 개의치 말라는 대답을 해 주었다.

점심시간이 지나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난 토요일 현장회의에서 서로 합의한 바 있는 잔여공사비의 50%에 해당하는 건축공사비(총 건축공사비의 5%)의 입금이 하루 지연되는 바람에 오늘 비로소 그에 해당하는 42,900,000원을 김봉섭 소장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하였다는 것이다. 조남호 소장의 말대로 현장에서 비용으로 압박을 받는다는 말이 떠올라 서둘러 김봉섭 소장에게 전화를 넣어 잔여공사비의 50%를 입금하였노라 말해 주었다. 이와 더불어 이상목 실장에게도 김봉섭 소장에게 공사비 잔액의 50%를 입금하였음을 휴대폰 문자메일로 알려주었다.

오늘 오전에 다녀간 한샘가구 기술자의 말에 의하면 죽전주택의 큰아이 방 크기에 맞춰 지금 사용하고 있는 수납장의 일부를 자르고 맞춰 제 위치에 옮기는 비용이 35만 원 정도가 든다는 것이었고, 다른 대안이 없어 그리 하도록 한샘의 기술자와 구두로 약정을 한 뒤 우리집의 이사 일정과는 상관없이 건축물이 모양을 완전하게 갖추는 1월 초에 수납장 이전 설치가 되도록 약조하였다는 아내의 전언이었다. 수고했다는 말로 아내에게 위로를 보내고, 나도 서둘러 교수식당으로 향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두 집 공사비를 모두 합한 지불 잔액은 전체 공사비의 5%인 42,900,000원 만이 남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비용도 우리집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고, 아내의 표현으로는 마이너스 통장을 이미 개설해 놓았으니 준비가 되기는 된 상태라는 것이다.

퇴근 후 늦은 저녁 아내에게 낮에 있었던 알토조명의 배려에 대해 알려주자, 계속 그렇게 도움을 받아서 어떡하느냐면서도 오늘 지불한 공사비까지를 포함해서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그 많은 돈을 준비해 지불했는지가 믿기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열심히 한푼 두 푼 모은 것이 서로에게 대견한 일이 아니냐면서 약간은 흥분한 상태였고,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덕분이라며, 나중의 일이 걱정이라면서 나를 위로 하였다. 나 역시 그동안 어떻게 공사비를 마련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올해 초의 걱정이 시간을 지나며 하나씩 해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고, 앞으로도 추가적 비용이 발생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도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아내에게 얘기했다.

아무튼 이제 준공검사 후 입주시에 나머지 공사비 잔액과 혹시 생길 지도 모를 소소한 비용 증가분, 감리를 위해 애쓴 솔토건축에게 아직 지불하지 않은 감리비용 1,000만 원을 지불하면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물론 주택신축으로 인한 다양한 종류의 공과잡비와 취득세, 등록세, 등기세 등 제세공과금이 추가적으로 내게 부과될 것이기는 하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2009/06/29 토지분양 신청금=10,000,000원
2009/06/30 토지분양 계약금=38,803,000원
2009/06/30 1차 토지분양계약금에 대한 취득세 976,060원+농특세=1,073,660원
2009/12/14 설계계약금(총 설계비의 30%)=15,000,000원
2009/12/28 토지분양 잔금 전액(7% 선납할인율 적용)=369,979,300원
2009/12/28 근저당권 설정비용=951,600원
2009/12/28 지상권 설정비용=1,191,000원
2009/12/28 소유권 이전비용=12,790,912원
2010/01/27 토지대금 완납에 따른 취득세 8,375,640원+농특세 837,560원=9,213,200원
2010/03/09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27,000원)+채권매입비(2,360,000원→할인 235,816원)=262,816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대한 면허세(18,000원)+지역개발기금 공채매입(1,012,500원→할인 134,478원)=152,478원
2010/03/09 개발행위에 따른 이행보증금(3,003,840원→보험처리 15,000원)=15,000원
2010/04/21 총 설계비에 대한 50% 추가 지불(설계비의 80%인 4,000만 원 지불 완료)=25,000,000원
2010/04/30 건축도급공사비의 1차 약정금액 지불=46,800,000원
2010/08/30 건축도급공사비의 4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171,600,000원
2010/09/30 건축도급공사비의 5차 약정금액 지불(2차, 3차는 P 교수가 6.30/7.30에 지불)=85,800,000원
2010/11/19 건축도급공사비 증액분 12,700,000원+제세공과금 5,000,000=17,700,000원
2010/12/14 건축도급공사비의 6차 약정금액의 50%지불(공사비 잔액 10%의 1/2을 지불)=42,900,000원
계 849,232,966원

2009/12/14 공무원연금관리공단 퇴직금 담보대출=33,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전문가 대출=110,000,000원
2009/12/28/ 우리은행 계약서 담보대출(근저당권+지상권)=160,000,000원
계 303,0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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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5.24 20:52

오후 졸음이 몰려올 즈음 아내로부터 약간은 다급해 보이는 동시에 불만이 그득한 투로 전화가 걸려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마 내가 출근한 이후 이삿짐 센터에서 죽전 살구나무집으로의 이사를 위한 견적 작업이 이루어진 모양이었다. 견적을 하는 이삿짐센터 직원에게 아내는 가급적이면 12월 15일(현장소장과 설계사무소에 이사를 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통고한 날짜)에서 18일(평일에 이사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아 주말을 이용해 이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날짜) 사이에 이사를 할 것이라 알려주었던 모양인데 그 쪽 직원이 그 기간은 흔히 말하는 손 없는 날이어서 이미 예약이 꽉 차서 이삿짐을 나를 차나 인력 모두가 없다고 한 모양이었다. 알았다고 한 뒤 서둘러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에게 전화를 넣어 12월 15일에서 18일 사이에 분명히 이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이상목 실장은 이사 할 수 있다고 답을 준 모양인데 아내는 내심 불안한 모양이었고, 게다가 이삿짐 센터는 예약이 꽉 찼다고 하니 은근 불만이 증폭된 모양이었다.

여러 가지가 마음이 분주하고 불안하던 차인데 이사 날짜를 아직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저 믿을 곳이라고 여기던 남편에게 투정을 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나 역시 아내와 같은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죽전 현장의 상황이나 건축 공정이 만족스러운 진도를 보이지 않아 불안하던 참이어서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던 모양이다. 몇 마디 건네던 아내가 별안간 ‘알았어. 끊어.’ 하면서 전화를 끊었는데 무슨 이유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 불편한 기분이었다.

해서 다시 전화를 넣어 그렇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으면 어떡하느냐고 다소 목소리를 높이자 아내는 집 얘기만 나오면 자신이 화가 난다는 것이었다. 특히 나를 지칭하면서 당신은 이사를 하면서 소용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을 직접 챙기지 않아서 모를 것이지만 자신은 마음이 심란하고 불안할 뿐더러 분주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라도 빨리 결정하고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며, 그런 이유에서 이미 오후에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과 전화를 해서 12월 15일 이후에는 언제라도 이사가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좀 더 차분히 여러 가지 정황에 대해 설명을 하였고, 아내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새로 지을 집에 당신만큼이나 빨리 이사하기를 희망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심정인데 현장의 사정과 건축물 준공(가사용 승인, 준공) 등의 여러 가지 번거로운 행정절차를 거쳐야 본격적인 이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의 형편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면서 죽전 현장의 김봉섭 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가 가능한 날짜에 대해 확답을 얻은 뒤 다시 연락을 주겠노라면서 전화를 마쳤다. 아내 말로는 당신은 집 얘기만 나오면 가사용승인이 어떻고 준공검사가 어떻고 하는 바람에 더욱 화가 난다는 말을 하며 전화를 마쳤다.

현장에 전화를 하자 김봉섭 소장은 그렇지 않아도 조금 전 솔토건축의 이상목 실장과 통화를 했다고 하였다. 현장소장과의 통화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게 내 의지를 전하는 것이었고, 김소장 역시 자신의 입장을 가감 없이 말해 주었다. 우선 김소장의 의견은 ‘현장소장으로서 건축주에게 좀 더 질 높은 주택을 지어드리고자 노력하는 중이며, 현재 오수관 매립 문제를 제외하고는 마당 등 외부공간의 공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내부공사가 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유는 물론 여러 가지가 될 것이지만 현재 내벽 페인트 마감이 필요한 시기인데 조명기구가 확정되지 않아 전선 정리가 덜 된 상황이어서 전기공사를 맡는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 대화의 핵심적 사항이었다.

나는 그 문제는 내가 야기한 것이 아니라 설계사무소에서 비용과 디자인을 견주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오수관 문제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되물었다. 오수관 문제는 이번 주 안에 현대산업개발 작업 인력이 현장에 와서 도로굴착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는 현장소장의 대답이었다. 전체적인 뉘앙스로 판단하건대 설계사무소에서는 좋은 집을 지으려는 욕심 때문에 현장 공정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결정을 미루고 있고, 또 현장에서 소장의 판단으로 이루어진 공정에 대해서는 설계사무소가 지속적으로 확인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대로 작업을 진행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비용 문제가 그 상황의 핵심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장소장의 의견은 일정 부분 수긍이 되는 언급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건축가를 비난할 것은 아니어서 아무튼 현장이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말로 위로를 겸해 전화 내용을 재확인하는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본격적인 질문을 했다. 오늘 오후 아내와의 통화내용을 예로 들면서, 다음 달에 이사를 하려면 지금 이삿짐 센터와 계약을 해야 하고, 따라서 정확한 입주 가능 일자를 확정해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현장소장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는 것이 내 질문의 골자였다. 김봉섭 소장은 무슨 뜻인지 잘 알겠다고 답하면서도 지금 현재 정확한 일자를 말씀드리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대답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현장의 마무리는 손이 많이 가고, 일을 쉬지 않고 해도 언제나 할 일이 쌓이는 것이 현장의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는 지내봐야 좀 더 분명한 일자를 말씀드릴 수 있겠다는 것이다. 내가 답답하고 조급한 만큼 현장소장 역시 비슷한 심정이라는 것이었다. 아무튼 알겠다는 말로 전화를 마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다시 이사 날짜가 연장되는 듯한 내용으로 통화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현장소장과의 통화를 마치고 다시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대강의 내용을 설명하였다. 아내는 조금 전에 비해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알았다.’고 짧게 대답하고는 ‘이삿짐센터와 계약은 하지 않겠다.’는 다소 퉁명스러운 말을 건넸다.

아내의 심정을 다는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은 헤아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분주한 마음에 심경은 복잡한데 이사 날짜는 확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크고 작은 집안 일의 결정은 도맡아서 했던 일들이 별안간 서운한 마음으로 증폭되었거나 자신의 조급함과는 달리 남편은 태평하게 일을 관조하고 있다는 불만이 분출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건축을 전공으로 하는 내 입장에서는 현장의 여러 가지 문제와 상황에 대해 스스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다른 건축주들처럼 현장소장과 건축가를 몰아세울 수는 없는 것이 또 다른 입장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는 건축가와 현장소장 모두에게 신뢰를 보내면서 더불어 건축을 잘 해보자는 것이 내 생각의 원칙이고 지금껏 그래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내로서는 다소 서운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찌해서 건축가의 입장과 현장의 입장만을 두둔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이 아내의 생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의 선후를 잘 살펴보면 보다 질적으로 괜찮은 집, 입주 후에 가족 모두에게 만족감을 조금이라도 더 줄 수 있는 집, 입주 뒤에 생각하던 것보다도 짧은 시간 안에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집을 원하기 때문이며, 설령 이사를 했다손 치더라도 진짜 이사를 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공사가 계속 중인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난장(亂場)에 가족 모두를 집어넣으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집이 완공되어 충분히 들어가 살 정도가 되었다 하더라도 베이크 아웃을 일주일 정도는 해야 할 것이고, 대문으로부터 2층의 지붕 꼭대기에 이르기까지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 현장의 작업인원들이 완전히 철수하기 전까지 건축주로서 투정과 부탁을 번갈아 해 가며 마무리를 깔끔하게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좀 더 확실한 날짜를 새로 잡아야 하겠거니 생각한 것이 오늘 아내와 전화를 목소리를 높인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에는 굳이 12월이 아니더라도 1월 중에 이사를 할 수도 있겠거니 내심 생각하였고 12월 이사를 상정한 아내에게 이를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없어서 그동안 미적거린 것이 오늘 전화기를 두고 아내와 이견을 벌인 사건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퇴근 후 집으로 가 아내에게 여러 가지 정황을 차분하게 설명하겠다고 생각하고 책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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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집_일기2011.05.17 15:51

다시 토요일이어서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그리 상쾌한 기분이 아니었다. 다름 아니라 우수관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하자 조남호 소장과 김봉섭 소장 그리고 이상목 실장 등 현장 관계자 모두가 현장에 이미 도착해 있었으며,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는 중이었다.

우선 현장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마당에 한식담장이 설치되었고, 대지 서측의 옹벽 거푸집이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거푸집 제거가 끝난 모습은 비교적 공간을 분명하게 구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으며, 마당의 한식담장은 약간 높은 느낌이었다. 마당의 한식담장을 본 아내는 길이도 조금 긴 것으로 보이고, 높이는 특히 더 낮추어야 할 것이라면서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보던 조남호 소장 역시 아내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현재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부분을 두 장 정도 내려야 하고, 길이도 70cm 정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현장에 지시하였으며, 김봉섭 소장 역시 이를 수긍하였지만 우리 내외를 향해서는 그렇게 된다면 마무리 선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키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자 이상목 실장이 다시 나서서 직접 줄자를 재면서 위로는 두 칸을 줄이고, 길이는 70에서 1m 내외 정도를 더 줄여야 할 것이라고 정리하는 바람에 우리 내외는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장의 전반적인 모습은 본격적인 내장공사가 계속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우선 윗집의 지하공간이 거의 목공소를 방불하게 하는 모습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아랫집 1층에도 페인트와 석고보드 등이 쌓여 있어 누가보아도 본격적인 내장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밖의 현장 풍경은 지난 주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어서 내친 김에 수목식재와 관련한 두 가지 사항에 대해 현장소장과 건축가에게 질문하였다. 하나는 서측 외부공간에 왕벚나무를 심었으면 하는데 아직 잔토정리와 구배마감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식재가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이었고, 이에 대해 건축가와 현장소장 모두 그렇다는 대답이어서 대안을 모색하자고 하자 마당의 남동측 모서리에 왕벚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내침 김에 왕벚나무를 배송하는 업체에 전화를 넣으니 그들이 받은 부탁은 안성에 있는 왕벚나무를 차에 실어 현장에 가져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주어졌을 뿐 차에서 나무를 내려 식재를 하는 것은 건축주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내가 수목 기증자로부터 들었던 것과 달라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겠노라 한 뒤 통화를 마쳤다. 이 일은 수요일에 다른 일로 만나기로 한 분과 다시 만나 의논하는 것으로 문제를 정리하였다.

또 한가지는 한식담장의 동측 끝선에 맞춰서 배롱나무를 심는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건축가와 현장소장 모두가 흔쾌히 자리를 잘 잡아 한식담장의 동측 끝선에서 남쪽으로 1m 이상을 이격한 곳에 나무를 식재하기로 하고, 그 일정이 정해지면 당일 일을 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요청해서 왕벚나무를 배롱나무와 같이 식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어서 그리 하기로 잠정 결정하였다.

마침 P 교수가 현장에 도착하여 사무실에서 본격적인 문제점 논의에 들어갔다. 현장소장의 설명으로 시작된 논의는 결국 윗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1393-7번지 아랫집에만 국한된 것인데, 우수관과 오수관 처리가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그 가운데 우수관 배관이 1393-7번지의 대지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일로 이번 주에 전문업체가 와서 내시경으로 현장을 살폈는데 대청초등학교 쪽 도로 하부에 오수관이 지나가고 있어 1393-4번지부터 내시경으로 지하를 확인한 결과 우수관이 대지 남측에 만들어져 있는 것은 확인되었다면서 촬영화면을 공개하였다. 동영상을 본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일정 지점에서 줄기가 만들어진 것은 확인하였다. 하지만 그 줄기가 1393-7번지 지하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 현장소장의 설명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그동안 마당 전후면의 빗물처리가 잘 안 된 것으로 판단되었고, 현장소장 혼자 속으로 이 문제를 끙끙대면서 앓다가 이제야 공개를 한 것이라 판단되었다. 건축가는 이런 문제를 왜 지금에 와서 말하느냐면서 현장시공업체를 나무랐고, 나 역시 오래 전부터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였다.


오수관 역시 약간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오수관에 대한 동영상을 보니 우리집으로 분기되는 지점에 오수관이 설치되어 있는데 화면상으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온갖 건축자재가 분기줄기를 막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문제는 사전에 용인시에 민원을 넣어 문제해결을 위해 공무원이 현장을 조사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문제 역시 말끔하게 처리해 줄 것을 현장에 강력하게 요청하였다.

이어서 우수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었는데 결국 현장소장의 설명과 대안대로 일을 처리하기도 합의하였다. 크게 3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인 바, 첫째는 도시가스관 인입선을 찾는다는 이유를 들어 대지 남측의 도로를 일부 굴착해서 줄기를 찾고 이 방법이 효과를 보면 그곳에 우수관을 이어 설치하면 문제는 해소되는 것이므로 모두들 이 대안이 효과를 볼 것을 기대하였다. 이 방법은 당장 내일부터 시작할 것을 현장소장이 약속하였으며, 내일 오후에 업체가 와서 도로 일부를 굴착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둘째는 용인시청에서 우수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왔을 때 오수관 문제를 제기하여 용인시 책임 하에 오수관 문제도 일괄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안은 1안이 잘 되지 않았을 경우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마지막 대안은 결국 외부 전문업체에게 용역을 맡겨 제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서 비용은 견적을 받아본 결과 대략 650만 원 내외가 소요될 것이고, 일정을 도로굴착 허가 등의 행정처리 기한을 감안할 때 보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물론 이 대안은 그 이전에 시도하기로 한 두 가지 문제 해결 방안으로 불가능할 때 상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비용이 분담 부분은 서로가 껄끄러운 까닭인지 아무도 언급하는 사람이 없어 논의되지 않았다.

이어서는 벽지 선정 작업과 조명기기 선정 작업이 본격 진행되었다. 우리집의 경우 벽지는 1층과 2층을 모두 통일하는 방향으로 아내와 의견의 일치를 보았고, 너무 밝은 것이 아닌 백색 계열로 선정하기로 하였다. P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아내와 의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벽지 샘플이 묶인 책을 모두 차에 실어 토요일 중에 가족들과 의논하고 일요일에 다시 현장에 와 결정하겠노라면서 벽지 샘플 책을 차량 트렁트에 싣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조명기기 선정작업이 논의되었다. 조명기기에 대한 견적은 국내에서 가장 유명새가 높은 알토조명으로부터 견적을 받기로 하였고, 그들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면서 알토조명이 만들어 준 ppt 내용을 프린트한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갑론을박과 선정 후 취소, 다른 대안의 선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 두 집 모두 대강의 내용이 정리되었다. 위치별 유형별 조명기기 선택은 다음 주 월요일에 솔토건축에서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보내주기로 하였다.

이어서 현관출입문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Filobe 창호가 제작공급한 현재의 현관출입문은 마치 데크로 나가는 문처럼 보여 중후함이 없다는 것이 두 집의 불만이었고, 필로브 창호에 문의한 결과 그들은 육중한 현관출입문은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보조철물을 붙여서 투명유리의 칸을 나누는 방법을 건의한다는 것이었고, 이에 대해 건축가가 보조철물을 간격이 좁게 붙이는 방법을 이상목 실장에게 지시하여 그 결과를 보기로 하였으며, 디지털 도어록을 붙이기에 문틀이 워낙 좁아 마땅한 생산품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하자 이 문제는 P 교수가 일본의 경우까지를 포함하여 조사한 뒤 제안하기로 하고 토요일의 현장 미팅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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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17 15:16

아침 출근 후 메일을 보니 솔토건축에 지난 월요일 요청한 조명기구 샘플 및 최종 공사비 증액 내용 등에 대한 답변이 이메일로 도착되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매우 겸손한 투로 작성된 메일과 여러 가지 첨부 파일이 함께 담긴 것이었다. 보낸 시간이 어제 늦은 밤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보낸 사람  솔토건축 soltos@unitel.co.kr
받는 사람  cspark@uos.ac.kr P교수님
받은 날짜  2010년 11월 16일 23시 03분
제       목  죽전주택 _솔토건축1116

교수님. 안녕하셨습니까?
이상목 실장입니다. 지난 주말에 현장을 비워 여러 가지 현장 상황을 설명 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질문하셨던 내용 답변 드리겠습니다.

첫째, 조명기구 선정에 관한 사항입니다.
알토에서 제안하는 조명기구 대안을 타입별로 2~3개 정도씩 준비하고, 견적을 한 이후, 빠른 시일 내에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공사비 증액 관련사항입니다. 이 사항은 네 번째 사항(한샘가구 계약)을 포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설치 시점을 12월초로 보고 있어 더 이상 발주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계약과 함께 계약금 1000만원(두 세대 합계)을 시공사에서 지급하였습니다. 사전에 말씀드리지 못한 점 이해주셨으면 합니다. 계약된 금액과 내용은 문서로 첨부하였으니, 참조해주십시오. (한샘계약서의 세부내역은 예상가로 되어 있습니다. 항목별로 86%를 적용하시면, 추가공사비 내역서에 작성된 실제 지불금액이 됩니다. 예전에 말씀 드린 것과 같이 본 주방가구는 85%, 기타가구는 90%의 가격으로 공급되었으며, 일괄 86%로 최종 조정하여 계약되었습니다.) 아울러 확정된 추가공사비 내역서도 첨부해 드립니다.

셋째, 공사 진행 일정에 관한 사항입니다.
금일 김봉섭 사장에게 잔여공사 일정표를 요청했습니다. 금주 중에 솔토와 1차 논의를 하고, 적어도 토요일에는 교수님들께 말씀드리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P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창호 주위의 목재 창호틀 설치 문제는 4개소가 교체되어 시공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조속한 입주와 성실한 시공을 함께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두 가지 말씀 더 드립니다.

1. 내일(11/16)은 가온가구에서 현장실측을 할 예정이고, 아랫집 사모님께서 말씀하신 무늬목 샘플을 테스트 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2. 한샘가구에서 부엌가구 설치 전에 최종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해 토요일에 현장에 오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점검하신다고 생각하시고, 들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이메일로 보내준 내용을 모두 정리해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의 최종공사비 증감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살구나무 아랫집(1393-7번지) / 10월 20일(계약서 날인 시점) 대비 금액 변동사항

A. 총계(B+C)= 80만원 증가
B. 부엌가구 증감 사항 내역 : 총 70만 원 증가
   1. 인조석: 인디언오션에서 라토나로 등급 조정 및 면적축소 : 약 35만원 증가.
   2. 노블화이트 면적 감소
(냉장고 부분) : 약 30만원 감소
   3. C채널 수량증가
(아일랜드 상판주변) : 20만원 증가
   4.
보조주방 가구 증가
       1/ 김치냉장고 위치에 가구장 설치
: 약 20만원증가
       2/ 인조석 상판증가
: 약 20만원
       3/ 빨래용 수전으로 변경
: 약 9만원 증가
C. 2층 가족실 화장대 증감 사항 내역 : 총 10만 원 증가
       화장대를 높낮이 없는 일정한 높이의 형태로 조정 후 서랍장 면적 증가 : 약 10만원 증가

메일의 내용을 확인하니 일단 건축주가 요청한 내용에 대해서는 모든 답변이 다 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첨부파일들을 보니 너무 많은 내용이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보면서 꼼꼼하게 살펴야 할 일이 다시 건축주들에게 주어진 것으로 파악하였다. 가장 중요한 내용 가운데 하나는 공사비 증액분이 한 달 전인 10월 20일에 비해 약 80만 원이 증가되었다는 것이며, 그 결과 순수한 공사비 증액분은 모두 1,270만 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장소장이 언급한 제세 공과금을 더한 금액이 11월 20일 전에 에스화이브 김봉섭 사장에게 보내주어야 할 비용이 되는 것이다. 전체 메일의 윤곽을 파악한 뒤 이상목 실장에게 감사의 메일을 보내고 한샘의 주방부분 최종 정리 도면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공사 일정과 부엌설비 최종 점검 문제, 수납가구의 무늬목 테스트 결과, 조명기구 및 조경 식재 등에 관해서는 이번 주말에 현장에서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니 이번 주말에는 이른 시간에 현장에 가서 최종적인 검토를 해야 할 일이었다. 메일과 함께 보내 온 문서를 대상 훑어본 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공사비 증액분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그리 크지 않은 범위에서 조정이 되었노라 전하고 제세공과금이 얼마나 되는지에 알아보려고 현장에 전화를 넣어 김봉섭 사장과 의논을 하였더니 500만 원 내외가 될 것이고, 영수증이 발급될 것이니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아울러 내일이면 마당의 한식 담장 설치가 마무리될 것이니 배롱나무 식재 일정을 조정해서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다른 지인들로부터 여러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마음의 불편이 생긴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고 나무를 보내주겠다는 분들과 의논을 하여 식재 일정을 알려줄 것이라 답하고 전화를 마친 뒤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넣어 1,270만 원(공사비 총 증액분)+500만 원(제세공과금)=1,770만 원을 금요일까지 김봉섭 사장에게 보내줄 것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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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
살구나무집_일기2011.05.12 23:00

주말을 맞아 다시 찾은 현장은 창호 프레임이 완전히 끼워지고 유리도 현장에 반입되어 창틀에 끼운 상태이며, 대부분의 창호 공틀도 적당히 마무리되고 있는 형편이었다. 며칠 동안 계속된 안개 탓에 현장은 아직도 뿌연 공기였으며,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는 분들의 숫자가 거의 10명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내부 공사 마무리 작업과 함께 마당 정리와 외곽 정리 등이 숨가쁘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마당의 풍경은 아직도 여전히 지난 주와 같은 상태로 판단되지만 각종 전기공사와 정보통신선의 인입 등이 거의 마무리되는 모습으로 버였고, 윗집 마당 한 켠에는 데크공사를 위한 목재 등이 반입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 머지 않아 마당공사도 곧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판단되었다.


특별히 현장소장과 의논해야 할 쟁점은 없는 상황이어서 아내와 나는 P 교수와 더불어 현장의 곳곳을 구경하는 정도로 주말의 현장방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솔토건축의 이상목 팀장이 나와 이리저리 챙기느라 바쁜 걸음이었고, 현장 반장과 더불어 여러 가지 현안응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그 가운데 눈에 띈 모습은 아랫집 서측의 대지경계 부분에 설치되는 옹벽 공사 준비과정이었다. 꼭 어렵게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대지 서측의 옹벽 역시 조남호 선생이 송판 무늬 노출콘크리트로 시공할 것을 지시한 모양이었다. 가뜩이나 좁은 작업공간에서 경사진 부분을 송판 무늬목을 대느라 애쓰는 현장 작업자들을 보며 약간의 죄스러운 기분도 들었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디테일까지 신경을 쓰는 건축가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다. 내부와 외부 모두를 송판 무늬 노출콘크리트로 할 모양인 것으로 보이는데, 외부나 내부의 상당부분은 흙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마음을 두지 않아도 괜찮을 듯 보이는 곳인데도 너무 세밀하게 우리를 배려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또 하나 특이한 변화는 서재 창문의 외벽에 건축가가 말한 것처럼 비가림을 위한 차양이 알루미늄으로 설치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사뭇 궁금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모습을 갖춰 가는 형국이었다.


윗집은 대부분 실내 석고보드 1차 마감이 완결된 상태였으며, 주말을 이용하여 두 겹으로 설계된 것처럼 마무리 석고보드를 붙일 작정이라는 것이 현장소장의 설명이었다. 아직 아랫집은 석고보드 붙이기 공정이 본격 시작되지 않아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가 궁금하지만 윗집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특별한 문제없이 일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2층 큰아이 방 앞의 데크작업을 위한 준비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데크 하단부를 높은 목재로 지지하도록 하고, 데크 서측으로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난간설치 작업이 진행중이었고, 지하실은 내부 도장이 일부 마무리되었으며 일시적인 가설물인지 아니면 영구적으로 설치할 것인지 모를 철제 선반틀이 1차 도장을 마친 상태에서 놓여 있었다.


아내는 공정이 자꾸 뒤로 밀리는 것이 불안해서인지 김봉섭 소장에게 좀 더 작업 공정을 당겨 일처리를 해 줄 것을 주문하였으며, 나 역시 허투루 할 것은 아니지만 공사계약 기간을 한 달 반 이상이나 지체할 것으로 보이는 현장에서의 작업에 좀 더 주목할 것을 청하였다. 우스개소리로 이렇게 공정이 지연되는 까닭이 순수하게 현장의 문제나 지난 여름의 폭우 때문이 아니라 건축가 조남호의 까탈스러움에 있는 것은 아니냐고 다그치자 김봉섭 소장은 웃는 낯으로 그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이 답할 입장이 아니라면서 너스레를 떨기도 하였다.

아무튼 건축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공사를 잘 해달라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수도와 지하실의 도색을 한 번 살피는 것으로 주말의 현장 나들이를 마치고 작은 아이가 원하는대로 온 식구가 차를 몰아 서판교 끄트머리의 일키로 칼국수집에서 조개요리와 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대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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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아저씨 살구아저씨